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이유있는’ 잦은 사고] 음주·근무태만·법위반..무너진 공직기강에 새 수장 ‘부담’
[코레일 ‘이유있는’ 잦은 사고] 음주·근무태만·법위반..무너진 공직기강에 새 수장 ‘부담’
  • 이민경 기자
  • 승인 2019.03.14 13:3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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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잇단 열차사고 등 공직기강 해이로 사장이 임기 3분의 1도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까지 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조직 관리가 상당히 허술한 모습이다.

철도 안전사고 발생 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무엇보다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그러나 임직원들은 근무 전 음주를 하거나 직무태만 등 사유로 끊임없이 징계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레일은 일탈 행위를 일삼는 임직원들을 적발하고 있음에도 징계 수위가 비교적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사의 ‘솜방망이 처벌’이 내부 기강을 다잡기에는 역부족으로, 임직원들의 경각심도 높이지 못한다는 것.

결국 코레일에서 발생하는 잦은 열차 사고는 이처럼 무너진 내부기강으로 인해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는 평가도 들리는 실정이다.

2018년 12월8일 코레일 강릉발 오전 7시30분 서울행 KTX 산천 고속열차가 강원도 강릉시 운산동 구간에서 탈선, 코레일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코레일, 국토부 산하 공기업 중 내부징계 건수 1위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 등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2년간 코레일의 내부 징계 건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9곳 가운데 가장 많은 193건이었다.

징계 사유는 음주, 직무(업무)태만, 열차위규운전, 도로교통법위반, 금품수수, 품위유지의무위반 등으로 다양했다. 이 가운데 직무태만이 6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품위유지의무위반(62건)이 뒤를 이었다.

적발된 임직원들에게는 견책, 감봉, 정직, 파면, 해임 등의 징계가 내려졌다.

문제는 철도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임직원들은 철도안전 관련 규칙을 준수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안전 관련 징계 건수는 36건에 달했고 이에 따른 수위도 가벼웠다는 점이다.

이 기간 승객 안전 문제로 직결될 수 있는 징계 사유와 건수는 ▲열차위규운전 22건 ▲도로교통법위반 6건 ▲근무 전 사전음주 확인 5건 ▲근무 중 음주 3건 등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은 이들 임직원에 대해 ▲견책 20건 ▲감봉 13건 ▲정직 3건 등 처벌을 내렸다.

코레일의 징계양정기준을 보면 ‘비위 의도가 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만 경징계인 견책이 가능하다. 하지만 안전 규정을 어긴 임직원들에게 코레일은 견책 처분을 가장 많이 내렸고, 파면이나 해임은 단 한건도 없었다.

임직원들의 규정 위반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져 승객들이 안전을 위협받을 가능성도 있지만, 실제로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과실도 경미해 이 같은 코레일이 낮은 수준의 징계를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코레일 2017년 징계처분 결과 일부 <자료=알리오>

◆열차사고 부른 솜방망이 처벌..후임 사장 행보에도 ‘암초’

뿐만 아니라 낮은 처벌로 인한 내부기강 해이가 도를 넘고 있는 상황이 탈선, 화재 등 잇따라 발생하는 열차 사고와도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코레일에서는 지난해 KTX 탈선, 객실 화재, 단전, 고장 등 각종 사고가 끊임 없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발생한 서울행 KTX 강릉선 열차 탈선으로 승객 15명과 직원 1명 등 1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또 탈선 사고로 열차 운행이 중지되면서 이용 고객들은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 사고로 당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취임 10개월 만에 스스로 사임했다. 오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11일 강릉선 KTX를 비롯한 연이은 열차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오 전 사장은 2018년 2월 취임 일성으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코레일의 사명이자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지만 결국 지키지 못하고 취임 10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수장 공석인 코레일은 현재 정인수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최근 신임 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솜방망이 처벌로 임직원들을 챙기면서 승객 안전은 뒷전에 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은 향후 새 수장에게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코레일 홍보실 관계자는 “(국토부 산하) 다른 기관보다 직원수가 많아 (징계 건수가)수치상 높아보이는 것”이라며 “타 공기업들보다 (공직기강 확립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교육 등을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임직원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생기는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