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시행에도 63.5% 주말근무..절반 이상 보상 못 받아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주 52시간 근무제와 탄력근무제 도입 등 근로환경 개선과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직장인들은 여전히 장시간 노동환경에 놓여있다. 실제로 직장인 절반 이상은 주말에도 근무를 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문턱이 높아지면서 구직자들의 취업 준비기간이 길어지고 있지만 회사에 입사 하고도 3~6개월 안에 퇴사하는 ‘조기퇴사자’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뉴시스>

◆직장인 절반, 입사 1년 이내 조기퇴사..이유는 ‘잦은 야근·낮은 연봉’

12일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 737명을 대상으로 ‘주말 근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 내 주말 근무 경험이 있는 직장인은 63.5%로 집계됐다.

이들의 한 달 평균 주말 근무 수는 2.5회다. 주말 근무시간도 평일 근무시간과 비슷한 7.2 시간으로 조사됐다.

주말 근무 이유로는 ‘업무가 너무 많아 평일에 못 끝내서’(38.9%, 복수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휴일이 따로 정해진 직무가 아니어서(32.7%) ▲상사, 회사 문화 등이 주말 근무에 익숙해서(19.9%) ▲행사 운영 등 주말에 할 일이 많아서(17.1%) ▲주말근무 수당을 받기 위해서(10%)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주말 근무에 대한 보상이 있는 직장인은 45.1%에 그쳐 절반 이상의 직장인은 별도의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지만 절반에 가까운 직장인은 주말에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 중인 직장에 다니는 응답자(319명) 중 46.1%가 ‘제도 시행 후 주말 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주말 근무는 월 평균 1.5회였다.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라 주말 근무에 대한 제약이 심해졌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70.2%가 ‘차이가 없다’라고 답했다. ‘주말 근무가 전면 금지됐다’는 응답은 15.4%였으며 ‘약간 심해졌다’는 답변은 14.4%로 10명 중 3명만이 차이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근무환경은 결국 ‘조기퇴사’로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요즘 젊은 세대들이 참을성이 없다고 하기에는 분명한 이유와 생각이 있었다.

앞서 사람인이 직장인 638명을 대상으로 ‘조기퇴사 경험’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가 ‘입사 1년 이내 퇴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시기는 평균 5개월로, 입사 후 ‘3개월’(21.4%)이 가장 많았고 ‘1개월 이내’(15.7%), ‘6개월’(15.1%), ‘12개월’(6.8%), ‘2개월’(6.8%) 등의 순이었다.

조기퇴사를 결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잦은 야근 등 열악한 근무환경’(41.3%, 복수응답)이었다. 이어 ‘낮은 연봉’(36.2%), ‘입사 전 생각했던 회사와 다름’(33.9%), ‘적성에 맞지 않는 직무’(29.9%), ‘대인관계, 기업문화 등 부적응’(23.1%), ‘높은 업무 강도’(22.8%)등이 뒤를 이었다.

절반의 직장인은 조기퇴사 후 동일직무로 이동(50.1%)했지만 ‘직무 변환’(45.9%)을 한 이들도 많았다. 이는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아울러 77.4%는 ‘근속연수’가 커리어 관리를 위해 중요하지만 예전처럼 10년 이상을 한 회사에 있는 것이 선호하지는 않았다. 응답자들은 커리어를 위해 한 직장에서 필요한 근속연수는 평균 3년 이상이면 충분하다고 보고 있었다.

조기퇴사 현상은 오히려 긍정적(61.8%)이라고 생각했다. 버티고 시간을 낭비하느니, 빨리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보는 것이다.

조기퇴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 1위도 ‘안 맞는 일은 빨리 바꾸는 게 나아서’(68.8%, 복수응답)를 꼽았다. 계속해서 ‘시간낭비 할 필요 없어서’(52.5%), ‘평생직장 개념이 없어지는 추세라서’(42.6%), ‘어차피 직장생활을 오래 할 생각이 없어서’(4.6%), ‘향후 경력관리에 큰 문제 없어서’(3.8%)의 이유가 있었다.

이 밖에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직장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연봉’(21.3%)이었다. 다음으로 ‘정시 근무시간 보장’(18.2%), ‘고용안정성’(17.6%), ‘직무 적합성’(17.2%)이 상위권이었다.

<자료=사람인>

◆‘희망퇴직‧구조조정’ 칼바람..직장인 10명 중 9명 “고용불안 느껴봤다”

한편, 직장인 10명 중 9명은 구조조정, 희망퇴직 등 회사생활을 하면서 고용불안을 느껴본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직장인들이 만성 고용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입증했다.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지난 2월 직장인 7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인 고용불안감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88.6%가 ‘직장생활 중 고용불안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 중 50대 이상 응답자의 경우 100%가 고용불안을 느껴본 적이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직장생활 중 구조조정을 경험해 본 적 있냐는 질문에는 51.8%가 ‘간접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27%는 ‘직접 경험했다’고 밝혔다. 반면 ‘경험해 본 적 없다’는 응답자는 21.2%에 그쳤다.

연령대별로는 20대(55.1%), 30대(55.7%), 40대(47.2%)의 경우 ‘간접 경험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것에 비해 50대 이상(46.4%)은 ‘직접 경험했다’는 답변이 많아 구조조정 과정에서 연령 차별이 존재하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는 ‘조용히 이직 준비를 한다’는 의견이 30.9%로 가장 많았고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평소와 똑같이 행동한다’(27.3%),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회사생활을 한다’(24%), ‘회사에 잘 보이기 위해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일한다’(10.3%) 등의 의견도 뒤를 이었다.

희망퇴직에 대한 압박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직장생활 중 희망퇴직을 강요받거나 동료가 강요받는 것을 본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과반수 이상인 61.8%가 ‘있다’고 답한 것.

희망퇴직 압박 또한 연령대가 높은 50대 이상(75%)이 가장 많이 받고 있었으며 30대(67%) 40대(51.9%)의 순으로 30대도 직장 내 고단한 생존경쟁을 피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퇴직을 강요하는 방식으로는 ‘팀장 및 상사의 부탁, 회유’(27.6%)가 가장 많았고 ‘희망퇴직자로 정해졌다는 일방적인 통보’(20.9%), ‘팀별 또는 인원 할당으로 누군가는 반드시 나가야 한다는 압박’(17.5%), ‘희망퇴직 거부 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압박’(12.3%), ‘업무 박탈 및 다른 직원들과 격리’(11.7%) 등으로 희망퇴직에는 희망이 없음을 알 수 있었다.

직장인으로서 고용불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금전적 보상을 제대로 해준다면 괜찮은 것 같다’는 답변이 36.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봉삭감, 복지 축소 등을 시행하더라도 구조조정은 막아야 한다’(26.7%), ‘떠나는 직원·남아있는 직원 모두에게 최악의 선택이다’(22.3%), ‘조직이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12%), ‘나에게는 벌어지지 않을 일이기 때문에 생각해 본 적 없다’(2.8%)는 답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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