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4시32분께 경남 진주시 가좌동 주공3차 아파트에서 방화 및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묻지마 방화·살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피의자가 사건 경위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진주경찰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2분께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가 본인의 집에 불을 지르는 방화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이후 아파트 계단으로 이동해 대피 중인 이웃 주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A씨가 휘두른 흉기에 60대, 30대, 12세 주민 등 5명이 숨졌고 3명은 중상, 2명은 경상을 입었다. 8명은 화재로 발생한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과정에서 소란을 듣고 잠에서 깬 다른 주민 다수가 공포에 떨며 옥상 등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112 등에는 “흉기로 사람을 찌른다”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다”는 등 신고가 잇따랐다.

A씨가 지른 불은 소방당국에 의해 20여분 만에 진화됐다. 불은 집 내부를 모두 태우고 복도 20㎡를 그을렸다.

경찰은 A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A씨에게 공포탄·실탄·테이저건을 쐈지만 A씨 몸에 제대로 맞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과 대치 끝에 오전 4시50분께 현장에서 검거된 직후 “임금체불 때문에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로 이송된 이후에는 진술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기초생활수급자인 A씨가 현재 무직임을 확인하고 진술이 사실인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또 직업 경력과 정신병력 등도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범행 경위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며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만큼 피해자보호 경력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화·살인사건’이 벌어진 경남 진주의 아파트 주민 B씨가 “싸움이 난 줄 알고 내려갔더니 사람이 죽어있었다”며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사건이 벌어진 건물의 옆 동에 사는 B씨는 “싸움하는 소리인 줄 알고 내려왔더니 벌써 불길은 타고 있고 주민들은 살려달라고 아우성이었다”고 말했다.

B씨는 “당시 불은 용의자의 집에서만 난 상태였고 다른 집으로 번지지 않았다”라며 “경찰이나 소방차가 출동하기 전이었는데 용의자가 흉기를 휘두르는 모습은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다만 사건이 발생한 동에 사는 주민이 도피하면서 자신들이 흉기를 휘두르는 걸 목격했다고 하더라. 칼에 찔린 사람도 만났는데 당시 상황이 난장판이었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사건 당시 용의자의 집은 4층인데 자신의 집에 불을 내고 2층 계단에서 서서 기다리면서 피신하러 내려온 사람들을 향해 공격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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