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돋보기] 장애인 학대, 특수학교는 안전한가
[공공돋보기] 장애인 학대, 특수학교는 안전한가
檢, 상습적으로 장애학생 폭행한 인강학교 교사·사회복무요원 5명 기소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9.03.1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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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장애학생을 위한 사립 특수학교인 서울인강학교의 교사와 사회복무요원이 장애학생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장애학생을 주먹으로 때리거나 캐비닛에 가두는 등 학대를 저지른 것. 특수학교 내 장애학생 폭행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피해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장애학생 폭행사건 대책으로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한 사립특수학교를 공립화하고 사회복무요원 배치 기준을 강화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등 ‘장애학생 인권보호 종합대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진=뉴시스>

◆고추냉이 강제로 먹이고 주먹으로 폭행..캐비닛에 가두기도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박기종 부장검사)는 서울 도봉구 소재 특수학교인 인강학교 교사 차모(56)씨·이모(56)씨 2명, 사회복무요원 이모(24)씨·한모(24)씨·백모(22)씨 3명을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 6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9월 사이 해당 학교의 지적장애 학생들에게 여러 차례 학대 행위를 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학생은 총 5명으로 당시 13세~21세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교사 2명의 학대 범행을 추가로 밝혀냈다. 당초 지난해 말 경찰에서 검찰에 송치된 인원은 사회복무요원 3명이었다. 또 이번에 새로 밝혀진 범행 중에는 교사 외에 사회복무요원 이씨의 학대 범행 1건도 포함됐다.

조사결과 교사 차씨는 지난해 5월 점심시간에 당시 14세였던 A학생에게 고추냉이를 강제로 먹이고 같은 해 9월에는 고추장을 강제로 먹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 이씨는 지난해 5월부터 9월 사이 6회에 걸쳐 사회복무요원 이씨를 시켜 당시 21세였던 B학생을 외부와 차단된 사회복무요원실에 데려가 1~2시간씩 있도록 방임했다.

사회복무요원 이씨는 2017년 6월 당시 17세였던 C학생의 배·등·옆구리를 주먹으로 5~6회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해 6월25일에는 B학생이 책상 아래에 들어가자 의자로 책상 앞을 막아 나오지 못하게 학대를 가하고 사회복무요원 한씨와 백씨가 B학생을 캐비닛 안에 가둘 때 말리지 않고 오히려 캐비닛의 위치를 알려주기도 했다.

사회복무요원 이씨는 지난해 9월14일 B학생의 어깨를 주먹으로 4~5회 가격하기도 했다.

한씨는 지난해 4~5월께 2회에 걸쳐 당시 15세였던 D학생의 머리를, 같은 해 6~7월께에는 당시 13세였던 E학생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백씨는 지난해 4~8월 사이 일주일에 2회 가량 E학생을 계속 서 있게 하거나 ‘앉았다 일어나기’ 등 얼차려를 반복하게 하고 같은 해 6~7월께에는 머리를 때릴 듯이 위협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한씨와 백씨는 지난해 6월25일 B학생을 캐비닛 안에 가둬 학대한 혐의도 받는다.

현재 피의자로 지목된 이들은 대부분 가해 사실을 인정한 상태다. 하지만 교사 이씨의 경우 가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B학생 방임 혐의에 대해서는 “관행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교사 이씨는 심리안정실이 없어져서 사회복무요원실로 들어가게 해 온 관행을 이어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사회복무요원들에게 (장애학생을) 같이 데려가라고 했으니 방임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피해 학생들은 큰 후유증은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부 피해 학생과 부모의 심리치료를 의뢰한 상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사회복무요원의 장애학생 폭행사건이 벌어진 서울 도봉구 서울인강학교를 지난해 10월8일 방문, 폭행 현장인 화장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2의 인강학교 막는다”..‘학생 인권 침해’ 특수학교 공립화

한편, 앞으로는 서울인강학교, 태백미래학교처럼 특수학교에서 학생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공립으로 전환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18일 서울성북강북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장애학생 인권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폭행, 성폭행, 차별 등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한 특수학교의 공립 전환을 추진한다. 교사가 학생을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태백미래학교와 사회복무요원이 학생을 폭행한 것으로 확인된 인강학교는 각각 3월과 9월 공립으로 다시 문을 연다.

장애학생에 대한 인권침해를 누구나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는 온라인 인권보호 지원센터도 국립특수교육원 홈페이지에서 운영한다.

매년 시행하는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장애학생에게 맞는 문항을 개발해 도입하고 장애학생 인권침해 실태를 오는 2021년부터 3년 주기로 조사한다.

장애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2022년까지 특수학교 26개교 이상, 특수학급 1250학급을 증설한다.

아울러 정부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특수교사 자격이 없는 교사의 특수학교 임용을 금지하고 사립 특수학교장의 임기를 초·중등 사립학교장과 동일하게 1회에 한해서만 중임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 개정을 추진한다.

장애학생을 지원하는 사회복무요원 자격도 강화해 교대와 사범대 또는 특수교육 관련 학과 출신이 우선 배치될 수 있도록 하고 신규로 배치된 사회복무요원을 대상으로 3개월 이내에 장애인권 교육이 포함된 직무 교육을 실시한다.

사회복무요원 대상 실태조사는 연 2회로 시행하는 한편 현재 학교당 19.3개꼴인 특수학교 내 폐쇄회로(CC)TV도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설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장애학생에 대한 인권침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예방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며 “이번 대책이 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현장과 소통하면서 추진해 장애학생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