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나라별 가장 기다려지는 대명절→문화 달라도 가족 건강 및 행복 기원 한마음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 세계 각국을 여행 중인 A씨는 최근까지 프랑스에서 머물면서 홈스테이를 했다. 해외에서 설 명절을 보내야 하는 A씨는 아쉬운 마음에 홈스테이 가족들에게 한국 전통 음식인 떡국과 비빔밥을 만들어 줬다. A씨가 요리를 준비하기 전 인터넷을 찾아보니 외국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한국 음식 상위권에 비빔밥이 있었기 때문. 마음 같아서는 고명들을 예쁘게 담아 놓고 싶었지만, 각자의 취향대로 넣을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 가족들은 고추장을 듬뿍 넣은 A씨의 비빔밥을 보고 “매워 보이는데 먹을 수 있느냐”면서 무척 놀라면서도, 비빔밥을 정석으로 먹어보고 싶다며 고추장을 아주 조금 시도해 보기도 했다. 또한 A씨는 프랑스 가족들에게 한국 고유 명절인 설날에 대해 설명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떡국을 먹으면 한 살을 더 먹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하니 한 살 더 먹은 걸 축하한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비록 A씨는 올해 설을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지는 못하지만,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따뜻한 정과 한 해 시작의 기쁨을 나누는 방식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고 느끼면서 위안을 삼았다.   

지난달 24일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이 설날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방문한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9년 음력 1월1일은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이다. 매년 설 명절에는 고속도로, 철도 등에선 민족대이동이 펼쳐지고 다양한 에피소드와 사건·사고가 쏟아지지만 그럼에도 보고 싶었던 가족과 친척들,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한껏 기분은 부풀어 있다.

또한 명절을 기회 삼아 그동안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더욱 돈독한 관계를 다질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설은 뜻깊은 날이다.

이처럼 중요한 날인 설은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이웃 나라에서도 설은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로 손꼽고 있으며, 가족들과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고 덕담 등 인사를 건네는 것처럼 우리와 비슷한 풍습도 찾을 수 있다.

비록 시대가 변하면서 명절 풍속도는 매년 바뀌고 있는 추세지만, 전 세계 누구든 자신의 가족과 이웃의 한 해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마찬가지다.

# 막 오른 ‘민족 대이동’..설레는 마음 안고 그리운 고향으로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본격 시작되면서 정부도 특별교통대책을 가동하는 등 분주한 분위기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기간 예상 이동인원이 하루 평균 699만명씩 총 4895만명이 이동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설 연휴 특별교통대책 준비보고회에 참석해 실무진들에게 안전관리와 비상 대응체계 강화를 당부했다.

김 장관은 “명절 연휴에는 사고 발생 요인이 많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이번 설 연휴는 귀성 기간은 길고 귀경 기간이 짧아 귀경길이 더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귀성은 설 하루 전인 4일 오전, 귀경은 설 당일인 5일 오후에 고속도로 혼잡이 가장 심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 교통수단은 승용차가 86.2%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버스(9%), 철도(3.9%), 항공기(0.6%), 여객선(0.3%) 순이었다.

승용차를 이용한 지역별 귀성길 예상시간은 ▲서울~대전 3시간 ▲서울~부산 6시간 ▲서울~광주 5시간 ▲서서울~목포 5시간10분 ▲서울~강릉 5시간 ▲서울~대구 5시간10분 ▲서울~울산 6시간10분 등 구간에 따라 지난해보다 최대 1시간30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 귀경 시간은 ▲대전~서울 4시간40분 ▲부산~서울 8시간 ▲광주~서울 8시간20분 ▲목포~서서울 9시간10분 ▲강릉~서울 4시간20분 ▲대구~서울 7시간10분 ▲울산~서울 8시간10분 등 지난해보다 최대 2시간50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대수는 일일 평균 452만 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고속도로 노선별 이용비율은 경부선이 30.8%로 가장 많고 서해안선 14.9%, 호남선(천안-논산) 8.1%, 남해선 7.4% 순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설 특별교통대책기간 동안 안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일일 평균 고속버스 운행횟수는 1200회 늘렸고 열차와 항공기, 여객선은 각 29회와 9편, 144회를 증회하는 등 대중교통 수송력을 증강할 계획이다.

전국 49개 구간에서 우회노선 소요시간 비교 정보를 제공해 교통량 분산을 유도하고, 암행 순찰차 23대와 경찰헬기 14대 등을 투입해 음주·난폭·보복 운전 등 고위험 운행 차량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또 2~6일에는 고속도로 경부선·영동선 버스전용차로제를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4시간 연장 운영하고 3일 자정부터 6일 자정까지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한다.

올 설 연휴 역시 승용차 등을 이용한 귀성·귀경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설 연휴 교통사고와 사상자가 가장 많은 날은 본격적인 귀성객의 이동이 시작되는 설 연휴 전날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설 연휴 교통사고 특성을 분석한 결과 연휴 전날 교통사고가 평균 698.2건, 사상자 1023.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설 연휴 일평균 교통사고 449.9건, 사상자 782.6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설 당일 교통사고는 349.0건, 사상자 771.2명에 비해 많았고 설 다음날 사고 377.2건, 사상자는 709.2명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휴 전날은 서둘러 귀성하려는 차량이 도로로 대거 쏟아지는 데다 명절 준비를 위해 차를 몰고 나오는 이들도 있어 전체적으로 교통사고가 많다고 경찰은 분석했다.

특히 고속도로 교통사고도 연휴 전날이 14.8건으로 가장 많았다. 설 당일에는 14.0건, 설 다음날에는 11.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사상자는 설 당일 40.4명, 설 다음날 37.4명, 연휴 전날 32.4명 순이었다. 일평균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11.4건, 사상자는 30.1명이었다.

노선별로는 경부고속도로에서 하루 평균 2.7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1.4건, 영동고속도로 1.0건 등의 순이었고 시간대별로는 오후 2∼4시와 오후 6∼8시에 하루 평균 각 1.4건, 오후 4∼6시 1.3건으로 차량 이동량이 많은 오후와 저녁시간대 사고가 잦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음주운전 사고는 하루 평균 55.9건, 사상자 115.1명으로 파악됐다. 음주운전 사고 역시 연휴 전날 평균 64.2건·118.8명, 설 전날 60.2건·123.6명, 설 다음날 52.8건·110.4명이었다.

졸음운전 사고도 하루 평균 5.4건이 발생해 10.9명의 사상자를 냈다. 졸음운전 사고와 사상자는 연휴 전날 7.4건·12.8명, 설 당일 7.0건·18.2명, 설 전날 6.8건·14.6명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설 연휴기간 사랑하는 가족의 안전을 위해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반드시 전 좌석 안전띠를 착용해야 하며 장시간 운전할 때는 졸음쉼터나 휴게소에서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주요 도시 간 예상 평균 소요시간. <자료=국토교통부>

# 지구촌, 새해맞이 ‘들썩’..한중일 새해 풍습 어떻게 다를까?

설날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상당히 기다려지는 명절 중 하나로, 각 나라별로 새해를 맞는 풍습은 상이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새해풍습으로는 떡국 먹기가 있다. 떡국을 먹어야 새해에 한 살을 더 먹는 느낌이 들 정도로 한국에서는 새해의 떡국 먹기가 이미 하나의 관습으로 자리 잡았다.

비교적 가깝게 느끼는 중국, 일본도 우리와 확연한 차이를 나타낸다. 동양권은 다 음력 문화를 챙길 거라고 생각하지만 일본은 양력 설날을 지낸다. 다만 지역적으로 일본 오키나와 일부지역도 음력설을 기념한다.

중국은 우리나라 설날과 마찬가지로 ‘춘절’이라는 민족 최대 명절이 있다. 중국에서는 춘절을 ‘과년’(過年)이라고 부르며 이는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국은 새해가 시작되는 12시부터 중국 특유의 만두 쟈오즈(교자)를 먹으며 새해를 맞는다. 짧게는 일주일부터 최대 한 달 동안 쉬는 회사도 있어 중국 내는 물론 세계 관광 소비시장이 매우 활성화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보통 춘절에는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폭죽을 터트리거나 길거리에서 사자춤을 추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중국사람들은 폭죽의 크고 요란한 소리가 액운을 쫓아내고 그 자리에 행운을 불러온다고 여긴다.

붉은색 봉투인 ‘홍빠오’에 넣은 세뱃돈을 받은 아이들은 포춘쿠키를 뜯어보며 한 해 운세를 점치기도 한다. 우리가 가장 친숙하게 볼 수 있는 ‘복’ 자를 거꾸로 매달아 놓는 것도 중국의 대표적인 설날 풍습 가운데 하나다.

일본은 중국, 한국과 다르게 설날을 양력 1월1일로 지정하고 있다. 일본은 에도 시대까지만 해도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음력 설을 사용했으나 메이지 천황 즉위 이후로 미국, 영국과 교류하면서 양력 설로 바뀌었다.

단 오키나와는 예외로 음력 설을 쇠는데, 지역마다 달라서 나하와 같은 도시는 양력 설을 많이 쇠고 이토만과 같은 지역에서는 음력 설을 성대하게 쇤다.

‘오쇼가츠’라고 불리는 일본의 설은 연중행사 중 가장 크고 중요한 것으로, 일본은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가족과 함께 신사나 사찰을 찾아 한 해의 안녕과 평안을 비는 하츠모오데(첫 참배)로 새해를 시작한다.

나쁜 기운을 쫓기 위해 흰 종이를 꺾어 접고 볏짚을 굵게 꼰 새끼줄을 현관에 걸어두는 풍습이 있다. 가가미모치와 같이 신에게 바치기 위해 찹쌀떡을 현관, 부엌 등에 놓는 풍습도 있다.

또 1월1일마다 연하장을 주고받는데 그 수가 총 수십억 통에 이를 정도다. 일본 역시 세뱃돈을 주는 풍습이 있는데 ‘오토시다마’라는 봉투에 새 돈을 넣어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명절에 먹는 요리는 ‘오세치’라고 부르는데 일본의 새해 음식으로는 오조니가 있다. 미소 된장국에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찹쌀떡을 넣어 만든 오조니는 일본식 떡국이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새해가 되면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세배를 한다. 떡국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새해풍습이다.

나이와 복을 삼킨다는 의미에서 첨세병(나이를 더 먹는 떡)으로 불리기도 했던 떡국은 가래떡을 길게 늘여 뽑는데 이는 무병장수와 재산이 늘길 바라는 소망을 담은 것이다.

새해에는 떨어져 있던 가족끼리 모여 담소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해 먹으며 윷놀이 등의 민속놀이를 즐기는 관습이 있다. 특히 바쁜 일상에 치여 자주 만나지 못하는 가족들이 새해에는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마주보고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2013년 2월1일 서울 마포구가 연남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다가오는 설날을 맞아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중국,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참여하는 연 만들기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문화·풍습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그래도 명절이니까”

이처럼 각 나라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설 명절을 챙기는 풍습은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특히 전세계 각국이 설을 가장 큰 명절로 꼽고 챙기는 것은 한 해의 동안 가족들과 친구들, 이웃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기 위함이 가장 크다.

조금씩 다른 동양권 문화의 설날 풍습은 서구화된 생활습관 등으로 규모나 의미가 축소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설날의 진정한 의미는 말하지 않아도 많은 이들의 가슴 속 깊이 박혀 있다.

이제는 단일민족이 아닌 글로벌시대에 살고 있음을 결혼형태를 통해서 실감하고 있고 피부색은 달라도 한가족, 한민족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또한 생활사가 변화면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먹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음식도 있다. 설날에 집안의 어르신들께 세배를 하고 조상의 묘에 성묘를 가는 등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풍습이 있는 반면 사라진 풍속들도 많다.

하지만 무척 설레는 마음으로 설날을 맞이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그리웠던 부모와 자녀, 손주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기쁨으로, 혹은 입학을 앞둔 설렘으로, 학교나 출근을 안 해도 되는 행복감으로 가득 찬 즐거운 날이다.

특히 고향을 떠나 있는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고향에 가서 부모님과 어른들께 인사를 하고 차례를 지내야 하는 날로 생각한다.

설은 한 해의 풍요와 건강을 비는 가장 소박하면서도 간절한 사람들의 염원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양력 혹은 음력과 무관하게 어떤 모습으로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행운이 깃든다는 황금 돼지해인 기해(己亥)년인 만큼 이번 설에는 가족들과 함께 의미 있는 설을 맞이해 보자. 그렇다면 돌아올 때는 짐 보따리보다 훨씬 넉넉해진 마음을 가득 안고 돌아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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