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합 필요성 논의에 당내 이견..손학규 “아직 논할 때 아냐” 일축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민주평화당과 당대당 통합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는 최근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내 옛 국민의당 출신의원들 사이에 재결합 필요성에 관한 논의가 오가는 데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

하지만 바른정당계·국민의당계 중진 간 입장차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당 통합’을 둘러싼 바른미래당의 내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손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확대간부회의에서 “바른미래당-평화당 통합 논의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며 “지금은 당대당 통합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당 지도부는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우리 당의 지금 과제는 중도개혁세력이 다음 총선에 이겨 정치 개혁을 이뤄야 된다는 것이며 그 중심에 바른미래당이 서야 된다”고 했다.

이어 “그것을 위해 당이 단합하고 혁신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며 “당이 중도개혁세력으로 그 중심을 확고히 확립하면서 개혁보수와 합리적 진보, 또 중도세력을 다 끌어 모아서 정치구조 개혁을 준비할 때”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이견이 재차 불거졌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c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궁극적으로 통합을 해야한다”며 “지금 바른미래당은 솔직히 국민들로부터 그 역할에 대한 가능성에 많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평화당 분들은 (과거) 국민의당에서 당선됐고 국민의당에서 함께 했기 때문에 다시 세력을 규합하고 새로운 정치 신인들도 합하고 큰 프레임을 구축해서 여당, 제1야당을 대신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불가피한 과정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앞서 바른미래당 중진인 박 의원과 김동철 의원은 지난달 30일 평화당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 장병완 원내대표 등을 여의도 모처에서 통합 논의를 위한 회동을 가졌다.

당내 중진의원들의 평화당 접촉 사실이 알려지자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당내 호남 중진의원들이 평화당 의원들과 ‘당대당 통합’을 논의했다는 보도에 대해 “당내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정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연으로 인해 평화당 일부 의원들과 우리당 일부가 그런 논의를 할 수 있으나 당내에서 충분한 토론과 공감을 거친 후에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은 창당한 지 1년밖에 안 됐다”며 “창당 정신에 기초해 자강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합당 추진은 일부 의원들의 일탈”이라며 “당 지도부와 전혀 상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당 지도부는 이번 돌출행동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이런 움직임에 대해 선거제도 관련 공조를 포함, 평화당과의 모든 사안에 있어서의 공조 파기를 주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손 대표가 자당의 국민의당 출신 중진 의원들이 평화당과의 통합 논의를 하는 것을 두고 “지금 당대당 통합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당 중진 의원들은 통합 주장을 굽히지 않아 당내 마찰 기류가 감지되는 모양새다.

바른미래당은 창당 과정에서 국민의당 기반의 호남 의원들과 바른정당 세력이 갈등을 빚었고 이후에도 당의 정체성을 두고 양당 세력 간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못했다. 특히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이탈설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호남발 야권 정계개편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새판짜기를 둘러싼 갈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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