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면 ‘乙’ 되는 것, 무거운 책임 맡고 싶지 않아”..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7일 “선거에 나가기 싫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계복귀설을 전면 부인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처럼 결국에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출마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7일 ‘가짜뉴스’를 바로잡는 팟캐스트 방송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이어 ‘유시민의 고칠레오’를 추가로 방송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고칠레오’ 방송을 통해 “선거에 나가기 싫다”며 자신의 정계복귀설에 대한 입장 등을 밝히고 있다. <사진=‘유시민의 고칠레오’ 방송 캡쳐, 뉴시스>

유 이사장은 이날 노무현재단을 통해 공개한 팟캐스트 방송 ‘고칠레오’를 통해 “제가 만약 다시 정치를 하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준비를 하고 실제 출마를 하고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겪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대통령 자리는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국가의 강제 권력을 움직여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며 “그렇게 무거운 책임을 저는 안 맡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이 다 을(乙)이 되는 것”이라며 “저만 을이 되는 게 아니라 제 가족도 다 을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정계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고히 했다.

이날 유 이사장은 ‘차기 대권 유력 주자로 올라 있는 본인의 모습에 어떤 느낌이 드나’라는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의 질문에 “난감하다”면서 웃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제가 정치를 안 해본 사람이면 ‘기분 좋다’고 할 수도 있는데 제가 10여년 정치를 해본 입장에서 이런 상황은 되게 곤혹스럽다”며 “민망한 건 제가 안 할 건데 거론이 되고 혹시라도 일부 여론조사에 들어가게 되면 국민들은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할 사람을 골라야 하는데 하지 않을 사람을 넣으면 여론왜곡현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유 이사장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정치하지 말라고 조언한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2009년 4월20일 막무가내로 봉하마을 대통령 댁에 가서 3시간 정도 옛날 얘기를 했다”며 “그때 제게 ‘정치하지 말고 글 쓰고 강연하는 게 낫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사회의 진보를 이룩하는 데 적합한 자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며 “그 이유는 너무 한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보통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정치의 목적인데 나의 행복은 어떻게 했는가”라는 노 전 대통령의 말을 소개하며 “대통령을 하면서 무지하게 외로우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 정치는 누가 하느냐’는 자신의 질문에 노 전 대통령이 “정치는 정치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 하면 되지. 자네는 다른 것을 할 수 있잖아”라고 답했다고 소개한 뒤 “그래도 제가 정치를 잠깐 또 했는데 잘 되지도 않았고, 사람들이 인정해준 것도 아니었고 제가 행복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때 그냥 말씀 들을걸’이라는 후회도 했다”고 회고했다.

유 이사장은 ‘지지층이 제발 출마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다른 좋은 분이 많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금 국민이 왕인 시대니까 왕이 부른다는 뜻 아닌가”라며 “옛날 왕조 시대에는 진짜 가기 싫으면 어떻게 했나. 아프지도 않은데 드러눕고 정 안되면 섬에 가던지, 여러 가지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이사장은 차기 대선 이후인 4년 뒤의 상황도 내다봤다. 그는 “그때 되면 노무현재단 이사장 임무도 완수하고, 날씨만 좋다면 낚시터에 앉아있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활발한 저작 활동이나 방송 활동에 대해서는 “정치를 그만둔 뒤 생업이 됐다”고 설명했고 재단 이사장을 맡은 것에 대해서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거절하는 건 도의상 어려웠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정계복귀설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정치인의 말은 못 믿는다고 하는데 저는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이것은 제 삶에 대한 선택이기 때문에 존중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지난 4일 정치·사회 현안을 다루는 ‘유시민의 알릴레오’ 첫 방송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가짜뉴스’를 반박하는 ‘고칠레오’를 추가 공개했다.

유 이사장이 방송을 업로드하는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은 이날 구독자가 50만명에 육박했으며 알릴레오 첫 방송 조회 수도 200만회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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