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임직원 구속 기로..가습기살균제 ‘유해성’ 알고도 숨겼다
SK케미칼 임직원 구속 기로..가습기살균제 ‘유해성’ 알고도 숨겼다
檢, 독성실험 보고서 최근까지 보관 후 삭제 정황 포착
박철 부사장 등 4명 증거인멸 혐의..14일 영장실질심사
  • 박계형 기자
  • 승인 2019.03.1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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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공공뉴스=박계형 기자]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 임직원들이 구속 기로에 섰다.

검찰이 최근 SK케미칼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 가습기살균제 ‘가습기 메이트’의 원료 물질 독성 실험 연구보고서 등 자료를 확보하고 박철 부사장 등 임직원 4명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른 것.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박 부사장을 비롯해 이모 전무, 양모 전무 등 4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어 이들의 증거인멸 혐의의 소명 여부와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

박 부사장 등 4명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이들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의 원료 물질 유해성 관련 자료를 은폐한 혐의를 받는다.

‘가습기 메이트’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서 옥시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다음으로 많은 피해자를 낸 제품이다. SK케미칼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원료 물질인 PHMG·PGH와 가습기 메이트 원료 물질인 CMIT·MIT를 모두 제조한 회사다.

검찰은 지난 1월 압수수색에서 SK케미칼이 CMIT·MIT 성분의 독성 실험 연구보고서 등 안전성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이슈화되자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SK케미칼의 가습기 살균제 출시 전인 1990년대 초 작성된 것으로 SK케미칼이 1994년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하기 전 유해성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중요한 증거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앞서 SK케미칼 전신인 유공은 1995년 서울대 수의과대 이영순 교수팀에 CMIT·MIT 성분의 안전성 검사를 의뢰한 사실이 2016년 8월 국정조사에서 알려진 바 있다.

당시 연구팀은 6개월에 거친 실험 끝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백혈구 수가 변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정조사에 출석한 당시 김철 SK케미칼 대표는 “(서울대 연구소와 SK케미칼 모두) 해당 문서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고 증언해 위증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지난 2월 기준 총 6309명이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386명, 생존자는 4923명이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2016년 기준 4050명이었지만, 매년 증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