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미투(#Me Too)’가 올해 최대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은 가운데, 국내 재계 서열 1위 삼성전자가 ‘성추행 회식’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회식 자리에서 부장급 남성이 성추행을 저질러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14일 TV조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직원 20여명이 참석한 저녁 회식 자리에서 이 회사 부장 A씨가 입에 담기 힘든 성적 발언과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

A씨는 이날 회식 자리에서 최근 중국에서 남녀가 옷 속으로 신체접촉을 한 채 술을 마시는 신종 ‘러브샷’이 인기라며, 휴대전화로 해당 영상을 회식자리에 있던 직원들에게 보여줬다.

또한 A씨는 허리띠를 풀어 목에 건 뒤,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가 가장 크다는 말도 내뱉었다.

A씨의 이 같은 행각은 3차까지 이어진 술자리 내내 계속됐다.

A씨는 성희롱성 발언과 상대방 동의 없는 신체접촉 등을 이어갔고, 심지어 여직원까지 포함해 서로 입에서 입으로 음식을 옮기는 게임을 강요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식에 참여했던 여직원들은 여직원협의회를 통해 A씨의 행동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회사 측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이에 여직원들은 인사부서에 직접 A씨에 대한 성추행을 제보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무관용’ ‘일벌백계’ 원칙을 강조하며 당시 자리에 있던 20여명 전원을 상대로 가담, 방조 여부에 대한 진상 파악에 나섰다.

A씨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현재 출근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5년 성희롱 ‘제로 톨러런스’(무관용원칙) 선언을 했으며, ‘회식 지킴이’ 문화도 만들어 시행 중이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간 1~2회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자체 피해신고센터와 심리상담소를 운영해 사내 성희롱·성추행 사건을 접수할 수 있는 창구도 열어놨다.

하지만 이 같은 회사의 노력에도 임직원 개개인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으면서 국내 굴지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은 삼성전자의 위상이 추락하는 것은 물론 ‘성추행 기업’이라는 큰 오명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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