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월 29만1000원, 6년 연속 증가..소득간 사교육비 격차 5.1배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저출산 기조에도 불구하고 초·중·고등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6년 연속 증가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역대 최대 수준인 29만원을 넘어선 것이다. 이에 사교육비를 절감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은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지원보다 사교육비 부담이 더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사교육비 지출에서도 빈부격차가 좁혀지지 않아 학부모들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

◆자녀 수 적을수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 ↑

교육부와 통계청은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1486개교 학부모 4만여명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9만1000원으로 전년(27만2000원)보다 1만9000원(7.0%) 올랐다.

사교육비는 6년 연속 증가하며 지난 2007년 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였고 증가 폭도 역대 가장 컸다.

학교급별 사교육비도 전년 대비 모두 상승했다. 초등학생은 전년 대비 3.7% 상승한 26만3000원, 중학생은 7.1% 상승한 31만2000원, 고등학생은 12.8% 상승한 32만1000원이었다. 중·고등학생 월평균 사교육비는 조사 이래 처음으로 30만원을 넘었다.

교과과목 사교육비는 1인당 월평균 21만3000원으로 1만5000원, 7.6% 증가했으며 이 중 국어는 2만1000원, 영어는 8만5000원, 수학은 8만3000원, 사회·과학은 1만2000원이었다.

예체능 및 취미·교양도 전년 대비 5.8% 늘어난 7만6000원이었다. 음악은 2만4000원, 미술은 1만3000원, 체육은 3만1000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안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대입제도의 불확실성이 가중된 것이 사교육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교육비 총 규모는 2017년 18조7000억원에 비해 4.4% 증가한 19조5000억원이었다. 사교육비는 2009∼2015년 감소세를 보이다 2016년부터 계속 증가세다.

학교급별로 보면 사교육비 증가 추세는 초등학생이 8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늘었다. 고등학생은 5조9000억원으로 3.5% 증가했고 중학생은 5조원으로 3.5% 증가했다.

교과 사교육비는 14조3000억원으로 5.0%(7000억원) 늘었다. 이 중 영어 5조7000억원, 수학 5조5000억원, 국어 1조4000억원이었다.

예체능 및 취미·교양 영역도 증가 추세다. 이 분야의 사교육비 총액은 5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음악은 1조6000억원, 미술은 9000억원, 체육은 2조1000억원이었다.

사교육을 받지 않아 ‘0원’인 학생들을 제외하고 실제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9만9000원(4.6%↑)이었다.

사교육 참여 학생 중 초등학생은 월평균 1인당 31만9000원(3.9%↑), 중학생은 44만8000원(3.7%↑), 고등학생은 54만9000원(7.6%↑)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교육 참여율은 1.7%포인트 상승한 72.8%로, 2007년 77%에서 2016년 67.8%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상승세다.

문제는 사교육 빈부격차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0만5000원으로 200만원 미만 가구는 9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0만5000원으로, 월평균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월평균 사교육비(9만9000원)의 5.1배에 달했다. 이는 전년(5.2배)보다 소폭 줄어들었지만 높은 격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시·도별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41만1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경기(32만1000원), 대구(30만3000원) 순이었다. 반면 충남은 18만7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아울러 자녀가 1명인 경우 1인당 사교육비는 32만4000원, 2명 30만8000원, 3명 이상 22만 5000원으로 자녀가 적을수록 1인당 사교육비를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사교육비. <자료=교육부>

◆취업판 ‘SKY캐슬’?..구직자 71% “취업 사교육 필요”

한편,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구직자 10명 중 7명은 ‘취업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구직생활에 지쳐 사교육을 통해 기간을 최대한 줄여보려는 구직자들의 조급함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최근 1년 내 구직경험이 있는 회원을 대상으로 취업 사교육 이용 경험 및 사교육비 지출실태를 조사한 결과 구직자의 71%가 “취업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취업 사교육이 필요한 이유로는 ‘구직 보조수단으로써 활용하면 효과적’(39%), ‘취업전문가의 전문코칭으로 구직기간을 줄일 수 있다면 바람직한 수단’(33%)이라는 답변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특히 구직자 61%가 구직과정에서 취업 사교육을 이용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이용한 취업 사교육 형태는 ‘자격증 준비’(37%)가 가장 많았고 이어 ‘어학시험’(19%), ‘영어회화’(10%), ‘인·적성 및 직업훈련’(각 8%), ‘자기소개서(7%)’, ‘면접’(6%), ‘스피치·이미지메이킹’(3%) 순이었다.

다만 취업 사교육 이용 빈도가 높아지면서 비용도 만만찮았다. 조사결과 최근 1년 내 취업 사교육을 위해 발생한 비용은 총 342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지출항목은 앞서 언급한 총 8개로, 항목별 평균 지출 비용은 42만8000원에 달했다.

반면 취업 사교육이 필요 없다고 답한 구직자들은 ‘터무니없이 비싼 수강료와 교육비’(48%)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부실한 교육내용’(21%), ‘취업 사교육을 빙자한 취업 사기 노출 위험’(21%) 등 반대이유도 나타났다.

취업 사교육비와 합격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16%만이 ‘구직비용과 합격률 간 상관관계가 매우 크다’고 여겼고 나머지 84%는 구직비용과 합격률 간에는 관련성이 적다고 봤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