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계 미래 위한 전·현직 올림픽 메달리스트 및 현직 지도자들 성명서 발표
“성폭력 피해 선수 더 있어..빙상 개혁 방해하는 ‘제2의 김종’ 아무도 못 건들어”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에게 폭행·폭언 뿐만 아니라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젊은빙상인연대가 심 선수 외 성폭력 피해 선수가 더 있으며 빙산계를 흔드는 ‘진짜 배후’가 따로 있다고 주장했다.

안민석 국회 문체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체육계 성폭행, 폭행 OUT!' 심석희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젊은빙상인연대는 10일 성명서를 통해 “심석희 선수가 용기 있는 고발을 했다. 자신을 가르쳐 온 코치(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로부터 10대 때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라며 “심 선수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혼자서만 가슴앓이를 했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꾸준히 빙상계의 고질적인 병폐와 비위를 조사해 왔다. 조사 결과 심석희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성폭행과 성추행, 성희롱에 시달려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젊은빙상인연대는 “그 선수들은 피해 사실을 그동안 알리지 못했다. 과거와 비교해 하나도 바뀌지 않은 대한빙상경기연맹 체재 아래에선, 모든 적폐를 일단 덮고 보자는 식으로 ‘적폐 보호’에만 급급한 대한체육회 수뇌부 아래에선 오히려 고발이 선수들에 대한 2차 피해와 보복으로 돌아올 게 분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 선수처럼 빙상 실세들에게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을 당해 고통받고 있는 선수들에 대해 정부가 확실히 보호해주고 진정한 빙상 개혁을 위해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준다면 피해 선수들과 힘을 합쳐 진실을 이야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추가 피해 선수들에 대한 증언이 보호받으려면 빙상 적폐 세력을 적극 보호하고 이들의 방패막이 돼주는 일부 정치 인사들과 몇몇 언론인들에 대한 실체가 공개돼야 한다는 게 젊은빙상인연대 측 주장이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이들은 오랫동안 빙상계를 사유화했던 세력의 든든한 후원군 역할을 해왔다”면서 “빙상계 사유화 세력들에 대해 개혁을 부르짖고 변화를 촉구하는 선량한 이들을 향해 이 후원군들은 되레 ‘저들이야말로 적폐’라는 가당치 않은 공격을 해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빙상계의 숨겨진 이야기를 폭로하고 빙상계의 적폐를 추적했던 이들을 향해서도 이 후원군들은 각종 협박을 일삼아 왔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스포츠를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넓히고 스포츠계 곳곳에 자기 사람을 심었던 김종 전 문체부 차관처럼 이 후원권 세력 역시 스포츠를 사유화해 체육계를 자기 앞마당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심 선수처럼 용기를 내 이 세력의 실체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젊은빙상연대는 “정부가 선수를 보호하고 진정한 빙상 개혁을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피해 선수들과 힘을 합쳐 진실을 이야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전·현직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현직 지도자, 빙상인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지난해 평창올림픽 이후 빙상계 적폐와 비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며 젊은 빙상인을 주축으로 활동이 시작됐다.

한편, 이와 관련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심 선수의 폭행 사건을 계기로 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날 오전 문체위원장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체위 소속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들과 함께 일명 ‘운동선수 보호법’ 발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개정안에는 스포츠 지도자가 되려면 국가가 정한 폭행 및 성폭행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며 선수 대상 폭행·성폭행죄에 대한 형을 받은 지도자는 영구히 그 자격을 박탈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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