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정혜진 기자] 중견 시멘트 제조업체 성신양회를 이끄는 김영준 회장이 남다른 절약정신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시멘트 함량이 미달된 ‘불량 레미콘’을 만들고 이를 건설사에 납품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까닭이다.

특히 한국산업표준(KS) 규격보다 낮은 비율로 시멘트를 배합했음에도 공급 과정에서 건설사에 허위로 보고서를 꾸며 제출했고, 이를 통해 수년간 1000억원에 이르는 단가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파장은 더욱 확대되는 형국이다.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 사진=성신양회 홈페이지 갈무리, 포털사이트 네이버 캡쳐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 <사진=성신양회 홈페이지, 포털사이트 네이버 캡쳐>

1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성신양회가 레미콘을 생산하면서 건설사들과 약정한 배합 비율보다 시멘트 함량을 고의로 줄인 정황을 포착하고 이 회사 현장 직원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한 성신양회 본사 레미콘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3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레미콘은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KS 규격에 따라 주원료인 시멘트를 배합해야 한다. 그러나 성신양회는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시멘트 배합 비율을 고의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성신양회는 건설사에 불량 레미콘을 납품하면서도 마치 KS 규격에 맞춰 제조한 것처럼 허위 보고서를 꾸며 제출했다.

성신양회는 수년간 이 같은 방법으로 얻은 차익을 남겼으며, 그 액수만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현재 입건된 현장 직원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며,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성신양회 대표 등으로 경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경찰은 성신양회가 납품한 불량 레미콘으로 건설된 건축물들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내 유명 시멘트 제조업체인 성신양회가 불량 레미콘을 아파트 건설현장에 납품해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민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그동안 ‘품질’과 ‘안전’을 강조해 온 성신양회의 50년 경영 철학에도 의문부호가 달리는 형국.

이런 가운데 김 회장은 지난해 보수로 21억8500만원(급여 16억5000만원·상여 5억3500만원)을 받아 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 본인은 ‘연봉킹’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있는 반면 안전과 직결된 문제에 있어서는 절약을 실천, 결국 김 회장이 제 주머니만 불리면서 위험은 간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성신양회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해당 사안(불량 레미콘 논란)과 관련해 회사(성신양회) 측에서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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