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으로 긁었다”고 해명했지만 무차별 주먹질 포착..동료 의원들 구경만

박종철 의원 폭행 CCTV 영상. <사진=안동MBC 방송 캡쳐>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이 공무국외 연수 중 현지 여행 가이드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의원은 “때린 게 아니라 손톱으로 긁었다”고 해명한 바 있지만 영상 속 박 의원은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파문이 예상된다.

9일 안동MBC가 공개한 CCTV 영상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오후 6시13분께 박 의원은 버스 뒷좌석에 누워 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앞좌석에 앉은 가이드에게 다가갔다.

이어 박 의원은 대화 중인 가이드의 얼굴을 오른손 주먹으로 때렸으며 가이드가 허리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막았지만 박 의원은 또다시 가이드를 향해 주먹질했다.

박 의원에게 맞은 가이드는 안경이 부러지고 얼굴에서 피가 났지만 버스 안에 있던 다른 예천군의원들은 박 의원의 폭행을 말리지 않았다.

보다 못한 버스 운전기사가 나서서 박 의원을 말렸고 가이드는 안경이 부러져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 911에 신고했다.

이와 관련, 가이드는 응급실에서 얼굴에 박힌 안경 파편을 빼낼 정도로 상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해당 사건이 구설에 오르자 지난 3일 “술을 마시지도 않았고 주먹이 아니라 손톱으로 긁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에는 “일정 탓에 말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손사레를 치다 가이드가 얼굴을 맞았다”고 입장을 바꿨다.

반면 폭행당한 가이드는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박 의원의 해명을 반박했다. 그는 “사건 당시에 저는 박 의원과 언쟁을 벌인 적도 없으며 대화조차 한 적이 없다”라며 버스 뒤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 때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말이 엇갈린 상황에서 해당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가이드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경찰은 미국 현지에 있는 가이드로부터 피해 진술을 받는 한편 연수에 참가한 군의원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예천군의원 9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은 지난해 12월20일부터 7박 10일간 미국 동부와 캐나다로 연수를 떠났다.

연수 중인 같은 달 23일 박 의원이 가이드에게 폭력을 휘둘러 물의를 빚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박 의원은 예천군의회 부의장직에서 사퇴했고 자유한국당에서 탈당한 상태다. 또 예천군의회 의원들은 연수비용을 자진 반납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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