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을 끝내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강현우 기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여파로 여야의 극한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호프타임’ 형식의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8시께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3자 회동을 갖는다.

이번 회동은 오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취임 인사차 이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맥주 잘 사주는 형님’이 돼 달라고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이에 앞서 나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에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약속한 만큼 자연스럽게 세 원내대표가 함께 맥주를 마시는 상견례가 성사된 것이다.

특히 이번 3자 회동은 20대 국회 4년 차 여야 원내지도부 선출이 모두 마무리된 후 처음 마련된 자리다.

이들은 민생법안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 등을 두고 벌어진 교착 상태를 풀 실마리를 모색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호프타임이 곧장 국회 정상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협상 타결의 ‘선결 조건’에 대한 여야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민생경제를 위해 가능한 한 조속한 추경 심사를 요구하고 있다. 오는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시정연설과 소위 및 전체회의 일정을 감안할 때 이번 주 초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져야 추경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한국당은 여야 4당이 강행한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파행의 근본적인 원인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

즉 장외투쟁으로 강도 높은 대여 공세를 이어온 만큼 한국당이 국회로 돌아올 명분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국회 정상화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지정에 대한 사과,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고발의 전면 취하, 재해 추경에 한정한 예산 심사 등을 물밑에서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제 조건은 다르지만 여야 3당 원내대표 모두 조속한 국회 정상화가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이날 회동을 통해 여야가 입장차를 어느정도 좁힐지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의 호프타임이 추진되면서 당초 이날로 예정돼 있던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여야 5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은 불발됐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