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소통 및 규율, 직원들에 서신 통해 당부..‘춘풍추상’ 언급으로 기강 다잡기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자신이 지휘할 청와대 비서실의 3대 원칙으로 성과와 소통, 규율을 강조했다.

노 실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당부’라는 제목의 메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해가 바뀌고 청와대 비서진도 개편된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중반 구상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독려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지난 연말부터 공직기강 해이 사태와 특별감찰반 논란 등으로 청와대 안팎이 어수선해진 가운데 직원들이 마음을 다잡고 분위기를 일신할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 실장은 “오늘은 우리 정부가 출범한 지 610일, 20개월째인 날”이라며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앞당겼고 혁신적 포용국가로의 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 실장은 “하지만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은 간단하지 않다”며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한민국을 위해 철저하게 대비하고 유능하게 응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어제 대통령께서 ‘공직사회 전체가 비상한 각오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변화와 혁신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우리가 반드시, 지금 해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노 실장은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성과를 내는 청와대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연초부터 경제·민생 정책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을 가장 큰 과제로 제시한 상황에서 비서진도 이를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는 점을 환기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8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노 실장을 만나 “정책실장뿐 아니라 비서실장도 경제계 인사를 만나야 한다”고 당부하는 등 이번 비서진 업무의 초점을 경제 정책에 맞춰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노 실장은 또 “소통하고 경청하는 청와대가 돼야 한다”며 “현장을 찾아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특별히 당부드릴 것은 국민과의 소통·홍보”라고 발언한 점을 의식한 주문으로 보인다.

노 실장은 “제 방의 문은 언제든지 활짝 열려 있다”며 자신부터 청와대 내 소통 활성화에 솔선수범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이번 서신에서 “절제와 규율의 청와대가 돼야 한다”며 “사무실마다 벽에 걸린 ‘춘풍추상’ 문구를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고 당부한 점도 눈에 띈다.

노 실장은 전날 인사발표 브리핑 후에도 이 글귀를 언급하며 “비서실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이 되새겨야 할 한자성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의지는 공직기강 해이 사태가 벌어져 정권의 도덕성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저하될 경우 집권 중반기 국정운영 동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엿보인다.

한편, 노 실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임명 후 첫 현안점검회의를 주재했다.

노 실장은 이 자리에서 “제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서 비서실장직을 수행하는 데 걱정이 많다”며 “어젯밤에 세 시간 밖에 못 잤다”고 언급하는 등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말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장 내정 소식을 듣고 중국에서도 서너 시간밖에 못 잤다”며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겠다.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회의에서는 신일철주금 압류 승인 문제, 연간 고용동향 발표,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간판 심석희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추가로 고소한 일 등을 두고 논의가 이어졌다.

노 실장은 회의 후 여민관에 있는 모든 비서관실을 방문, 청와대 전 직원과 악수했다. 김 대변인은 “전체 직원 숫자가 400명이 넘으니 결국 400여명과 악수한 셈”이라고 했다.

아울러 노 실장을 수행한 행정관은 “만보행군을 했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계단을 통해 걸어 다니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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