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이민경 기자] KDB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산은캐피탈(이하 KDB캐피탈)이 고위 임원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제 사람 감싸기’에 급급해 이를 무마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8월 KDB캐피탈 콜센터를 통해 임원 A씨에 대한 성추행 제보가 있었지만 회사 측은 제보자의 민원 철회에 따라 사건을 종결,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A씨도 이렇다 할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것.

게다가 올해 초 검사실장 교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당시 사건 조사를 지시한 검사실장에 대한 ‘보복성’으로 인사 조치를 한 것 아니냐는 풀이도 내놓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당시 감사위원회 소속 검사실은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해당 사안에 대해 김영모 KDB캐피탈 사장은 보고를 받지 못했다. KDB캐피탈 출범 이후 첫 내부승진 최고경영자(CEO)인 김 사장의 내부적 입지와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달리는 실정이다.

KDB산은캐피탈 홈페이지 갈무리
KDB산은캐피탈 홈페이지 갈무리

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KDB캐피탈 콜센터에는 이 회사에 근무 중인 임원 A씨에 대한 성추행 제보가 들어왔다. A씨는 당시 독신 상태였다.

여성 B씨는 당시 A씨가 차 안에서 자신을 강제로 성추행 했다고 주장, 이와 관련해 A씨의 처벌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추행 의혹 관련 민원이 접수된 후 KDB캐피탈 감사위원회 소속 검사실은 A씨의 성비위 행위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B씨의 민원 철회로 이틀 만에 종결됐다. B씨는 민원을 철회하면서 “A씨가 진지하게 사과했고, 믿고 사겨보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교제 전 발생한 성추행 문제와 관련해 회사 내부적으로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았다. 다만 회사는 A씨에게 ‘만약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 발생할 경우 책임지겠다’는 내용이 담긴 확약서 제출을 요구했다.

내부 직원의 성비위 논란은 사측 입장에서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분. 특히 고위 임원이라는 점에서 KDB캐피탈 측이 더 빠르게 사건을 덮은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도 나오는 분위기다.

아울러 일부에서는 ‘보복성 인사’ 의혹도 나왔다. KDB캐피탈이 올해 초 검사실장을 교체한 것을 두고 당시 A씨의 성추행 사건 조사를 지시한 검사실장에 대한 보복 차원 아니냐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는 전언이다. 

뿐만 아니라 임원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후 KDB캐피탈의 보고 체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성추행이라는 사안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해당 이슈는 김 사장, 상근감사위원 등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

김 사장은 KDB캐피탈 출범 이후 첫 내부승진 CEO다. 지난해 5월 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산은 부행장까지 지낸 인물로 정통 ‘산은맨’이지만, 그러나 리더십은 이렇다 할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버닝썬 게이트’, ‘장자연 사건’ 등 성비위 관련 사건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정부에서도 강력하게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국책은행 자회사에서 ‘임원 성추행 무마’ 의혹과 같은 잡음이 불거지면서 비난의 화살은 더욱 커지는 형국.

이는 “신뢰받는 금융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던 김 사장의 향후 행보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와 관련 KDB캐피탈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콜센터로 (A씨 관련 성추행) 제보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인 문제였다”며 “개인의 문제가 회사와 연관돼 사장 리더십까지 거론되는 것은 비약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보 직후 검사실에서 사실관계 파악을 하던 중이었는데 (제보자가) 바로 다음날 민원을 철회했다”면서 “사소한 모든 사안을 (CEO에게) 보고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사건을 덮은 것도 아니고, 김 사장도 해당 내용을 파악한 후 조사를 지시했다”며 “두 차례 조사 결과 (A씨의) 성추행 사실은 없었고 징계 대상 건도 아니었다”고 했다.   

아울러 검사실장 인사와 관련해서는 “정기인사 일환”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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