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3M 수석부회장 내정..박진수 부회장, 42년간 기업활동 마무리
구 회장 취임 후 첫 번째 부회장급 교체 인사..체제 안정 세대교체 본격화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국내 ‘화학발전의 산증인’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이 내정됐다.

LG그룹의 뿌리인 LG화학을 시작으로 구광모 LG 회장의 ‘세대교체’ 인사가 시동을 건 모습이다.

이번 인사는 올해 6월 구 회장 취임 후 이뤄진 첫 번째 부회장급 교체 인사로, 구 회장의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47년 LG화학 창립 이후 첫 외부 최고경영자(CEO) 수혈인 까닭이다.

특히 이번 인사로 미뤄 연말 진행될 그룹 정기인사 역시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진수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신학철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

LG화학은 9일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신 수석부회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신 부회장에 대해 “세계적인 혁신 기업인 3M에서 수석부회장까지 오르며 글로벌 사업 운영 역량과 경험은 물론 소재·부품 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조직문화와 체질의 변화,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영입 배경을 덧붙였다.

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수석부회장까지 올랐다.

현재 LG화학의 사업영역은 전통적인 석유화학에서 신소재, 배터리,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등 첨단 소재·부품과 바이오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또한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의 글로벌화와 전지 사업의 해외생산과 마케팅이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어 고도화된 글로벌 사업 운영 체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신 부회장이)글로벌 기업에서 쌓은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LG화학이 세계적인 혁신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내년 1월1일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을 이끌었던 박 부회장은 42년간의 기업활동을 마무리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박 부회장은 앞으로 후진 양성 및 경영 선배로서의 조언자 역할에 힘쓸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1977년 당시 럭키로 입사해 올해까지 근무하며 LG화학은 물론 대한민국 화학·소재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경영인이다. 

2012년 말부터는 LG화학 CEO로 재직하며 매출액 28조원 규모로 성장시키며, 글로벌 ‘톱10’ 화학기업으로의 발전을 주도했다.

아울러 사업구조 고도화와 에너지, 물, 바이오 및 소재 분야 등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로 LG화학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는 평가도 받는다.

박 부회장은 “40년 이상을 근무하며 LG화학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일조하고 명예롭게 은퇴한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며 “후배들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을 계속 이어가 우리 모두가 함께 성장시켜온 LG화학을 앞으로도 영속하는 기업으로 발전시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구광모 LG 회장

한편, 그동안 LG그룹은 권영수 ㈜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6인의 전문경영인을 주축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들 6인 부회장 모두 60대 고령이라는 점에서 올해 구 회장 체제에서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구 회장 체제의 빠른 안정을 위해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날 교체된 박진수 부회장은 계열사 부회장 6인 중 최고령인 만 66세다. 때문에 가장 먼저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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