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하라” vs “정당했다” 팽팽..상습사기·동물학대 혐의 등으로 고발 예정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동물권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구조한 동물들을 몰래 안락사 시켰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강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네티즌과 케어 직원들은 박 대표의 사과를 촉구하며 논란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을 요구한 반면 박 대표는 안락사가 정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한동안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동물권단체 케어 직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동물들을 무분별하게 안락사시킨 박소연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동물권단체 케어>

14일 방송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케어 동물관리국장 A씨가 케어 박 대표가 지시한 동물 안락사 실태에 대해 고발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A씨는 박 대표의 결정에 따라 지난 4년간 케어가 보호 중이던 동물 200여마리를 안락사했고 이 중에는 멀쩡한 동물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안락사 사유는 보호소 공간 부족이었다.

케어는 2002년 동물사랑실천협회에서 시작된 단체로, 2017년 기준 연간 후원금이 20억원에 이르는 대형 단체다.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고 자랑해왔던 것과 달리 동물 250여마리가 안락사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안락사 된 동물 중에는 병이나 폭력성 등 여러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건강한 동물들도 포함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안락사가 진행되는 기준을 공개하자’고 했더니 박 대표가 ‘절대 안 된다’고 했다”며 “박 대표가 안락사 문제로 이전에도 논란이 많았다. 그런 부분에서 공개를 막은 것 같다”고 과거 논란이 있었다는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대표의 안락사 지시를 폭로한 A씨 법률대리인인 법률사무소 율담의 권유림 변호사는 13일 “이르면 다음주 박 대표를 형사고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 변호사는 “케어가 개체 수 조절 등 어떤 이유에서든지 안락사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사람들도 후원을 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에 해당되며 지속적으로 이 같은 행위를 해왔다는 점에서 상습사기 혐의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보호법상 수의학적 처치나 정당한 이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 처벌이 가능하다”면서 “동물학대 혐의도 적용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동물보호법 제8조 1항에 따르면,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의 피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앞서 11일 A씨의 내부고발로 케어에서 안락사가 시행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케어는 “심한 공격성으로 사람이나 동물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경우 전염병이나 고통·상해·회복 불능의 상태, 고통 지연, 보호소 적응 불가한 신체적 상태 및 반복적인 심한 질병 발병 등의 경우에만 안락사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는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들도 몰랐다”면서 박 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케어 대표를 위한 직원 연대’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락사에 대한 의사 결정은 박 대표와 동물관리국 일부 관리자들 사이에서만 이뤄졌다”며 “박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연이은 무리한 구조와 업무 분화로 직원들은 안락사에 대한 정보로부터 차단됐다”며 “박 대표의 독단적인 의사 결정과 강압적인 업무지시, 무리한 대규모 구조 등을 벌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케어 직원들은 13일 사무실에서 박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이날 케어 사무실에서는 박 대표를 긴급 소집한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직원들의 시위로 인해 긴급 이사회는 열리지 못했다.

하지만 뒤늦게 직원들과 만난 박 대표는 안락사가 정당한 것이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또 사태가 해결되기 전에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사로운 이익 때문에 동물보호활동을 해온 게 아니고 제 거취는 개인적으로 중요하지 않다”며 “그러나 케어의 활동이 부정되는, 조작되는 걸 막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얼마나 성심성의껏 일을 해왔고 얼마나 돈을 많이 써오면서 하나도 남김없이 동물들을 위해 써왔는지에 대해 이상한 프레임으로 나아가고 있어서 이것에 대해 적극 해명하는 게 먼저”라며 “지금 이 논란은 너무나 왜곡됐고 조작됐고, 제가 여기에서 빠져나가면 모든 것이 다 부정되므로 자료로 충분히 만들어서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한 이 논란은 굉장히 오랫동안 외부세력과 결탁됐고 제보내용도 프레임에 맞춰 악마의 편집이 이뤄졌다”며 “공식적으로 안락사 등 문제의 불가피성에 대해서 왜 알리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사과하고 설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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