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윤 추구 방향으로 취지 호도해..미터기 없이 요금책정 어찌하나”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차량 공유)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가 남긴 유서.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출퇴근 승차 공유) 서비스 도입을 반대해 분신한 택시기사의 유서가 공개됐다.

11일 택시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반대를 주장하며 국회 앞에서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최모씨가 손석희 JTBC 대표이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유서를 남겼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노조 4개 단체는 이날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서 최씨가 손 대표에게 남긴 노트 2장 분량의 유서 전문을 공개했다.

최씨는 자필로 쓴 유서에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출근 시간 차량 정체를 줄이기 위해 이웃끼리 같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하지만 카카오는 불법적인 카풀을 시행해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취지를 호도하고 있다”며 카풀 서비스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그는 “카풀 요금 책정에 대해 택시가 승객을 수송해 요금을 받으려면 이를 신고하고 미터기를 달아야 하는데, 카풀은 무슨 근거로 요금을 책정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카카오가 요금을 올릴 경우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최씨는 논란이 됐던 카풀 24시간 운영에 대해 출퇴근 시간에 승차난을 해소한다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서울 시내 법인 택시 255개 회사 가동률을 보면 6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택시 수입으로는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밖에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택시도 승차거부, 불친절에 대해 반성할 부분이 있다”면서도 “12시간 근무해도 5시간만 근무로 인정되는 환경, 장시간 근무에 제대로 보수를 못 받아도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다”라고 밝혔다.

특히 최씨는 유서 마지막에 “전국 모든 택시 노동자들이여, 불같이 일어나서 이번 기회에 택시근로자들도 제대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라며 이 한 몸 내던져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택시노조에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 바란다.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내 시신을 카카오 본사 앞에 안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택시노조는 최씨가 손 대표 앞으로 남긴 유서를 먼저 공개한 뒤 이 원내대표에게 전달된 유서는 11일 내부 회의를 통해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최씨는 이날 오후 2시께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서 자신이 운행하는 택시 안에서 분신 시도해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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