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3법 처리, 5·18 진상조사위원회 출범 실패 아쉬워”..자평 70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별 기자간담회를 갖기 위해 밝은 표정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1년간의 원내대표 임기를 마무리했다. 홍 원내대표의 최대 업적으로는 선거제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검경수사권조정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안건) 지정이 꼽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열고 “협치는 결코 어렵거나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며 “각자 이해관계와 당리당략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협치의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게 제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인해 자유한국당이 장외투쟁을 벌이고 4월 국회는 본회의 개회 한 번 없이 종료된 것 등의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원내대표는 “내일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로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됐다. 지난해 5월11일 원내대표 취임하고 나서 꼭 362일째다. 그동안 부족한 저를 도와준 원내부대표단, 원내행정실, 비서실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상황을 보면 국회 정상화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수차례 말했지만 패스트트랙 지정은 법안 통과를 위한 절차가 아니라 협상을 위한 절차다. 아마 내일이나 모레라도 사법개혁특위와 정치개혁특위를 소집하려는 거 같은데 특위가 열리면 선거법이나 공수처 설치법,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한국당은 지금의 정치적 상황을 당 지지세력이나 당 내부 단합을 위해 활용한 측면이 있다”며 “이 때문에 패스트트랙 법안 논의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임기 동안 있었던 협치 사례를 조목조목 나열했다. 그는 “지난해 원구성 협상에서 우리당은 야당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면서 당시 국회 정상화를 이뤄냈다”며 “지난해 7월 여야 5당 원내대표의 방미외교도 소중한 성과다. 한반도 평화와 자동차 관세 등 국익과 국민을 위한 문제에 있어 한국 정치권이 초당적 협력에 나선 좋은 사례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치의 제도화를 위해 여·야·정 협의체를 처음으로 가동시킨 것도 기억에 남는다. 지난해 8월16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가 모여 여·야·정 협의체 구성과 주요 국정현안과 입법 등을 합의한 것은 우리 정치사에 의미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11월5일 첫 회의에서 12개항 합의를 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또한 홍 원내대표는 “협치를 통한 입법성과도 많았다. 제 임기 중 17번 본회의를 통해 2361건의 법안을 처리했다. 이중 정부 여당이 중점으로 추진한 핵심법안은 176건”이라며 ▲상가임대차보호법 ▲인터넷은행법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 ▲아동수당법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한 김용균법 ▲미세먼지 대응 법안 ▲광주형 일자리 등을 언급했다.

그는 “이달 초 우여곡절 끝에 패스트트랙 지정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라며 “한국당의 불법과 폭력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4당 공조를 통해 정치개혁과 사법개혁을 위한 논의의 발판을 마련했다. 후임 원내대표단이 앞으로 여야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 사법개혁을 완성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임기 동안 자신의 활동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자 “잘 모르겠다. 70점을 주겠다”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민주주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노력했지만 돌이켜보니 아쉬움이 더 많다. 원내대표실에서 보낸 1년이 10년이나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온 국민의 공분을 산 비리 유치원 문제해결을 위한 유치원 3법, 5·18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키지 못한 점 등은 아쉽다”며 “(4·27 판문점 선언 이후) 국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고자 했는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너무 아쉽다. 국익과 국민을 위해 함께 힘 모으자고 야당을 더욱 열심히 설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이어 “다음 원내대표에게 미안하다. 저도 지난해 당선되자마자 국회 문이 닫혀있어 정말 난감했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국회가 중단돼 있는 상황을 후임 원내대표에게 넘겨줘야 해서 미안하고 국민들께도 죄송하다”며 “내일 선거가 끝나면 여야 간 새로운 대화의 계기가 마련돼 조속히 국회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희망해본다”고도 했다.

아울러 홍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취임 2주년에 대한 평가를 주문하자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방향은 분명히 옳은 방향이고 지금 대한민국이 나아가야할 길을 뚜벅뚜벅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제 저는 민주당의 평국회의원으로 국민을 위한 일에 매진하겠다”며 “제가 맡은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