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정혜진 기자] 배우 고(故) 한지성이 인천공항고속도로 사고 여배우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교통사고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한지성은 올해 3월 결혼식을 올린 뒤 두 달만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는 것.

이 가운데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고 “사고 당일 술을 마셨다”는 한지성 남편의 진술이 나오면서 이번 사고의 실마리가 풀릴지 주목되고 있다.

한지성 사고 당시 담긴 블랙박스 영상 <사진=YTN 방송화면 캡쳐>
한지성 사고 당시 담긴 블랙박스 영상 <사진=YTN 방송화면 캡쳐>

◆한지성 사고 당시 블랙박스 공개→남편 “술 마셨다” 인정

9일 YTN은 한지성의 교통사고 현장을 지나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영상에는 지난 6일 새벽 경기 김포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 IC 인근에서 일어난 한지성의 교통사고 전 마지막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 속 한지성의 승용차는 편도 3차로 고속도로의 한 가운데인 2차로에 비상등을 켠 채 서 있다. 차량 바로 옆으로는 조수석에 탔던 한지성의 남편이 빠르게 가드레일 쪽으로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차량의 뒤쪽에서 또 다른 사람의 모습이 포착됐다. 한지성이 차량 트렁크 쪽에 나와서 허리를 굽히고 있었던 것. 영상 속 사고 목격자는 “담 넘어갔다. 한 명은 뒤에서 토하고 있고”라고 말했다.

이후 바로 옆 3차선으로 주행하던 차량이 이를 보고 속도를 줄여 멈췄고 뒤따르던 택시가 3차로에 정차한 차량을 피하려다가 2차로에 있는 한지성과 승용차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또한 영상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한지성은 택시에 치인 뒤 뒤따라오던 올란도 승용차에도 치여 2차 사고까지 당했다. 이 사고로 한지성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한지성 남편은 경찰에서 “내가 소변이 급해 차량을 세우게 됐고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 뒤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한지성이 고속도로 한 가운데인 2차로에 차를 세운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한지성은 남편이 도로를 건너기 전 이미 트렁크 쪽에 나와 있었고 남편이 가드레일에 도착한 지 약 10초 만에 사고를 당했다.

한지성이 남편보다 먼저 차에서 내렸거나 거의 동시에 내린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남편의 진술은 의혹을 더하고 있다.

아울러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한지성 남편은 경찰조사에서 자신은 술을 마셨지만 한지성이 술을 마셨는지는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사고 전 이들 부부가 어디서 누구와 술을 마셨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카드 사용 내역과 술자리의 동석자 등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일부 방송사를 통해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 속 한지성이 구토하는 것처럼 허리를 숙인 장면에 대해서는 “현장에 구토 흔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한지성의 직접적인 사망 시점과 직접적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했으며 정확한 부검 결과는 2주 정도 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의 ‘음주운전’으로 드러날 경우 사회적 분위기는 또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지금으로선 배제할 수 없다.

<사진=최규리 SNS 캡쳐>

◆“멋진 배우였다”..한지성 사망 소식에 연예계 애도물결

이처럼 석연치 않은 사고 정황으로 의문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그의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SBS 아침드라마 ‘해피시스터즈’에 출연했던 이시강이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시강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지성 배우님, 항상 밝고 열심히 하셨던 멋진 배우였다. 너무 슬프고 속상하다. 믿기지가 않는다. 기도 많이 해달라”고 전했다.

한지성과 함께 영화 ‘원펀치’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최규리도 SNS에 “모든 게 다 꿈이길. 언니 이제 편안히 잠들어. 고맙고, 사랑해 한배우”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한지성은 2010년 4인조 걸그룹 비돌스 싱글앨범 ‘Disco Town’을 발표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당시 한지성은 ‘서이’라는 예명을 사용했다. 비돌스는 자유분방한 DJ DOC를 롤모델로 삼으며 활동을 이어나갔지만 2011년 싱글앨범 ‘겨울이야기’를 끝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한지성은 배우로 전향해 활동을 펼쳤고 영화 ‘로봇, 소리’ ‘달밤체조 2015’ ‘원펀치’ 등에 단역으로 출연, 드라마 ‘해피시스터즈’ ‘상류사회’ ‘사랑은 방울방울’ 등에도 단역으로 출연하는 등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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