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진심어린 사과 및 대표직 사퇴 촉구 “깨끗하게 책임져라”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해찬 대표가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1일 “부적절한 표현을 해서 장애인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과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사과하고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게 아닌데 결과적으로 장애인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정치권을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그런 사람들까지 우리가 포용하기는 좀 쉽지 않지 않겠느냐”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 같은 발언에 ‘정신장애인 비하’에 대한 논란과 비판이 곧바로 일었고 이 대표는 당일 사과문을 통해 “장애인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깊은 유감을 표현하며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 야권은 30일 장애인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겨냥하며 “너나 없이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고, 그 말과 행동이 비롯되는 생각을 조심해야 한다”며 “대중을 향해 말과 행동을 하는 정치지도자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에 대한 정치지도자의 부적절한 말과 이에 대한 공격적인 말로 세상이 시끄럽다”며 “어렵고 힘든 세상,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부적절한 말 한마디에 그 아픔이 더해지고, 분노 또한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큰 정치인이 되면 될수록, 권력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행동으로 그 생각을 표현해야 할 때가 많아질수록 그렇게 된다”며 “언젠가는 스스로 드러내게 된다. 머릿속에 있는 것은 반드시 말과 행동이 돼 밖으로 나가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심을 하다가도 무의식 중에 (말이) 나가게 되는 것”이라며 “그렇게 나온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그 사람의 정치적 운명까지 바꿔 놓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사람이 먼저라던 정부 집권여당 대표가 사람에 대한 볼품없는 인식수준을 보여줬다”며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이 대표 내면에 깔려있는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 바로 사람에 대한 인식수준을 밑바닥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윤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장애인을 폄하할 의도는 없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있었다”며 “이 대표에게 과연 정상의 기준이 무엇이고 어디까지 인지 묻고 싶다”고 힐난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번 일로 큰 상처를 입게 된 우리 사회의 모든 장애인과 그 가족, 그리고 국민들께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이 대표의 집권 여당 대표로서의 자질은 이미 실종됐다. 여당 대표의 뒤틀린 마음, 삐뚤어진 인성 하나가 국민들에게는 그 어떤 악행보다 더 악독한 해악이 된다”며 “이 대표는 깨끗하게 책임지는 모습으로 당 대표직에서 즉시 내려오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반복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닌 만큼 이 대표의 삐뚤어진 인식과 성품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면서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만약 어물쩍 넘어가 또다시 비하와 차별적 발언을 내뱉는다면 경고가 아닌 퇴장 카드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의 발언이나 태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표는 지난달 19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혜경궁 김씨’ 논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그만들 해. 이제”라고 했다가 그래도 질문이 이어지자 “그만 하라니까”라며 취재진 마이크를 손으로 밀친 바 있다.

이달 초 ‘한국 남성이 결혼 상대로 베트남 여성을 선호한다’는 요지의 발언도 문제가 됐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찡 딩 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 대표의 해당 발언은 한국과 베트남의 국제결혼을 베트남 경제부총리가 먼저 언급한 데 따른 반응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야당은 일제히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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