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획 감독 결과 안전관리 부실 확인..책임론 급부상
16년 만에 브랜드 리뉴얼..김형 사장 혁신 강조 ‘공염불’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대우건설의 현장 관리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모양새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공사현장에서 잊을 만 하면 노동자 사망사고가 터져 지적을 받아온 가운데 이번에는 폭행 사건이 발생해 도마 위에 오른 것.

더욱이 대우건설 공사현장에 안전관리가 전반적으로 부실하다는 정부 감독 결과까지 나오면서 회사는 물론 김형 대우건설 사장도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모습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자사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 론칭 이후 16년 만에 고급화 전략이 반영된 리뉴얼 브랜드를 올해 선보이며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지만, 그러나 연이은 잡음에 프리미엄이 아닌 애물단지 브랜드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 <사진=뉴시스>
김형 대우건설 사장 <사진=뉴시스, 대우건설>

◆노동자 사망이어 폭행사건까지..대우건설 왜 이러나?

27일 대우건설 및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0시께 부천푸르지오시티 주상복합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시공사인 대우건설 측 덤프트럭 기사가 시민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 중동 1059번지(구 홈플러스) 일원에 건축면적 613만5262㎡, 지상 49층, 지하 7층의 초대형 주상복합아파트 신축허가를 받아 공사 중에 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은 해당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 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연일 아파트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

이번 폭행 사건은 이 같은 시위 도중 발생했다. 대우건설 협력업체 소속 덤프트럭 기사 A씨는 당시 아파트 공사현장 출입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시위에 참여한 여성 주민 3명에게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들은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현장에서 경찰에게 체포된 A씨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시위대 접근을 막기 위해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 봉을 시위대에 던졌다. 또 사복을 입은 경찰관이 다가가자 멱살을 잡으며 폭행했고, 이를 말리던 주민 등 3명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이날 시위 과정에서 주민 측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현장 관리책임자와 몸싸움을 벌이다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번 폭력사태와 관련해 천정철 비대위원장은 대우건설 측에 사과를 요구했다.

천 위원장은 “비대위는 110일 동안 시위를 진행하는 동안 단 한 번의 불법이나 탈법을 저지른 적이 없다”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대우건설 측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은 부천지역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잡음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중동 1153번지 지하 4층 지상 49층 규모의 대우 중동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건설현장 상층부에서 시멘트 가루가 쏟아지는 사고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시멘트 가루가 날리면서 인근 상가와 차량 등을 뒤덮었고,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피해를 입었다.

대우건설측 관계자와 시위대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대우건설측 관계자와 시위대가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 기획 감독 결과, 현장 안전관리 ‘엉망진창’ 

대우건설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폭력사태에 시멘트 분진 사고까지 연이어 발생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공사인 대우건설의 현장관리 소홀 문제와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모습.

게다가 시멘트 분진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올해 3월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한 바 있어 더 큰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 사장은 꾸준히 안전을 강조해 왔지만 대우건설 현장에서는 안전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점 때문에 그의 리더십에도 의문부호가 달리는 형국.  

실제 올해도 대우건설 공사현장에서는 벌써 4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부천 공사현장 외에도 3월 경기도 파주에서 서울·문산 간 고속도로 건설현장 항타기의 부속물이 떨어져 노동자 1명이 사망했고, 이보다 앞선 1월에는 경기도 시흥에서는 타설된 콘크리트의 건조와 보호를 위한 숯탄 교체 작업 중 2명이 질식해 숨졌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3일까지 대우건설 현장에 대한 기획 감독에 착수, 전국 공사장 5곳 중 4곳 꼴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노동부는 대우건설 전국 공사장 51곳을 대상으로 기획 감독을 실시한 결과 공사장 40곳(78.4%)에서 모두 131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노동자 추락 예방 조치 등을 소홀히 한 공사장 13곳에 대해서는 책임자 등을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안전보건 교육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34곳에 대해서는 6558만원이 과태료를 부과했다.

결국 대우건설이 그동안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는 점이 이번 정부 감독을 통해 밝혀진 상황.

지난해 6월 대우건설 지휘봉을 잡은 김 사장은 역량이 충분함에도 불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는 현 정부의 행보와 엇박을 내고 있다는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름 빼고 다 바꾼 ‘푸르지오’..잇단 잡음에 ‘혁신’ 무색 

한편, 대우건설은 3월 푸르지오 브랜드를 새단장했다. 새롭게 바뀐 푸르지오의 철학은 ‘The Natural Nobility, 본연이 지니는 고귀함’이다. 

이번 리뉴얼을 통해 브랜드의 기본 철학부터 변화시킨 대우건설은 새로워진 푸르지오 브랜드에 맞춰 ‘Be Unique’, ‘Be Right’, ‘Be Gentle’, ‘Be Smart’ 등 4대 프리미엄 상품군도 정립했다.

이처럼 ‘푸르지오’라는 이름만 빼고 모든 면에서 변화를 선택한 대우건설의 결정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서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풀이다.

하지만 회사의 분위기 전환 시도에도 푸르지오 공사현장 안전 문제 등 잡음이 잊을 만 하면 불거지면서 리뉴얼 효과는 전혀 얻지 못하는 모양새.

푸르지오 브랜드 리뉴얼로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하겠다던 김 사장의 포부가 그러나 쏟아지는 악재들로 말 뿐인 외침에 지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공공뉴스>와의 통화에서 “(폭행 사건에 휘말린) 트럭기사는 본사 소속 직원이 아닌 협력업체 직원이며 당사(대우건설)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면서 “(폭행 사건은)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 중으로,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사고 등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경각심을 가지고 교육하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 개인의 일탈이나 불상사가 발생할 때도 있다. 사측(대우건설)에서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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