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농성장 방문해 ‘중단’ 요청..두 야당 대표 “선거법 개정 마무리돼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아 의견을 나누며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선거제 개편을 주장하며 단식 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만났지만 입장차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 대표는 단식을 풀고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으나 두 야당 대표는 선거법 개정이 마무리되기 전에는 단식을 계속할 것을 분명히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직후 지도부와 함께 손·이 대표가 단식 농성 중인 국회 로텐더홀을 방문했다.

두 야당 대표는 순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며 지난 6일부터 5일째 단식 중이다.

이 대표는 먼저 손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대화해서 선거법 개정을 하면 될 것 아닙니까. 왜 단식을 해요. 왜”라고 화를 내자 손 대표는 “왜 단식을 하냐고. 김대중·김영삼 대통령은 왜 단식을 했나. 뭐가 돼야지 (단식을) 풀지”라고 응수했다.

손 대표가 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 함께 예산안을 처리한 것을 두고 ‘야합’이라는 단어를 쓰자 이 대표는 “(예산처리는)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인데 통과시켜야지 그걸 야합이라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화를 냈다.

이에 손 대표는 “그게 야합이지. 민주당이 촛불혁명으로 집권했는데”라고 불편함을 내비쳤다.

이 대표가 “(손 대표가) 단식을 풀 때부터 협상을 시작하겠다. 단식을 풀어야 협상을 시작하지”라고 말하자 손 대표는 “협상이 끝날 때까지 제가 몸을 바치겠다. 협상이 끝나는 것을 보고 단식을 풀던지 아니면 그때까지 협상이 안 되면 나는 가는 거지”라며 중단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데. 막걸리 마시던 그때로 돌아가자”고 했고 손 대표는 “내가 건강하니까 (단식이) 꽤 갈거다. 빨리 건강해서 막걸리 마실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농성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위로차 방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대표는 손 대표를 만나고 곧장 이정미 대표를 찾았다. 이해찬 대표는 이정미 대표와의 만남에서는 손을 꼭 잡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이들의 대화 역시 손 대표 때와 마찬가지로 입장차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해찬 대표가 “단식을 풀어달라. 지금까지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제가 단 한 번도 가식적으로 (선거제 개편)을 이야기 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이정미 대표는 “저한테 말할 것이 아니라 민주당 안에서도 의지 갖게끔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야기하고 관철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정미 대표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12월까지 합의안을 만들면 단식을 풀겠다”고 제안했으나 이해찬 대표는 “(남은 20일 안에) 어떻게 하라고 말이 안 된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에 이정미 대표는 “합의안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합의안이 만들어지면 합의할 수 있도록 각오를 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 3년 반 남았는데 (정치)개혁 성공 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식 농성 중인 두 대표를 만난 이해찬 대표는 이어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도 만나 두 대표에 대한 단식 중단을 설득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야3당이 예산안과 선거제도 개혁을 연계한 것에 대해 “예산은 예산대로 하고 선거제도는 정개특위에서 별개로 해야지, 두 개를 결부시켜 예산안을 통과 안 시키면 어떻게 됐겠느냐”고 했다.

이에 정 대표는 “예산안을 처리했으니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위해) 임시국회를 바로 소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야3당이 앞장설 게 아니라 이해찬 대표가 앞장서야 한다. 그게 이 대표가 살아온 것에도 맞고, 이 정부 성공에도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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