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돋보기] ‘버스대란’ 예고..주 52시간제에 발묶인 서민
[공공돋보기] ‘버스대란’ 예고..주 52시간제에 발묶인 서민
  • 김승남 기자
  • 승인 2019.05.14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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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사상 초유의 전국적인 버스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파업을 하루 앞둔 14일 전국에서 버스 노사가 막판 협상에 나서 합의점을 찾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버스 노사는 임금 5.9% 인상, 정년 연장, 학자금 등 복지기금 연장 및 증액 등 노조의 요구사항을 두고 협상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지난 8일 제1차 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9일 파업찬반투표에서 89.3%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더욱이 노조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오는 15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한 상태다.

정부가 버스 준공영제 확대를 포함한 대책을 내놓자 대구 버스노조는 13일 사측과 합의로 파업을 철회하는 등 일부 지역은 조정이 진전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 외의 지역에서는 조정이 실패하면 15일 교통 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 52시간제 도입과 관련해 서울시 버스노조의 파업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양천구 양천공영차고지에서 버스들이 주차돼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 버스파업 대비 비상대책 가동..지하철·마을버스 연장

서울을 포함한 전국 노선버스 노동조합이 14일 임금 인상 문제 등을 놓고 사측과 막판 협상에 들어갔다.

서울시 버스노조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사측인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2차 조정 회의를 하고 막판 협상을 벌인다.

노조는 주 52시간제 도입을 앞두고 노동시간 단축과 5.9% 임금 인상, 정년 연장, 학자금을 포함한 복지기금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경영상 부담을 이유로 임금 인상과 복지기금 연장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

서울 노선버스 사업장은 노선버스 업체 적자분을 지자체가 보전해주는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이라 막판에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아직 확실해진 것은 없다.

경기도의 노사 협상은 한층 어려울 전망이다. 경기도 사업장은 재정 여건이 열악하고 인력도 부족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 경기도 15개 버스노조는 이날 오후 1시 사측과 비공개 면담을 하고 밤 10시부터 최종 조정 회의를 할 예정이다.

노조는 서울 수준으로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측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버스 운전사 월급은 310여만원으로, 서울(390여만원)보다 80만원 정도 적다.

노동계에서는 일부 지역 조정 회의가 막판까지 진통을 겪으면서 전국적으로 15일 새벽은 돼야 회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15일 버스노조의 파업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반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하철 운송기관(서울교통공사, 코레일)·자치구 등과 협력해 투입 가능한 모든 교통수단을 총동원하고 등·하교 출근시간을 1시간 조정하도록 관계기관에 요청했다.

비상수송대책이 시행되면 서울 지하철은 1일 총 186회 증회 운행한다. 막차 시간을 1시간 늦춰 종착역 기준 새벽 2시까지 연장운행한다.

또한 차내 혼잡 완화를 위해 차량간격을 최소한으로 운행하는 출퇴근 집중운행시간을 각 1시간씩 연장해 오전 7~10시, 오후 6~9시까지 운영한다.

열차지연 및 혼잡 시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비상대기 전동차 15편성을 준비하고 혼잡도가 높은 환승역 등을 중심으로 질서유지 인력 2100여명을 투입한다.

이와 함께 코레일, 공항철도도 시 비상수송대책에 적극 협력해 신분당선, 공항철도, 용인·의정부 경전철 막차운행도 새벽 2시로 연장하기로 했다.

마을버스는 예비차량을 최대한 투입하고 첫차와 막차시간을 앞뒤로 30분씩 연장 운행해 평소대비 운행횟수를 1일 총 3124회 늘린다. 또 자가용이나 택시로의 수요 분산을 위해 파업기간 동안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해 하루 평균 1만3500대를 추가 공급하고 승용차 요일제도 한시적으로 해제한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는 출근 시간 집중되는 이동수요를 분산하고자 시내 초·중·고등학교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에 파업기간 중 등교 및 출근시간을 1시간 조정해 줄 것을 해당기관에 요청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120다산콜센터와 교통정보센터 토피스, 시 홈페이지와 SNS 계정, 도로 전광판, 정류소의 버스정보안내단말기 등을 통해 파업이 종료될 때까지 버스 이용 정보 등을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안내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사시에는 자치구 및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로 비상수송대책을 전력 추진해 파업으로 인한 시민불편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버스 총파업과 관련, 정치권도 여권을 중심으로 버스 파업을 막기 위한 중재에 나섰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민의 발인 버스가 멈춰서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시민들이 겪을 불편과 불안을 감안해 파업은 자제할 것을 요청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제 정부와 노조 사이에 허심탄회한 대화가 진행됐고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 확대, 교통 인프라 확충 관련 지자체 지원, 광역교통활성화 등 정부차원의 지원방안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예정된 버스 당정이 지자체별 노사협상 추이, 정부와 지자체간 추가 논의를 위해 연기됐다”며 “당정은 국민교통복지 강화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의장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지하철 증편, 전세버스 투입, 택시 및 승용차요일제 해제, 등하교시간 조정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 대구에서 버스노사가 합의해 파업을 철회했다”며 “다른 지역 역시 버스노사와 해당 지자체가 관계부처 대책을 바탕으로 모두 윈-윈할 해법을 도출하기 바란다”고 거듭 파업 중단을 호소했다.

<자료=인크루트>

◆일촉즉발 ‘버스 대란’, 기업 10곳 중 7곳 “우리도 근로시간 단축 사각지대”

한편, 15일 전국 버스노조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기존의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특례업종이었지만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해 결국 사각지대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기업 10곳 중 7곳은 마찬가지로 자신들도 근로시간 단축 사각지대에 속한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기업 273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먼저 ‘재직 중인 기업(또는 업종)이 근로시간 단축 시행의 사각지대라고 여기십니까?’라고 묻자 응답 기업의 48%가 ‘약간 그렇다’, 26%가 ‘매우 그렇다’를 선택해 총 74%의 기업에서 사각지대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그렇다’를 선택한 기업을 규모별로 나눠본 결과 대기업(64%)보다 중견기업(86%)에서의 걱정이 큰 차이로 높았다. 이는 영세기업(70%)도 마찬가지였다.

재직 중인 기업을 주 52시간제의 사각지대라고 여긴 이유를 주관식으로 물은 결과 크게 ‘업종 특성’과 ‘경영 형태’ 두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업종만큼이나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애로사항 역시 ▲업종 상의 특이사항(고객 업무 대응으로 인한 불가피한 업무시간 연장 필요) ▲업종 상 특이점(생산량 목표 달성, 불량 이슈 등등) ▲서비스업종이기 때문에 근로시간이 길다 ▲24시간 운영을 해야 하는 제조업 공장 ▲소규모 업체라서 관리 감독 미비 등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재직 중인 기업의 ‘경영상의 관행’을 꼬집는 의견들도 상당했다. ‘CEO의 마인드’, ‘CCTV로 직원 압박’, ‘중소기업이라는 점’ 등의 답변이 잇따랐다.

근로시간 단축의 사각지대라고 생각하는 업종은 ‘외식·부식·음료’(89%), ‘문화·여가·생활’, ‘교육·강사’(각 82%), ‘디자인·미디어’(77%) 순으로 나타났고 노선 버스사업이 포함된 ‘생산·건설·운송’(71%)이 그 뒤를 이었다.

아울러 근로시간 단축 대비안 마련 현황에 대해서도 살펴본 결과 전체 응답 기업의 24%는 ‘이미 시행 중’을, 나머지 76%의 기업 중 36%는 ‘준비가 미비하다’를 선택했다. ‘준비가 잘 돼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8%에 불과했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초과근로 처리방안’이 32%로 1위에 올랐다. 이어 ‘변경안에 대한 노사 간 원만한 합의’ 및 ‘실제 적용 시 결재, 합의 과정 예상’이 각각 20%, ‘(단축안에 대한)직군별 시뮬레이션’, ‘사규(취업규칙)의 매끄러운 변경’이 각 14%씩 선택되며 주 52시간제에 대비하는 기업들의 고민을 알 수 있다.

이번 설문조사는 4월30일부터 5월8일까지 진행, 인크루트 기업회원 총 273곳이 참여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5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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