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대응 논란, 교환→환불 전환에 ‘소비자기만’ 봇물..댓글창 폐쇄 및 SNS 비공개
삭스힐 물 빠짐·자동필터링 의혹 게시글 모두 ‘삭제’ 왜?..사측 ‘법적대응’ 남발 도마 위

[공공뉴스=정혜진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온라인쇼핑몰 임블리(IMVELY)가 ‘호박즙 곰팡이’ 사태로 위기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다소 미흡했던 회사의 초기 응대는 소비자기만이라는 불씨를 만들었고 이에 뿔난 누리꾼들은 급기야 “세무조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철저한 역학조사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

더욱이 그동안 ‘소통왕’을 내걸며 활발한 마케팅을 추진해 온 부건에프엔씨(주) 임블리·블리블리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임지현 상무가 호박즙 곰팡이가 논란이 되자 돌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댓글창을 닫은 데에 이어 계정 자체를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더 큰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곰팡이발(發) 초기 부실한 대응법은 결국 청와대 국민청원 제안에서 불매운동 움직임으로까지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사진=임블리 호박즙 문제제기 SNS 캡쳐>
<사진=임블리 호박즙 문제제기 SNS 캡쳐>

◆‘곰팡이 호박즙’ 초기 미흡 대응 결국 파장 커져..비난 갈수록 거세

최근 임블리의 히트 상품인 ‘임블리 호박즙’에서 곰팡이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된 가운데 임블리 측이 호박즙 판매를 중단하고 환불 조치에 나섰다.

‘임블리 호박즙’을 구매한 고객 A씨는 지난 2일 SNS에 제품 입구에 이물질이 묻은 사진을 게재했다.

A씨는 “지난 1월8일 임블리에서 호박즙 2박스를 구매했고 3월8일 호박즙 스파우트 파우치 빨대 입구에 곰팡이로 보이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임블리 측에 항의했으나 “환불은 어렵고 그동안 먹은 것에 대해선 확인이 안 되니 남은 수량과 폐기한 것만 교환을 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A씨의 폭로에 ‘임블리 호박즙’에 대한 소비자들의 쓴소리가 빗발쳤다. 다름아닌 먹거리에 이물질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업체 측의 당연한 응대 조치가 즉각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논란이 커지자 임블리 창업자인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는 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제(2일) 한 고객께서 임블리사이트에서 4개월 전에 임블리 호박즙을 3박스 구매하셨고 호박즙 입구에서 곰팡이로 보이는 이물질이 있다고 하셨다”면서 “김재식 박사님께서 확인결과, 김재식 박사 호박즙에서도 이런 경우가 지금까지 생산·판매를 하면서 2건이 발생됐고 호박즙을 생산하는 스파우트 파우치의 입구를 기계가 덜 잠그는 경우가 수십 만 건 중 한두 건 정도 생길 수 있는 오류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 상무는 “유통 및 보관 중 공기에 노출되고 공기 중에 떠도는 균이 방부제 없는 호박즙과 접촉돼 곰팡이가 발생될 수 있다고 한다”며 “아무리 적은 확률이라 하더라도 이런 가능성을 알게 된 이상 현재로써 판매를 안 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판매된 28차분에 대해서는 모두 환불해드릴 예정”이라며 “만약 혹시라도 남아있는 호박즙을 먹기가 불안하시다면 cs게시판에 남겨주시면 문제가 없더라도 모두 환불을 도와드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호박즙은 용기변경 등 개선방법을 확실하게 체크하기 전까지는 우선 생산을 보류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임블리 측이 이처럼 해당 사실을 인정하고 상품판매 중단, 환불조치까지 신속히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은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초기 대응에 대한 비난이 일자 임 상무는 돌연 자신의 SNS 댓글창을 막고 “호박즙이 아닌 다른 추측성 댓글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제가 혼자 모두 응대하기는 어렵다. 저는 사실이 아닌 추측성 댓글들을 그냥 두었다가 사실화 되는 경우를 정말 수도 없이 겪어왔다. 때문에 댓글창을 닫아두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호소한 행태에 대해 비난의 뭇매는 거세지고 있는 것.

임블리 측은 4일 호박즙 곰팡이 사태와 관련, 임블리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현재 김재식헬스푸드와 대책 마련 회의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임블리 인스타그램  캡쳐
임블리 측은 4일 호박즙 곰팡이 사태와 관련, 임블리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현재 김재식헬스푸드와 대책 마련 회의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임블리 인스타그램 캡쳐>

현재 임 상무는 SNS 댓글창을 닫은 후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다만 임블리 측은 4일 1차적으로 회사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임블리X김재식헬스푸드 ‘호박씨 추출한 리얼호박즙’ 관련해 블리님들께 안내드린다”며 “당사에서 판매 중인 임블리 호박즙 관련, 불편함을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임블리 측은 “현재 정확한 안내를 드리기 위해 이 사안에 대해 김재식헬스푸드와 회의 중에 있으며, 금일 중으로 최대한 빨리 안내드리겠다”며 “다시 한 번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후 임블리는 호박즙을 구매한 전 고객에게 제품 환불 조치를 시행한다는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임블리는 홈페이지를 통해 “호박씨까지 추출한 리얼호박즙 1차 판매분부터 지금까지 판매된 제품에 대해 환불 처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환불 대상은 2018년 4월 1차분부터 가장 최근인 28차까지 판매된 제품.

임블리는 “구매기간에 상관없이, 다 드시고 남아있지 않더라고 호박즙 전액 환불해드린다”고 설명했다.

환불 접수는 임블리 온라인 쇼핑몰 전용 문의게시판에서 가능하다.

◆삭스힐 물 빠짐, 자동필터링 의혹 게시글 모두 ‘삭제’..대체 왜?

이처럼 임블리는 식음료 업계 전례없는 ‘구매고객 모두 환불’ 결정으로 실망한  소비자들에 대한 마지막 신뢰 다지기에 나섰지만 그러나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곰팡이 호박즙 사태가 불거지자 임블리 측이 그동안 소비자기만을 해 왔다는 제보성 글들이 온라인상에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그동안 임블리 측이 사실을 적시한 게시글, 댓글 조차도 법무팀을 대동 고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무리하게 이들을 압박해 왔다는 주장들이 제기되며 사태를 키우고 있는 까닭.

현행법상 허위가 아닌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죄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활발한 기업 활동을 하면서 단순히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의 불만 목소리까지 법적 운운하며 압박하는 것은 올바른 기업 경영 행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곰팡이 호박즙 논란에 앞서 임블리는 삭스힐 물 빠짐 현상과 관련해 피해글이 게재되면서 소비자 불만에 대한 대응이 소비자기만이라는 지적이 한차례 제기된 바 있다.

최근 유명 포털사이트에는 ‘(공익제보)임블리 쇼핑몰의 소비자기만’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지만 임블리 측의 게시중단요청으로 게시글이 삭제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최근 유명 포털사이트에는 ‘(공익제보)임블리 쇼핑몰의 소비자기만’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지만 임블리 측의 게시중단요청으로 게시글이 삭제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최근 유명 포털사이트에는 ‘(공익제보)임블리 쇼핑몰의 소비자기만’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지만 임블리 측의 게시중단요청으로 게시글이 삭제됐다는 소비자 B씨의 글이 또다시 회자되며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해당 게시글을 작성한 B씨는 임블리에서 판매 중인 삭스힐 제품 일부가 심한 물 빠짐 현상으로 양말은 물론 발가락까지 까맣게 물드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임 상무가) 내 발에 땀이 많아서 그렇다고 하더라”라며 “항의 글에 계속 뻔뻔하게 댓글 삭제하고 차단하고 아니라고 잡아떼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본 게시글을 작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이 확산되자 누리꾼들은 임블리를 향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한 누리꾼은 “임 상무의 SNS 자동 필터링 논란 등 임블리를 이용하는 고객들 중 악의적 또는 불리한 질문을 댓글로 다는 경우 즉시 삭제가 되고 있다는 증언 및 사진 인증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누리꾼은 “대기업도 먹거리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면 즉각 식약처에 자진 신고하고 확실한 원인을 밝힌다.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서라도 임블리도 식약처의 역학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임블리 쇼핑몰 캡쳐
<사진=임블리 쇼핑몰 캡쳐>

◆부건에프엔씨 성장 큰 축 ‘임블리’, 책임감 있는 기업정신 시급

한편 임블리는 여성 의류 및 잡화 판매를 시작으로 화장품 블리블리(vely vely), 또 기존의 타 유명 브랜드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건강기능식품, 생활가전까지 그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 생산 판매 중이다.

2013년 오픈한 임블리는 직원 세 명으로 시작해 첫해 연 매출 30억 원을 달성하며 급성장했다. 임블리의 성공에 힘입어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블리블리 역시 부건에프엔씨의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대가 급변하고 SNS를 통한 소통이 활발해지면서 그에 맞는 적절한 마케팅과 사업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성공가도를 달려온 임블리.

이처럼 쇼핑업계 대표 기업으로 우뚝 선 만큼 임블리가 긴 생명력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닌 진정성 있는 책임감이 시급하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공공뉴스>는 임블리 측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유선 및 메일을 통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담당자가 부재 중이다”, “담당자가 회의 중이다”라는 이유로 아직까지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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