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없는 사람, 거론 필요 못느껴”..한국당 “양심적 공익제보자 매도했다” 비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한 공개 저격글을 올렸다 돌연 삭제한 것을 두고 안팎에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손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신 전 사무관과 관련 글을 내린 이유는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 전 사무관과 관련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선 “순수한 공익제보자고 보기에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 전 사무관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지난 3일 신 전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글을 모두 삭제했다.

앞서 손 의원은 2일 “신재민을 분석한다”며 페이스북에 글을 게시했다.

그는 “신재민이 7월에 기재부에서 퇴직하고 메가스터디와 계약한 뒤 부모에게도 알리지 않고 전화번호도 바꾼 채 4개월 동안 잠적했다”면서 “무슨 죄를 지어서, 누구를 피해서 4개월이나 잠적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단시간에 가장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면서 “막다른 골목에 이른 도박꾼이 모든 것을 건 배팅 장면이 떠오른다”고도 평가했다.

손 의원은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 내며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면서 “지속적으로 한 곳을 쳐다보지 못하고 계속 눈을 아래로 내리는 것을 보면 양심의 가책, 또는 지은 죄가 만만치 않은 것 같기도 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신재민이 기껏 들고 나온 카드는 불발탄 2개”라면서 “KT&G사장은 교체되지 않았고 국채 추가발행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불발탄을 양손에 든 사기꾼한테 또 속아서 더이상 망신당하지 말라”면서 지난해 7월부터 12월 말까지 신 전 사무관이 왜 잠적했는지를 먼저 알아보라고 주문했다.

신 전 사무관은 3일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가 신고 4시간 20여분 만에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모텔에서 발견됐다. 이후 서울 보라매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으며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손혜원 의원 페이스북 캡쳐>

한편, 손 의원이 신 전 사무관에 대해 쓴 글이 구설에 오르자 한국당이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자기주장조차 구분 못하는 손 의원, 국회의원 자격 있는지 스스로 묻고 부디 자중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신재민을 분석합니다’라는 첫 구절로 시작하는 자신만의 일방적 주장을 손 의원이 오늘 본인의 SNS에 올렸다 삭제했다”며 “아무리 청와대 감싸기 급급한 여당 민주당 소속의 국회의원이라도 너무했다”고 비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그 어떤 객관적인 사실관계가 명백히 드러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손 의원은 무슨 근거로 공익제보의 압박감과 부담감에 유서까지 가슴에 품고 다니는 신 전 사무관을 매도하는 것인가”라며 “손 의원 본인이 올린 SNS 글에서도 ‘같습니다’, ‘했겠죠’라는 각종 추측성 어휘를 늘어놓으며 사실관계도 모르면서 일확천금을 꿈꾸며 단지 ‘돈’을 벌기위해 나온 것”이라고 매도했다.

이어 “2016년 말 청문회에서 발언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와 노승일 전 케이스포츠재단 부장에 대한 신변보호 방법을 언급한 것과는 너무나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2016년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고 전 이사와 노 전 부장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 수석대변인은 “인격살인도 모자라 한 사람의 인생을 매도하며 궁지로 몰아붙이는 것이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할 행태인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기 바란다”면서 “민주당 스스로 ‘의인들을 보호하라’더니 내게 유리하면 의인, 남에게 유리하면 협잡꾼이라는 ‘손혜원식 망발’을 이해하는 국민은 그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의원이라는 면책특권 뒤에 숨어 무참하게 신 전 사무관의 인권을 짓밟았다”고 말했고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신 전 사무관의 극단적 압박감은 젊은 공익제보자의 입을 막으려는 폭력이 불러온 것”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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