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색 페트병·일반접착제 사용 라벨 퇴출..최우수 등급 업체에 인센티브 부여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앞으로 재활용하기 어려운 유색 페트병은 없어지고 페트병에 붙은 라벨도 분리하기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페트병과 종이팩 등 포장재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포장재의 재활용 용이성 등급 기준을 확대하고 재활용이 가장 쉬운 제품을 쓰는 업체에 혜택(인센티브)을 지급하기로 했다.

페트병에 붙여진 라벨을 쉽게 떼어 낼 수 있게 절취선이 도입되는 만큼 올바른 재활용품 분리배출 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무색·라벨 절취선 있으면 재활용 등급 ‘우수’

환경부는 페트병 등 포장재를 쉽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재활용 용이성에 따라 등급을 새로 정하는 내용을 담은 ‘포장재 재질·구조개선 등에 관한 기준’ 개정안을 확정해 17일 고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페트병 등 9개 포장재의 재질·구조를 재활용 용이성에 따라 재활용 용이성 최우수 등의 등급으로 구분하고 업계에 혜택을 제공하는 등 생산 단계부터 재활용이 쉽게 설계되도록 하는 제도를 담고 있다.

해당 9개 포장재는 종이팩, 유리병, 철캔, 알루미늄캔, 일반 발포합성수지 및 단일‧복합재질, 폴리스티렌페이퍼, 페트병, 합성수지 단일재질 용기‧트레이류, 복합재질 용기‧트레이 및 단일‧복합재질 필름‧시트류 등이다.

환경부는 국내 재활용 여건과 외국 사례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비롯해 업계,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거쳐 9개 포장재 재활용 등급기준을 기존 1~3등급에서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 등으로 개선했다.

특히 기존 재활용 용이성 1등급을 최우수와 우수로 세분화하고 2~3등급을 어려움으로 통합했으며 보통을 새롭게 추가했다.

페트병의 경우 재활용을 쉽게 하기 위해서는 몸체가 무색이고 라벨은 재활용 과정에서 쉽게 제거될 수 있는 재질‧구조로 생산돼야 한다.

페트병 라벨의 우수 이상의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가 분리배출 시 라벨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절취선 등을 도입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가 분리배출하지 않은 라벨은 재활용 세척공정에서 쉽게 제거되도록 물에 뜨는 재질을 사용하고 접착제를 사용할 때 열알칼리성 분리 접착제만 사용하고 바르는 면적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환경부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물에서 분리될 수 있는 라벨을 사용하는 페트병에는 ‘최우수’ 등급을 부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과 별도로 페트병의 재활용을 낮추는 유색 페트병과 라벨의 일반접착제 사용 금지를 위해 관련 법령을 올해 하반기 중 개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 음료‧생수병용으로 생산되는 페트병은 유색에서 무색으로, 라벨의 일반접착제는 비접착식 또는 열알칼리성분리접착제 방식으로 단계적 전환이 이뤄진다.

다만 제품의 품질 보존을 위해 무색으로 바꾸기 어려운 맥주를 담은 페트병은 유리병이나 캔 등 대체품으로 전환하되, 전환시점 등 구체적 퇴출 계획은 연구용역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마련해 업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 밖에 내년부터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등급평가를 의무화하고 등급이 낮을수록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더 많이 부담하도록 해 우수 등급 이상의 포장재 사용을 유도할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페트병 등의 포장재의 재활용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조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쉽게 되도록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개정안으로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의 생산이 확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 일회용 컵 회수통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 시민단체와 ‘1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나선다

한편, ‘1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을 추진 중인 서울시가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5대 품목을 선정해 시민단체와 함께 지속적인 시민실천운동을 전개한다. 5대 품목은 플라스틱 컵, 빨대, 비닐봉투, 배달용품, 세탁비닐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1회용 컵은 연간 257억개, 1회용 빨대는 100억개, 비닐봉투 211억개, 세탁비닐은 4억장 정도로 추산된다.

특히 우리나라 플라스틱 사용량은 2016년 기준 국민 1인당 연간 132.7kg으로 미국 93.8kg 일본 65.8kg 보다 높은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8월26일 1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5대 시민실천운동 발대식을 계기로 새마을부녀회,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여성환경연대, 녹색미래와 함께 자발적 업무 협약을 통해 시민실천 운동을 실시했다.

이번에 참여하는 시민단체는 지난해부터 시민실천운동을 함께 펼쳐온 새마을부녀회 등 3개 단체 외에 서울환경운동연합이 함께 한다. 서울환경연합은 컵·빨대, 새마을부녀회는 비닐봉투, 녹색미래는 배달용품,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세탁비닐 등 시민실천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서울환경연합은 대학가 및 행사장을 중심으로 1회용 컵, 빨대 사용 실태를 점검한다. 이 단체는 카페에서 주문받을 때 빨대를 제공하지 않도록 지침을 만들어 배포하고 대학축제, 행사장 등에서 시민 대상으로 빨대 사용을 자제하는 홍보활동을 벌인다.

새마을부녀회는 올해 10개 전통시장에서 비닐봉투 줄이기 활동을 벌인다. 이 단체는 1회용 비닐봉투 사용 실태 설문조사, 나만의 장바구니 만들기, 비닐봉투 사용 줄이기,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장바구니 수집해서 대여해주기 등을 통해 검정 비닐 줄이기에 집중하고 우수 매장을 발굴한다.

녹색미래는 치킨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배달용품 사용 실태 조사하고 가정배달 시 나무젓가락과 비닐봉투 제공을 자제하도록 독려한다. 한강시민공원, 대학가, 축제 등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배달음식 주문 시 1회용 수저 등을 거절하는 동참서약을 받는다. 또 다회용 배달용기로 배달하고 수거하는 우수 배달 업체 찾는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다회용 세탁커버 사용 시범사업을 벌이고 세탁비닐 감축량을 측정한다. 이 단체는 서울시내 2500여 곳의 세탁업소를 대상으로 홍보물을 배부하고 우수 참여 세탁업소를 선정한다. 시민 대상으로 세탁비닐 사용 인식 실태조사를 벌이며 1회용 세탁비닐 사용 안하기 홍보활동도 전개한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올해 11월 시민단체별 운영성과에 대한 토론회 등을 개최해 발전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생산에 5초, 사용에 5분, 분해에 500년이 소요되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해 9월 1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공공분야는 물론, 민간사업장까지 책임 있는 주체들의 1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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