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돋보기] 삶과 죽음 가르는 기도폐쇄
[공공돋보기] 삶과 죽음 가르는 기도폐쇄
기도 속 이물 응급환자 매년 2000건 발생..소방청, ‘하임리히법’ 숙지 당부
  • 김소영 기자
  • 승인 2019.01.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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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최근 음식물이 목에 걸리는 등 기도 속 이물로 인한 응급환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소방 관계자는 물론, 현장에서 구급차 이송 전 응급처치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기도폐쇄 의심 시 119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하임리히법’으로 알려진 응급처치를 숙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뉴시스>

◆기도폐쇄, 2~3분 이내 이물 제거하지 않을 경우 생명에 ‘빨간불’

소방청은 기도 속 이물 응급환자 발생으로 119구급대가 출동한 건수가 2016년 2063건, 2017년 2342건, 2018년 2914건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음식물로 인한 기도폐쇄는 대부분 4세 이하 영유아에게 발생하지만 성인도 예외가 아니다. 기도 속 음식물로 완전 기도폐쇄가 되는 경우 2~3분 이내에 음식물을 곧바로 제거해주지 않으면 매우 위급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

특히 명절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설 연휴가 다가오면서 더욱 그렇다. 지난해 11월에는 가정집에서 80대 남성이 음식을 먹다가 목에 걸려 119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보호자가 아무런 응급처치를 하지 않아 목숨을 잃는 사고도 발생했다.

떡이나 음식물을 먹다가 목에 걸려 갑자기 숨을 쉬지 못하고 주변사람이 신속한 응급처치를 못하면 심정지로 생명을 잃을 수 있다.

기도폐쇄가 의심될 경우 ‘하임리히법’으로 알려진 복부 밀어내기로 복부에 압력 상승을 유도해 기도 속 이물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기도폐쇄 환자가 말을 하거나 소리를 낼 수 있는 ‘부분 기도폐쇄’는 하임리히법을 실시하기 전 기침을 하게 해 이물이 빠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반면 숨을 쉬지 못하고 기침이나 말도 전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질식되면서 손으로 턱을 받치며 괴로워하는 ‘완전 기도폐쇄’ 환자는 신속하게 하임리히법을 시행해야 한다.

성인을 대상으로 하임리히법을 실행할 경우 환자를 뒤에서 양팔로 감싸듯 안고 한손은 주먹을 쥐고 다른 한손은 주먹 쥔 손을 감싼다. 이후 주먹을 환자 명치와 배꼽 중간지점에 대고 뒤쪽 위로 밀쳐 올린다.

기도 이물이 나올 때까지 계속하고 만일 환자가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태에 이르면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환자가 임산부이거나 비만일 경우에는 가슴밀기 또는 흉부압박을 실시한다.

1세 이하 영아를 대상으로 할 때는 자신의 허벅지 위에 아이의 머리가 가슴보다 아래를 향하도록 엎드려 놓고 손바닥 밑 부분으로 아기 등의 중앙부를 세게 두드린다.

이후 다시 아기를 뒤집어서 머리를 가슴보다 낮게 한 후 가슴 양쪽 젖꼭지 중앙부위에서 약간 아래를 두 손가락으로 4cm 정도의 깊이로 강하고 빠르게 압박을 한다. 기도 이물이 나올 때까지 가슴압박을 계속하고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황이 발생하면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기도폐쇄 예방은 부모들이 어린아이가 장난감이나 작은 물체를 삼키지 않도록 항상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며 “노인은 떡 등 단단한 음식을 먹을 때 잘게 잘라서 잘 씹어 먹는 것이 좋고, 평소 하임리히법을 익혀 위급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로소방서가 지난 2015년 1월16일 서울 구로구 구현고등학교 시청각실에서 학생 및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해외 문화체험 대비 안전사고예방 교육을 실시한 가운데 학생들이 하임리히법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취환자 토사물 기도폐쇄 후 식물인간..법원 “의료과실 40%, 3억원 배상”

한편, 술 취한 응급환자에 진정제 투여 후 구토물에 의해 기도가 폐쇄되면서 식물인간이 된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의료진의 과실을 40%로 인정, 3억원대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최근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는 환자 A씨 측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재산상 손해액과 위자료 등 총 3억5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앞서 A씨는 2013년 8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안면 부위를 수차례 주먹으로 맞고 출혈이 있는 상태로 B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당시 A씨는 술에 취해 의식이 명료하지 않았고 난동을 피우며 의료진의 지시에 협조하지 않았다. 그러나 의료진은 A씨가 안면부 구타 등으로 뇌출혈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뇌 CT 검사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A씨가 진정되지 않자 의료진은 정맥주사와 진정제인 미다졸람을 투여하고 CT 검사를 시작했지만 A씨가 CT 촬영 도중 구토를 해 검사를 중단, 응급실로 이송했다.

이후 A씨에게 심정지가 발생했고 의료진은 기관삽관, 정맥로확보, 약물투여 등 심폐소생술을 시행, 이로 인해 소생한 A씨의 흉부 X-ray 검사 결과 폐부종과 흡인성 폐렴 소견이 나타났다.

결국 뇌 MRI 검사를 통해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을 진단받은 A씨는 현재 지속적 식물 상태와 최소 의식 상태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의식 상태로 이동이 불가능한 사지마비 뇌병변 장애상태인 상황.

흡인성 기도폐쇄란 구토 시 토사물이 기도로 들어가 기도를 폐쇄함에 따라 저산소증이 발생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심정지로 진행되는 현상이다.

또한 의료진이 A씨에게 투여한 미다졸람은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진정제로, 중추신경계 억제 효과를 나타내며 급성 알코올중독 상태의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중추신경계 억제 효과가 상승해 혼수상태, 호흡부전, 저혈압 등 부작용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이와 관련, 법원은 의료진이 환자에 대한 기도흡인 예방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 인해 호흡성 심정지를 발생시킨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응급실로 이송될 당시 의식상태가 가벼운 기면상태였고 기도폐쇄로 인한 심정지를 초래한 최초 원인인 구토가 일어나게 된 원인이 A씨의 알코올 과다섭취 부작용으로 추정되고, 의료진이 기도폐쇄를 막기 위한 조치를 했더라도 저산소증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손해배상책임을 40%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