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박신숙 칼럼니스트] 한 달여 전 적폐청산을 외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끌었던 촛불 집회 2주년 기념행사가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승자독식, 재벌 중심의 사회는 그대로이다. 민생을 돌보고, 고용을 창출하고, 소상공인 우대정책을 편다면서 수십조 원 예산을 투입했지만 바닥을 치는 경제 앞에 국민의 원성은 높아만 가고 있다.

급기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대가 붕괴 되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40% 이하로 동반하락하면서 ‘조기 레임덕’ 프레이밍까지 속출하는 형편이다.

더한 자충수는 촛불 정권의 최대 수혜자인 여당이 앞장서서 정권 창출의 주전선수였던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과도한 흠집 내기로 20년 연속 집권 플랜에 적신호마저 감지된다.

이는 여당 스스로 적폐 주역을 자처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하며 촛불 연합세력을 와해시키려는  과잉 충성 경쟁으로 비친다.

가관인 것은 이재명 도지사에 대한 출당 내지는 제명을 운운하는 작태이다. 2004년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공신이었던 김대중 주류세력을 개혁 대상으로 몰아 친노조직을 제외한 모든 우군세력을 적으로 각을 세웠던 과욕의 잔상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 결과 2004년 총선을 제외한 모든 선거에서 44전 전패라는 초유의 선거 기록을 남겼으며, 이는 보수세력의 연대와 재건의 숙주 역할은 물론 그들에게 정권을 넘겨주는 일등공신이 됐다.

다시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고 ‘이명박근혜’의 패악 정치에 항거한 촛불 연합세력들이 뭉쳐 문재인 정권을 창출해냈다. 세계가 놀란 엄청난 일을 해냈다. 그럼에도 함께 촛불을 들며 목청껏 적폐청산을 외쳤던 이재명 도지사, 박원순 시장을 오히려 적폐의 대상으로 낙인찍는 행태는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의 데자뷰인 듯하다.

지난 24일 이재명 도지사는 13시간의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다른 정치인들과 비교되는 경찰의 과잉 표적 수사와 인터넷 댓글 참여로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마저 봉쇄당하는 억압적 마녀사냥을 넘어 최초의 인터넷 댓글에 대한 선거법 위반 기소 상황까지 임박한 작금의 현실이 진정 이 시대의 진정한 민주주의의 자화상인지 되묻고 싶다.

이재명의 위기, 이재명 죽이기의 배경에 그가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른바 문 대통령과 경쟁했고 공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재명이 건드린 역린은 문 대통령이 아니라 건설 원가 공개, 기본소득제와 국토보유세 도입, 공공어린이집 회계관리시스템 개선, 청년 배당, 공공의료원 수술실 CCTV 설치 등으로 이 사회 기득권 세력의 적폐와 불의에 대한 경고요 혁신이었다.

지금 이재명 지사의 뒤쪽은 기득권 세력이 산처럼 버티고 있고, 앞쪽은 내부의 적이 세찬 강물처럼 밀려들고 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그러나 보라,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형인 바로 여기가 이재명 지사의 명당일지도 모른다. 시련을 두려워하지 않는 투지가 이 나라의 희망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검찰과 경찰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에 대한 숱한 조사와 발표, 언론 보도는 의혹만 키웠을 뿐 팩트는 없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온갖 음해와 무차별적 정치적 박해를 받은 이재명 본인의 억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1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민주당의 소중한 자산으로 당 차원에서 더 큰 정치인으로 다듬고 키워나가야 한다는 방증이다. 21대 총선이 1년 반도 채 남지 않았다.

지리멸렬해 보이는 보수는 또다시 ‘헤쳐모여’ 식으로 승리를 꾀할 게 뻔하다. 진보는 분열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지난 열린우리당 시절의 44전 전패의 기록이 반복될 수 있음을 직시할 때이다.

박신숙 교수

인천대학교 교육대학원 외래교수

아줌마포럼 공동대표,  ㈜인천경영연구원 대표이사

민주당 인천시당 여성위원장

(사)아침을여는사람들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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