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강현우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11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부적격자’로 규정하고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한국당 상임위원들이 청문 후보자에 대해 사퇴를 촉구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지만 양당이 공동으로 입장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이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한국당 의원과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한마디로 참담함 그 자체였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각종 의혹들에 대해 이 후보자는 어느 하나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며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청와대의 연이은 인사참사에 분노를 넘어 울분을 터트렸다”고 비난했다.

이 후보자 부부의 주식 보유액은 35억4000여만원으로 전체 재산의 83%에 달하며 이 중 후보자 본인 명의 소유도 6억6000여만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후보자는 자신은 주식투자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주식 거래와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은 전적으로 배우자가 했다고 답변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며 “자기 명의의 거래조차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자 내외 전 재산의 56.4%에 해당하는 24억여원이 OCI그룹 계열사인 이테크건설과 삼광글라스 주식이어서 이해충돌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는 이테크건설 관련 재판에서 회피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후보자의 배우자 및 자녀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 석사 논문 표절 의혹, 해외출장비 부풀리기 의혹, 특정업무경비 횡령 의혹 등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이들은 “이러한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해 후보자는 변명과 회피로 일관하면서 인사청문의 기능을 무력화시켰다”며 “무엇보다 후보자는 지방대 출신, 40대, 여성이라는 것 외에는 자신이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돼야 할 자격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후보자 본인 및 가족들이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 등과 관련돼 있음으로 인해 코드가 후보자 선정에 결정적이자 유일한 이유라는 확신만 심어줬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법사위 소속 한국당, 바른미래당 의원 전원은 이 후보자가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며 이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격 없는 후보자를 지명한 청와대의 무능력한 인사검증 시스템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계속된 인사 실패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인사라인 경질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오 의원은 이 후보자의 배우자에 대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투자’의혹을 제기하며 금융위원회에 고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이 후보자 남편의 경우 내부정보를 통한 주식거래 의혹이 있다”며 “금융위에 같은 방식으로 수사의뢰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자진 사퇴를 하거나 청와대에서 지명 철회를 할 시간적 여유를 주자고 해 청문보고서 채택과 관련된 법사위 전체회의는 보류시킨 상태”라며 “이 후보자의 거취를 보고 문형배 후보자와 이 후보자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국민연금이 어려운데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관보다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사로 가는 게 맞겠다”고 꼬집으며 “이 정도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리라 보지 않는다. 지명 철회가 맞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