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임차료 등 원인으로 가격인상..소비자단체협의회 “안정화 정책 필요”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올해 지속적인 인건비, 임차료 상승 등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 서민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인 롯데리아와 엔젤리너스가 햄버거와 커피값을 오는 13일부터 인상한다.

무조건 낮은 가격만 고집하는 것은 서비스의 품질을 해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지만 외식물가가 더 오를 경우 외식 횟수를 줄이겠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리아·엔젤리너스 등 가격 인상으로 외식물가 비상

롯데리아는 13일부터 버거류 제품 11종을 대상으로 평균 2.2% 가격을 인상한다고 12일 밝혔다.

제품에 따라 적게는 100원에서 많게는 400원이 인상된다.

가장 크게 오르는 제품은 ‘빅불버거’로 5200원에서 5600원으로 400원, 7.7% 인상된다. ‘데리버거’는 2000원에서 2300원으로 300원, ‘클래식치즈버거’는 4000원에서 4200원으로 200원 오른다.

또 롯데리아의 대표 장수 제품인 ‘불고기버거’는 3500원에서 3800원으로 300원 올랐다.

롯데리아는 이번 가격 인상은 각종 원자재 가격과 지속적인 인건비·임차료 상승 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스테디셀러 제품인 새우버거는 가격 인상 품목에서 제외됐다. 디저트류와 음료류 역시 가격을 동결했다.

롯데리아는 지난 8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소프트콘 아이스크림 가격을 500원에서 700원으로 40% 올린 바 있다.

롯데리아는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경제적 요인들로 인해 불가피하게 결정됐다”며 “향후 보다 개선된 품질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엔제리너스도 13일부터 일부 커피류 품목 가격을 평균 2.7% 인상한다. 이는 2015년 5월 일부 음료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이후 3년7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노는 기존 4100원(스몰 사이즈 기준)에서 4300원으로, 카페라떼는 4600원에서 4800원으로 각각 200원 오른다.

이 밖에 카푸치노, 카라멜마끼아또, 아메리치노 등 총 17종의 품목이 각각 200원씩 오른다.

엔젤리너스 측은 “커피 원두와 우유 등 원부자재와 인건비의 지속적인 상승 때문에 가격을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디야커피도 이달 1일부터 4년2개월 만에 14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다양한 떡볶이 재료와 소스, 튀김, 라면 등을 뷔페 형식으로 즐기는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는 내년 1월1일부터 가격을 올린다.

현재 성인 7900원, 학생(초중고) 6900원, 소인 (7세이하) 3900원이던 가격이 각각 1000원씩 오를 예정이다.

두끼가 가격을 인상한 것은 론칭 3년 만에 처음이다. 매장 판매 가격은 물론 가맹점에 제공하는 부자재의 가격 역시 올리지 않아 ‘착한 기업’으로 공공연히 알려져 있는 외식 브랜드다.

치킨프랜차이즈 BBQ는 지난달 후라이드 대표 제품 ‘황금올리브’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 인상하는 등 3개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2009년 이후 9년 만의 가격 상승으로, 기본 프라이드치킨값이 1만8000원이지만 2000원의 배달비를 포함하면 2만원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외식업계는 올 연초부터 연말까지 줄지어 가격을 인상하면서 외식물가가 그야말로 비상이다.

올해 1~2월에는 맥도날드, 모스버거, 커피빈 등이 제품 값을 올렸고 4월에는 뚜레쥬르가 빵값을, 8월에는 롯데리아와 서울우유가, 11월에는 크리스피도넛이 가격을 인상했다.

최저임금 상승과 부진한 작황 실적, 임대료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내년 초까지 이 같은 물가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강남구 외식물가, 동작구보다 50% 비싸..모든 품목 가격 상승

한편, 올해 임대료를 비롯해 최저임금, 원재료비 상승으로 대부분의 외식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협)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4~9월 전국 80개 지역을 대상으로 9개(김밥, 냉면, 자장면, 칼국수, 김치찌개, 삼겹살, 비빔밥, 부대찌개, 설렁탕) 외식품목 및 4개(커피, 햄버거, 피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외식품목에 대한 가격 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품목에서 가격인상이 발생했다.

9가지 조사 품목 중에서 칼국수(2.1%), 부대찌개(1.7%), 삼겹살(1.7%)의 가격 인상이 가장 큰 폭으로 조사됐다.

폐업 품목으로는 부대찌개(17.0%), 칼국수(15.9%), 비빔밥(14.8%), 삼겹살(12.5%)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대구에서 가격인상이 4.3%, 광주지역이 2.0%로 두드러졌다. 동시에 폐업률이 높은 지역 역시 대구(6.0%), 광주(3.3%) 순으로 나타나 가격 인상 지역과 폐업 빈발 지역이 유사하다는 점을 나타냈다.

서울 25개 구 중 외식가격이 가장 높게 조사된 강남구(31만2867원)의 가격은 가장 낮게 조사된 동작구(20만9589원)에 비해 약 49% 더 비쌌다. 외식가격 인상률은 성동구(5.05%)와 성북구(2.67%)가 두드러졌다.

서울에서도 외식가격과 인상률은 큰 격차를 보였다. 서울 25개 구 중 외식가격이 가장 높게 조사된 곳은 강남구가 31만2867원, 서초구 29만0215원, 마포구가 27만6030원의 순으로 집계됐다.

강남구는 가장 낮게 조사된 동작구(20만9589원)에 비해 약 49% 더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별 기본 메뉴와 신메뉴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모든 브랜드에서 신메뉴의 가격이 가장 비쌌다.

이 가운데 커피(2200원), 햄버거(5900원), 피자(1만5000원), 치킨(4000원) 등은 기존 메뉴와 신메뉴 간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

이에 소협 측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기본 메뉴의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대신 신메뉴 출시를 통해 소비자 구매를 유도해 매출을 증대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했다.

소협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급격하게 상승한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 폭염으로 인한 원재료비 상승 등 수익성을 위협하는 고정비 영향에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며 “다각적인 외식물가 안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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