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백세주’로 유명한 국내 대표 전통주 전문기업 국순당 배중호 대표의 ‘자기 배 불리기’ 행보가 빈축을 사고 있다.

회사는 수년간 영업부진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그러나 배 대표는 2018년 배당금 규모를 늘리면서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운 까닭.

국순당은 그동안 히트작인 백세주가 실적 대부분을 책임져왔다. 하지만 2015년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백세주 자진회수를 결정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후속작 부진, 업황 악화 등 영향으로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배 대표는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오히려 본인의 고배당 기조를 이어가면서 ‘도덕성’ 논란에 기름만 끼얹고 있는 형국. 특히 배 대표는 그간 ‘정도경영’을 강조해 왔던 터라 그를 향한 시선은 더욱 차갑기만 하다.

이미 과거 ‘도매점 갑질’, ‘고액 연봉·배당’ 논란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된 가운데, 매년 이어지는 초라한 성적표와 향후 상장폐지 위기설까지 더해지면서 대표이사 ‘자질론’에도 의문부호가 달리는 모습이다.

배중호 국순당 대표

◆국순당, 4년 연속 영업손실..관리종목 이어 상폐까지 가나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순당은 최근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우려가 있다.

국순당은 이달 21일자로 공시한 ‘내부결산시점 관리종목 지정 또는 상장폐지 사유발생’ 서류에서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526억7900만원, 영업손실 27억5100만원, 순이익 151억71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순당의 영업손실은 최근 4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 실제로 2015년 83억500만원, 2016년 54억5600만원, 2017년 35억8400만원, 그리고 지난해까지 잇따라 영업손실을 내왔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최근 국순당에 대해 관리종목으로 지정할 우려가 있다며 외부감사를 거쳐 올해 실적이 확정되면 거래소는 국순당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는 계획을 전한 바 있다.

코스닥 상장사는 4년 연속 영업손실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5년 연속이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국순당은 창업주 고(故) 배상면 회장이 1983년 2월 설립했으며, 2000년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이에 따라 국순당은 올해도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하면 코스닥 상장 규정 38조 2항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심사를 통해 개선기간을 부여받거나 상장폐지로 지정돼 매매정리 후 공식적으로 증시에서 퇴출된다.

◆‘오너 2세’ 배중호 대표, 실적부진에도 배당금 늘리는 속내

또한 국순당은 이날 현금·현물배당 결정 공시도 함께 냈다. 국순당은 결산배당으로 주당 26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6.18%, 배당금 총액은 45억8377만8160원이다. 배당 기준일은 지난해 12월31일이다.

지난해 9월30일 기준으로 배 대표는 국순당 지분36.59%(653만3744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배 대표의 아들인 배상민 상무 4.06%(72만4220주), 딸 은경씨가 1.33%(23만8110주)를 보유 중이다.

이번 현금배당을 통해 배 대표는 16억6800만원 상당을 배당 명목으로 챙기게 됐고, 배 상무와 은경씨도 각각 1억8800만원, 69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회사는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정작 배 대표는 실적을 고려하지 않고 배당금만 올리고 있다는 점.

국순당은 2017년 1주당 17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2016년과 2015년 각각 50원의 배당을 책정했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이 시기 배 대표의 보수도 인상됐다. 2015년, 2016년 8억1000만원 수준이던 연봉은 2017년 10억3600만원으로 전년대비 28%나 뛰었다.

반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2015년 3900만원에서 2016년과 2017년 4100만이었다.

물론 국순당의 영업손실 폭은 축소되고 있고 순이익도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본업인 주류 사업이 아닌 금융투자수익으로 벌어들인 돈이 더 많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결국 국순당이 본업보다 부업으로 재미를 보면서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는 것은 오너일가 배 불리기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시스>

◆히트작 부재·오너리스 ‘총체적 난국’..백세주 신화 이을 수 있나

한편, 국순당은 백세주 인기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세주는 한때 단일 제품 매출로만 12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오늘날의 국순당을 일궈낸 대표 제품이다.

그러나 국순당은 백세주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고, 백세주의 성장세가 주춤하자 회사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백세주는 2015년 가짜 백수오 파문이 불거졌을 당시 원료 시료 2건에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돼 자진 수거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이때부터 국순당은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갔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희망퇴직과 공장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단행, 국순당 실적부진 책임은 회사 직원들이 모두 떠안게 됐다는 비판도 일었다.

특히 배 대표는 도매점주들에게 매출 목표를 강제로 할당하는 ‘갑질’ 영업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2017년 8월 2심 재판부는 배 대표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국순당 법인에게는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국순당은 갑질에 오너일가 배 불리기 논란, 실적부진까지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인 실정.

존경받는 기업, 윤리경영을 최고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배중호號 국순당’이 매년 반복되는 오너리스크를 벗고 다시 승승장구 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국순당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적자폭은 줄어들고 있고, 순이익이 증가하는 등 재무건전성은 좋다”며 “올해 영업이익이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배 대표 등 오너일가 고배당 논란 등과 관련해서는 “본사(국순당)가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면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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