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계 강력반발, 오신환 “날치기 통과..당 혼자 운영하겠다는 것”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9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신환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내 반대에도 정책위의장·사무총장 등 당직 인선을 강행하자 오신환 원내대표를 포함한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날치기 통과’라며 반발해 내홍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손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새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에 초선 비례대표인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고 김정화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공석인 수석대변인에는 역시 초선 비례대표인 최도자 의원이 선임됐다.

김 대변인은 “손 대표는 당헌 22조에 따라 최고위원 협의를 거쳐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대변인을 각각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해 온 ‘퇴진파’는 공개 석상에서 손 대표를 맹비난했다.

오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 국정현안에 대응하는 자리라 원내기구에 정책위원회가 포함된 것”이라며 “정책위의장에 대한 임명권을 떠나 원내대표와 의견조율을 거치는 것이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긴급하게 갑자기 안건 상정해서 날치기 통과하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당을 혼자 운영하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협업이 강조되는 만큼 본인과 사전 상의 없이 정책위의장 등의 인사를 강행하는 것을 비판 것이다. 당헌 제69조 (지위와 구성) 제2항에 따라 정책위원회는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임명하는 의장과 부의장, 정책조정위원장 및 부위원장, 위원을 둘 수 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당 정책위의장 임명이라는 중차대한 사안의 안건상정 소식을 오전 8시11분에 이메일로 받은 데 대해 상당히 유감”이라며 “충분한 협의 뒤 안건을 상정하는 게 옳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손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협의 절차는 깡그리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인사권을 휘두르고 있다”며 “손 대표의 최고위원회 무시 인사는 손 대표께서 그토록 비판하던 문 대통령의 국회 무시 인사와 놀랍도록 똑같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의 반발에도 “협의했다”고 밝히며 주요 당직 임명에 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손 대표는 당 지도부 구성을 재정비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강행했지만 최고위에서는 여전히 오 원내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4명(하태경·권은희·이준석·김수민) 등 반대파가 수적으로 우세하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유승민 전 대표의 5·18 민주화 운동 불참을 두고도 설전이 오갔다.

국민의당 출신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망언 퍼부은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회피하고 시대착오적 색깔론을 내세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조차 5·18 기념식에 참석했는데 유 전 대표는 왜 참석하지 않았나”라고 문제 삼았다.

문 최고위원은 “유 전 대표가 불참한 것은 많은 국민들에게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평가절하 느낌을 줄 수 있고 개혁에 미온적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 한국당과 궤 같이하는 보수정당이란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무슨 정당의 최고위에서 당내 인사를 공격하는 발언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유 전 대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광주 영령 희생 기리는 아주 절제된 글이 있는데 무슨 근거로 비난하는지 알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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