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수 부소장 “北, 개성 연락사무소 유지 불씨 남겨둔 것”..‘반쪽’ 근무 시작

김창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장 겸 부소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25일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개성으로 출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북한의 일방 철수에도 불구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우리측 인원들은 25일 정상적으로 출경했다. 정부는 연락사무소 정상화의 불씨를 살려가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북측 연락사무소 인원이 전원 철수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남측 인원만 체류하는 ‘반쪽 근무’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7시57분께 통근버스를 타고 경기도 파주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한 공동연락사무소 남측 인원들은 자신의 짐을 들고 잠시 대기했다가 오전 8시11분께 출경을 시작했다.

이날 연락사무소에서 근무하기 위해 출경한 인원은 사무소 직원 11명, 지원인력 28명 등 총 39명이다. 또한 차량 17대도 함께 출경했다.

지난 22일 주말 근무를 위해 입경하지 않은 남측 인원 25명까지 더하면 이날 총 64명이 체류하게 된다.

김창수 연락사무소 사무처장 겸 부소장은 출경 전 기자들과 만나 “역대 정부가 남북간 상시소통채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그 결과로 지난해 연락사무소가 개소했다”며 “북측이 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지만 불씨가 살아있기에 이 불씨를 지키기 위해 오늘 평상시와 다름없이 출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소장은 연락사무소가 폐쇄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금요일 북측에서 연락사무소에서 철수하더라도 우리(남측)가 체류하는 것은 상관하지 않겠다고 얘기했다”며 “북측의 태도도 연락사무소를 폐쇄한다기보다는 유지하는 불씨를 남겨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불씨를 지키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해야할 일”이라며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준비하되, 어떤 상황이 발생한다면 즉각 대처해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불씨를 살려나가기 위해 차분하게 평상시와 다름없는 마음으로 근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소장은 이날 출경을 위한 북측과의 접촉에 대해 “출경을 위해서는 몇가지 행정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북측에서 행정 조치에 대해 평상시와 다름없이 협조를 잘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측에서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고 출경에 필요한 조치들만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연락사무소에서 북한과 직·간접 접촉을 통해 북한의 의도를 면밀히 파악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소장은 “북측하고 하는 일상적인 연락업무 같은 경우는 진행되지 않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개성에 나온 북측 여러 기관이 있으니까 그 기관들을 접촉하면서 북측 상황을 계속 파악하고 파악하는대로 서울과 여러 상황을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22일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을 통보하고 연락사무소 인원 전원을 철수시켰다. 다만 “남측 연락사무소 잔류는 상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주말 동안 남북 협의를 거쳐 우리측 연락사무소 근무 인원들의 출경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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