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42.3% 증가, 10명 중 9명은 여아..“일회용품·인스턴트 줄여야”

연도별 건강보험 ‘성조숙증’ 진료실 인원 현황.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10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성조숙증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성조숙증 환자 10명 중 9명은 여자아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오염과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 가족력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일회용품 사용과 인스턴트식품 섭취 등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성조숙증 환자가 2013년 6만7021명에서 2017년 9만5401명으로 5년간 42.3%(연평균 9.2%)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성조숙증은 또래 아이들보다 2차 성징이 2년 정도 빠른 질환으로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 변화가 시작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2017년 진료 인원을 성별로 보면 전체 9만5401명 가운데 여아가 8만5806명으로 89.9%를 차지했다.

다만 진료 인원 증가 폭은 남아가 더 컸다. 남아는 2013년 5935명에서 연평균 12.8% 늘어 같은 기간 여아(연평균 8.9%)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데 대해 정인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 식생활 변화에 따른 비만 그리고 빠른 사춘기의 가족력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아가 남아보다 9배가량 많은 배경에 대해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내외 연구에서도 여아의 유병률이 남아보다 10∼30배 높게 나타난다”며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환경호르몬이 많이 발견되고 비만의 경우 지방 세포에서 여성호르몬을 분비한다는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대별 진료 현황을 보면 전체 진료인원 중 5~9세 이하가 5만2991명(55.5%)으로 절반이 넘었으며 10~14세 이하가 4만1262명(43.3%)으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 여아는 5~9세 이하가 59%(5만615명)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남아는 10~14세 이하가 71.1%(6821명)로 가장 많았다.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으로 봐도 여아는 5~9세 이하 연령대가 4489명으로 가장 많았고 남아는 10~14세 이하 연령대가 57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여아의 경우 실제 성조숙 증상(가슴발달, 머리냄새 변화, 음모 시작 등)이 많아지고 있어 의료 기관을 찾는 경우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아는 실제 성조숙증이 아닌 키 성장에 대한 걱정으로 의료 기관을 찾는 경우가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가 늘면서 진료비 부담도 증가했다. 전체 진료비는 2013년 354억원에서 2017년 499억원으로 연평균 8.9% 증가율을 보였다. 1인당 진료비는 2017년 기준 52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환자들이 찾는 의료기관 유형을 보면 2017년 기준 종합병원이 65%로 가장 많았고 의원 14%, 약국 11%, 병원 10% 순으로 조사됐다.

정 교수는 “성조숙증을 방치하면 성인이 됐을 때 최종 키가 작아질 뿐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불안의 문제를 겪을 수 있다”며 “여아의 경우 초경이 빠르게 나타나 유방암 위험이 증가하고 불임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