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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story] 팍팍해서 더는 못살겠다#원유發 물가대란:식제품 도미노 인상에 소비자 시름→낙농가-유업체 합의 필요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40대 주부 A씨는 최근 한숨이 많아졌다. 밥상물가가 치솟았다는 뉴스가 잇따라 나오면서 생활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 특히 유치원생 딸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아이에게 좋은 것만 먹이고 싶지만, 농산물은 물론 유제품과 라면, 과자 등 가격 인상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주머니 사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런 사정은 비단 A씨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마트나 시장에 장을 보러 가 친한 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모두들 오르지 않은 게 없다고 입을 모으며 푸념을 하기 바쁠 정도. 각종 원가 상승 부담을 내세워 주요 식품들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에 “가뜩이나 주머니도 가벼운데, 먹고살기 팍팍하고 서럽기까지 하다”며 A씨는 울분을 토했다.

올 8월부터 원유가격이 4원 오르면서 인상 여파가 하반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업계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식·음료 업계 전반적으로 우유가 들어간 과자와 빵, 커피, 가공유 등 제품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소비자 부담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원유가격 인상 쓰나미..물가 고공행진에 소비자는 한숨만

올해 여름 원유가격이 인상되면서 삼양식품이 생산하는 우유제품 가격도 이달부터 인상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자사가 자체 브랜드로 생산하는 ‘삼양우유’ 가격을 이달부터 평균 3.9%(소비자가 기준) 인상했다.

인상폭은 용량에 따라 3.5∼5% 수준이다. 200㎖ 제품이 750원에서 780원으로, 930㎖ 제품은 2550원에서 2650원으로 인상됐다.

다만 자체 브랜드 제품 중 ‘삼양유기농우유’는 가격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밖에 B2B제품 가격도 이달 들어 3.6% 가량 인상했다. 삼양식품은 파리바게뜨에 가공유 제품을 공급하는 등 파리바게뜨와 롯데푸드 파스퇴르 등에 B2B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2013년 이후 우유 공급 과잉으로 지속적으로 가격을 낮춰 공급했으나 최근 원유가격 인상 및 주 52시간 시행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올해 7월 열린 이사회를 통해 원유 수매가격을 ℓ당 926원으로 기존보다 4원 인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번 원유가격 인상은 2013년 이후 5년 만에 이뤄졌다. 이에 따라 낙농가들로부터 원유를 공급받는 유가공업체도 우유제품 가격 인상 검토에 들어간 것.

국내 유업체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8월 생산비용의 증가에 따라 우유 제품의 가격을 90원 인상했다. 인상률은 흰 우유 1리터 기준 3.6%다.

그간 서울우유 측은 원가부담에도 불구하고 품질향상에 노력을 쏟았지만 생산비용 증가가 누적돼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서울우유의 가격인상은 2013년 이후 5년 만에 시행됐다.

특히 2016년 유업체들은 원유가격이 전년보다 18원 내려갔을 당시 가격을 인하하지 않았다. 원유가격의 인하폭이 낮은데다 여타 부대비용을 근거로 가격을 따라 내리지 않은 것.

이후 여론의 반발이 이어지자 다른 유업체와 달리 서울우유는 흰 우유 대표 제품가격을 40원에서 최대 100원 인하하는 등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 관계자는 “생산비용의 증가로 이번 가격인상은 불가피하게 결정됐다”며 “앞으로도 서울우유는 고품질의 원유를 통한 건강하고 신선한 우유 생산에 힘쓰며 소비자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서울우유가 5년 만에 우유 가격을 3.6% 인상하면서 남양유업도 인상 대열에 합세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6일부터 우유제품의 가격을 순차적으로 평균 4.5% 인상한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이 가격 인상에 나선 것도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원유가격 인상 외에 그동안 누적된 생산 및 물류비용 증가, 주52시간 근무제도 도입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대표 제품인 ‘맛있는 우유 GT’는 200㎖는 33원, 500㎖는 50원이 오른다. 이 가운데 1ℓ짜리는 900㎖로 용량이 줄어 사실상 10% 인상 효과가 나게 됐다.

남양유업은 이번 인상에 따른 가계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통채널별로 할인행사와 덤 증정 프로모션을 연말까지 지속할 계획이다.

낙농협회와 유가공협회는 지난 7월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 회의를 열고 8월부터 수매가격을 L당 지난해보다 4원 인상한 926원으로 합의했다. 사진은 7월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우윳값 인상 도미노 현실화?..프렌차이즈도 ‘직격탄’

올해 들어 우윳값이 인상이 잇따르는 가운데 제조사들로부터 우유를 납품받는 국내 제빵 1위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도 우유 가격을 10% 가량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식품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지난 4일부터 흰 우유를 포함한 우유 제품 8종의 가격을 일제히 10% 이상 인상했다.

이에 따라 일반우유 200㎖ 가격은 기존 950원에서 1050원으로 100원(10.5%) 올렸고, 450㎖는 1800원에서 2000원으로 200원(11.1%) 올랐다. 930㎖는 2900원에서 300원(10.3%) 오른 3200원이 됐다.

가공유 3종(딸기·바나나·초코, 각 200㎖)은 950원에서 1050원으로 100원(10.5%)씩 올렸다.

저지방우유 200㎖ 역시 950원에서 1050원으로 100원(10.5%) 상향 적용했다. 900㎖ 제품은 3000에서 3300원으로 가격이 300원(10%) 인상됐다.

파리바게뜨는 서울우유와 삼양식품 등으로부터 우유를 PB제품으로 공급받아 판매한다. 파리바게뜨 우유 가격 인상은 파리바게뜨에 원유를 납품하는 서울우유가 우윳값 인상에 따른 여파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우유 제조사로부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다”며 “최근 제조사가 원유가 상승 등을 이유로 공급가를 인상해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에 원유를 납품하는 서울우유가 우윳값 인상을 통보함에 따라 자연스레 가격이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우유를 주 원료로 쓰고 있는 도넛 가격도 올랐다. 크리스피크림도넛은 2015년 이후 3년 만에 오리지널 도넛 12개 가격이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원유가격 인상에 따라 롯데리아 역시 8월16일부터 소프트콘 아이스크림 가격을 500원에서 700원으로 40% 올렸다.

아이스크림 제품인 토네이도 초코와 녹차는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 딸기는 2200원에서 2300원으로 4.5% 인상했다.

일각에선 흰 우유를 비롯해 우유가 원료로 들어가는 빵이나 커피 등 가격이 오르는 ‘우윳값 인상 도미노’가 현실화될 조짐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 국내 유업계 경쟁력 저하 요인, 원유가격연동제 개선 목소리

한편, 업계는 파리바게뜨를 시작으로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등 다른 프랜차이즈들도 우윳값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기업은 현재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앞서 2013년 원유가격 인상 당시 우유 관련 제품의 가격을 줄줄이 인상한 바 있어 업계는 ‘시기의 문제’로 보고 있다.

이에 유업계는 원유가격연동제를 개선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저출산 현상으로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국, 유럽연합(EU), 호주 등 낙농 선진국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값싸고 품질 좋은 유가공품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 

그러나 생산비에 연동된 원유가격은 계속 올라 업체들은 우유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어 사실상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가 남아도는데 가격이 인상되는 것은 시장 수급과 무관하게 생산비와 연동되기 때문”이라며 “원유가격연동제가 국내 유업계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농가에 지급되는 원유기본가격은 리터당 926원, 4원을 인상하기까지 생산자와 수요자는 극명한 입장차를 두고 줄다리기를 계속한 가운데 극적으로 합의점에 도달했다. 이번 원유가격 협상이 진행되면서 가장 뚜렷한 입장차를 보인 것은 연동제 개선이다.

유업체는 현재 원유가격이 생산비를 비롯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과 연동해 결정돼 원유 수급상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급·소비 등 시장상황을 고려해 연동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반면 생산자 측은 연동제는 유지돼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원유가격연동제를 비롯해 전반적인 낙농제도는 가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만큼 집유권과 연동제 개선협상을 동시에 들여다 봐야하며 따라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

생산자와 유업체가 수년째 원유가격연동제로 인해 마찰을 이어오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시장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승남 기자  114@00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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