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정혜진 기자] “공산당보다 더한 위장 타결이다!”

LG전자가 최근 서비스센터에서 근무 중인 협력사 직원 직접 고용과 관련해 세부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지만, 그러나 직원들의 연봉이 삭감되는 등 처우가 오히려 악화돼 반발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번 협상과 관련해 사측은 적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우호적인 성격을 가진 한국노총이 직고용 전환자들을 해당 노조에 가입시킨 후, 이 노조 대표단이 회사와 협상에 나서면서 ‘밀실 협상’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특히 노조 가입 과정에서 직고용 전환자들에 대한 회유와 압박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것은 물론,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하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LG전자는 곧바로 직고용을 발표해 이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도 나와 논란은 확대되는 분위기.

LG전자는 서비스센터 직접 고용을 발표하고 상생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 하지만 사측 중심의 밀실 교섭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면서 찝찝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21일 노동계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LG전자와 서비스센터 대표단 협상에서 양측이 밀실협상으로 직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채 무리한 협상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서비스센터 직원은 “협상안대로 진행될 경우 기존 연봉보다 40~50%가 줄어들게 된다”고 호소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1월 말 서비스센터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서비스센터 직원 3900명 전원을 직접 고용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전국의 서비스센터 대표단 12명과 사측은 협상에 돌입해 인사체계, 임금, 복리후생 등의 합의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사측과의 협상을 위한 위원회 구성부터 노조 내 잡음이 불거졌다. 서비스센터의 입장을 대변할 노조 측 위원은 배상호 LG전자 노조 위원장과 서비스센터장 6명, 센터장이 선정한 서비스센터 엔지니어 6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LG전자 서비스센터 직원의 직접고용을 주장해온 서비스센터 노조는 협상에서 배제된 것. LG전자 서비스센터 직원들은 지난해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에 ‘LG전자 서비스지회’를 창립했다.

반면 이번 직접고용 협상에서 근로자 대표로 나선 LG전자 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 소속이다.

LG전자 서비스센터 직원 직고용에 대한 협상타결을 통보받은 서비스지회 측은 자신들의 의견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으며 이번 협상이 ‘밀실 교섭’이라고 반발했다.

서비스지회 측은 직원들 가운데 선출된 대표 12명은 사측과 가까운 인물들이며 그들은 다수의 반대를 무릅쓰고 회사와 합의를 강행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합의안의 구체적인 내용 자체도 일반 직원들에게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LG전자 측 노조가 서비스센터 직원들에게 회유, 압박 등을 통해 한국노총에 가입할 것을 강요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노총 산하 LG전자 노조 간부가 “LG전자에 다니면서 노조가 다르다면 결국 (민주노총에 가입한) 그 사람은 도태된다, 도태”라고 말한 음성이 담긴 KBS 보도가 이 같은 증언에 힘을 싣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비스센터 직원은 사인한 적도 없는데 자신도 모르게 가입되기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결국 직접 고용될 3900여명 가운데 90% 이상이 기존 LG전자 노조에 가입했고 정규직화 협상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기존 노조는 29년간 LG전자와 분규가 없었다.

이에 LG전자는 대표성 있는 노조와 적법한 협상을 했고 정규직 전환으로 복지혜택이 커진다는 입장이다.

LG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LG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LG전자는 지난 15일 전국 130여개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협력사 직원 3900여명의 직접 고용을 위한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인사체계를 비롯해 임금, 복리후생 조건 등에 대한 세부 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들은 후속 절차를 거쳐 오는 5월1일자로 정식 고용될 예정이다.

LG전자가 서비스센터 직원을 직접 고용하는 것은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별도의 자회사를 두지 않고 LG전자가 직접 고용하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 확대’라는 정부 정책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LG전자 측은 설명했다.

LG전자와 노조는 이번 직접고용을 계기로 LG전자 고유의 노경(勞經)문화를 더욱 선진화시키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하지만 서비스센터 직원으로 추정되는 일부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북한 공산당 보다 더한 위장 타결” “강제 노조 가입시키고 밀실협상에 찬성한 적도 없는데 합의라니” 등 강하게 반발하며 직접 행동 나설 것도 시사한 상황.

LG전자 서비스센터 직고용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후진적 노경문화’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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