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기해년 새해부터 ‘지뢰사업’ 후폭풍에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서희건설이 지뢰제거 사업 진출로 주가가 급등한 과정에서 이 회장이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최근 금융감독원이 이 회장의 ‘수상한 주식’을 정조준하고 나선 까닭.

주식시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테마주로 꼽혀온 서희건설은 지뢰제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남북 경제협력주로 이름을 날렸지만, 그러나 사업 진출로 주가를 부양시키고 이 회장이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서희건설은 한국지뢰제거연구소 측으로부터 업무협약 해지를 통보받았음에도 해당 내용을 이 회장이 주식을 모두 매각한 뒤 대외적으로 알려 ‘주가 띄우기’ 의혹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모습.

더욱이 서희건설이 지뢰사업 MOU 파기와 별개로 지뢰제거 사업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지뢰연구소와 결별한 만큼 지뢰제거에 대한 원천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사업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부호도 달린다.

연초부터 또다시 불거진 잡음과 주식 매매와 관련해 금감원이 사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회장의 2019년은 험로가 예고된 분위기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사진=뉴시스>

◆이봉관 회장, 지뢰제거 사업은 자사 홍보용?..‘주가 띄우기’ 꼬리표 여전

4일 MTN 보도에 따르면, 금감원은 시세조작 등 의심 정황이 있다고 보고 이 회장의 주식 매매와 관련해 사전 조사에 착수했다.

공시 내용과 회사의 대응, 주식 매도 부분이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

앞서 서희건설은 지난해 6월 비무장지대(DMZ) 등 남북 접경지역에서 지뢰제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뢰제거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희건설은 국내외 지뢰제거 및 남북교류(개발)사업을 주관하고 친환경 지뢰제거기술을 연구하는 목적의 사업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당시 남북 관계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알려진 이 같은 소식에 서희건설은 남북경협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당초 주당 1000원 초반 대에 형성된 주가는 신사업 진출 발표 이후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나가면서 장중 20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6월 말 지뢰제거연구소가 서희건설 측에 업무협약 해지 공문을 보내면서 협약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는 지뢰제거 사업이 공익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서희건설은 지뢰제거 사업에 지원은 하지 않고 홍보 활동에만 열중했다는 이유 때문.

여기서 불거지는 문제는 서희건설이 지뢰제거 사업 진출로 주가가 급등하자 이 회장은 지난해 7월31일~8월3일까지 서희건설 주식 661만6000주를 4차례에 걸쳐 장내 매각했다.

7월31일과 8월2일에 서희건설 주식을 260만주 씩, 8월1일과 3일에 70만8000주를 각각 매도해 이를 통해 약 116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벌어들였다.

특히 지뢰사업 MOU가 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업무협약 해지사실이 여론에 알려진 시기는 이 회장이 주식을 모두 매각하고도 한참 뒤인 10월에 알려졌다.

때문에 지뢰제거 사업 진출로 주가가 폭등했던 시기에 이 회장이 주식을 매각으로 당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불만도 터져나온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뢰제거 사업 진출로 주가를 부양시키고 이 회장이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서희건설은 11월 임시주총에서 지뢰제거사업을 사업정관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혀 서희건설이 지뢰제거사업을 어떻게 진행해 나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서희건설이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친환경 지뢰제거기술력은 이미 지뢰연구소에서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도 지뢰제거사업을 국방부만이 할 수 있는 특수사업으로 분류했고 지뢰제거 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표준모델 자체가 없어 서희건설의 지뢰제거사업은 막막한 실정이다.

서희건설 홈페이지 갈무리

◆서희건설 2019년 새해맞이 시무식..이봉관 회장, 무엇을 강조했나?

연초부터 지뢰사업 후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서희건설이 논란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 2일 2019년도 시무식을 갖고 본격적인 새해 시작을 알렸다.

서희건설과 유성티엔에스 임직원 등의 참석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2019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목표와 도약을 다짐했다.

이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창립 35주년을 맞아 비전과 각오를 새롭게 다짐하는 기념행사를 통해 감회가 새로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희건설은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볼 때 모두가 임직원들의 헌신과 열정을 다해 일한 결과라며 임직원들을 치하했다. 

또한 이 회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이러한 꾸준한 인적 능력 계발에 투자해야 시장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며 인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서희건설의 성장뿐만 아니라 안전 역시 중요하다며 각 현장에서의 안전을 강화해 사고 방지 및 인력 손실 방지를 당부했다.

서희건설은 올해도 전국각지에서 지역주택조합을 필두로 주택 공급 사업과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개발 정책과 발맞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시무식에는 서희건설의 전속광고모델인 한고은씨가 참석해 임직원들에게 새해인사를 전했으며 성악가 류정필 교수, 팝페라 가수 한가영 교수 등 다채로운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서희건설 홈페이지 갈무리

◆서희건설, ‘1군 건설사’로 고객 신뢰 확보..투자자 신뢰 회복 관건

한편, 서희건설은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등 주택시장 악재 속에서도 지역주택조합 등 계속되는 주택사업 추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에 따른 금융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데다 위험성이 낮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알짜사업으로 꼽힌다. 통상 조합설립 이전까지 건설사는 ‘시공 예정사’로 업무협약을 맺고 아파트 브랜드를 빌려준다.

브랜드 관리를 중요시 하는 대형 건설사는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지역주택조합사업을 꺼려왔다.

그러나 서희건설은 이 부분을 집중 공략했다.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기반을 다졌고 결국 지역주택조합 사업 분야 ‘1군 건설사’ 자리를 꿰찼다.

이 밖에도 서희건설은 무리한 사업에 손대지 않고 건설업계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교회, 학교 등 특수건물 수주에 집중하면서 꾸준한 실적 상승의 견인차로 활용했다.

실제 서희건설은 수많은 지역주택조합 사업 경험과 이를 통해 얻은 ‘서희스타힐스’의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재개발, 재건축, 뉴스테이 등 다양한 사업에서도 수주를 이어갔다.

특히 2016년 재개발·재건축 수주시장에서 1조973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려 ‘1조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다.

이처럼 서희건설이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기반을 다지는 등 1군 건설사로 고객들의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남북경협 테마에 속해 주가를 띄어보기 위함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

남북경협 분위기가 피어날 때쯤 지분을 매각해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잃은 가운데 ‘주가 띄우기’ 의혹을 해소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 서희건설 홍보팀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금감원으로부터) 사전에 연락을 받은 게 없다”며 “(추후 확정될 시) 조사받고 해명자료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주가 상승 및 매각과 관련해 “지뢰제거 사업 발표로 인해 주가가 올랐고,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매각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뢰제거 사업은) 주가를 부양하려는 의도나 기획성 및 홍보성은 전혀 없었다”며 “그동안 지뢰제거 사업 등 다양한 미래먹거리 사업을 검토 중 해당 사업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향후 지뢰사업 진행과 관련해서는 “(서희건설 측이) 충분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준비가 됐기 때문에 기회가 열리면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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