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수습에도 비판 봇물..홍영표 “나치도 다양한 해석 대상인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방미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자유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을 해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사태를 수습하려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해명이 오히려 논란에 불을 지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방미단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5·18 희생자에게 아픔을 줬다면 그 부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진태·이종명 등 당 소속 의원 일부가 최근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 및 폄훼하는 내용의 행사를 연 데 따른 비판에 대응한 것이다.

앞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김순례 의원은 “종북좌파들이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란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종명 의원은 “5·18 폭동이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고 말했다.

이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는 (전날) 망언에 대해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면서 “그러면 나치의 만행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단 말인가. 다양한 해석이 5.18은 폭동이고 북한군이 개입한 소요라는 것을 인정하겠단 것인지 분명히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망언과 폭거는 개인의 일이지만 엄정 처리는 공당의 임무”라며 “우리 당은 망언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강력 대응할 것이다. 범죄적 망언을 한 한국당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해 가장 강력한 징계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만약 응분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한국당을 제외한 야3당과 이들 의원에 대한 국민적 퇴출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도 못 박았다.

나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이미 밝혀진 역사에 대해 우리가 거꾸로 가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며 “우리가 자꾸 과거로 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3명의 의원에 대해 출당 조치 등 징계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나 원내대표의 해명마저 도마에 오르자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5·18은 광주 시민만의 아픔이 아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아픔”이라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5.18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발전의 밑거름이 된 사건”이라며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자유롭고 활발한 논쟁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미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부분에 대한 끝없는 의혹제기는 곤란하다”며 “소모적이기도 하거니와 사회적 논의의 수준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못마땅할 수도 있다. 그러나 5·18은 1993년 우리 정부가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이래 매년 정부 주최 기념식을 통해 여야가 함께 기념해온 사건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정치권만큼은 그 역사정신을 존중하는 게 국민통합 차원에서 옳은 일”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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