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취업을 희망하는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옥석을 가리기 위해 여러 단계의 채용 절차를 거치는 만큼 기업에서는 역량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과반수가 넘는 인사담당자들이 채용 후 ‘잘못 뽑았다’고 후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유형은 스펙만 좋고 실무를 못하는 ‘빈수레형’이었으며 가르쳐도 업무 습득이 느린 ‘답답이형’과 편한 일만 하려는 ‘월급루팡형’도 많은 선택을 받았다.

후회를 유발한 직원은 조직 전체의 분위기를 해치고 타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며 부서의 업무 성과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사진=뉴시스>

◆채용 후회되는 직원 1위는 ‘스펙만 좋은 빈수레형’

30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인사담당자 350명을 대상으로 ‘채용이 후회되는 직원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73.1%가 ‘있다’고 답했다.

채용이 가장 후회되는 유형은 스펙만 좋고 실무 못하는 ‘빈수레형’이 17.6%로 1위를 차지했으며 근소한 차이로 업무 습득 느린 ‘답답이형’(17.2%)이 2위였다.

이어 ▲편한 일만 하려는 ‘월급루팡형’(15.2%) ▲동료들과 갈등 잦은 ‘트러블메이커형’(14.8%) ▲요령 피우고 딴짓하는 ‘베짱이형’(11.3%) ▲지각, 결근 잦은 ‘근태불량형’(8.2%) 등의 순이었다.

특히 스펙만 좋고 실무 못하는 ‘빈수레형’은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상위권에 들지 못했으나 올해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기업들이 스펙보다 실무 능력이 뛰어난 실전형 인재를 찾는 경향이 가속화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직원을 채용하게 된 이유로는 절반을 넘는 57.8%(복수응답)가 ‘채용이 급해서’를 꼽았다. 뒤이어 ‘지원자가 적어서’(21.9%), ‘입사 후 태도가 변해서’(16.4%), ‘스펙만 보고 평가해서’(13.7%), ‘면접 프로세스가 체계적이지 못해서’(6.6%), ‘CEO 등 윗선의 지시로 결정돼서(6.3%)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기업들은 채용이 후회되는 직원 때문에 여러 피해를 입고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부서의 업무 성과 저하’(40.2%), ‘타 직원들의 사기 저하’(37.5%), ‘조직 분위기 저해’(36.3%), ‘해당 직원의 퇴사로 채용 재 진행’(33.2%) 등이 있었다.

실제로 연간 채용하는 직원 중 채용을 후회하는 직원의 비율은 10명 중 3명(28.1%)꼴로 적지 않았다. 또 이들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0.9개월로 채 1년을 채우지 못했으며 35.9%는 6개월 미만을 근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용을 후회하는 직원이 가장 많은 직급은 ‘사원급’(47.7%), ‘대리급’(19.9%), ‘과장급’(13.7%), ‘주임급’(7.4%), ‘부장급’(5.9%) 등의 순으로, 비교적 낮은 직급에서 채용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대다수인 86.3%는 채용을 후회하는 직원에 대해 별도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치 항목으로는 ‘주의 및 경고’(48.4%, 복수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직속상사 면담’(41.2%), ‘인사고과를 낮게 평가’(23.5%), ‘주요 업무에서 배제’(14.5%) 등이 있었다.

또한 채용을 후회한 직원에게 권고사직이나 해고를 한 경험이 있는 기업은 34%였다.

기업들은 채용이 후회되는 직원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체계적인 면접 프로세스 확립’(39.4%, 복수응답), ‘퇴사자 충원에 필요한 시간 확보’(35.1%), ‘스펙 외 부분도 평가요소에 반영’(31.4%), ‘철저한 평판조회 실시’(22.9%), ‘면접관의 면접 스킬 강화’(22.3%) 등을 꼽았다.

<자료=사람인>

◆직장인 2명 중 1명, 능력 100% 발휘하면 ‘손해’

기업 인사 담당자들 73%가 채용이 후회되는 직원이 있다고 응답한 가운데 직장인 절반 이상이 회사에서 능력을 다 발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람인이 직장인 697명을 대상으로 ‘직장에서 능력 발휘’를 주제로 조사한 결과 56.4%가 ‘능력을 다 발휘하는 것은 손해’라고 답했다.

직급별로는 대리급이 67.7%로 가장 많았고 과장급(59.5%), 사원급(52.5%), 부장급(45.7%), 임원급(31.6%)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직장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의 평균 63% 정도만 발휘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능력의 70%만 발휘하는 것이 좋다’(32.8%)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60%’(23.7%), ‘50%’(18.6%), ‘80%’(15.8%), ‘40%’(3.6%),‘30%’(2%)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능력을 다 발휘하는 것이 손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아서’(82.2%, 복수응답)가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하면 할수록 일이 많아져서’(71.5%), ‘열심히 한다고 승진하는 것은 아니어서’(47.8%), ‘어차피 업무권한이 제한적이어서’(36.1%), ‘기존 업무량도 과다해서’(31.3%), ‘개인 시간이 없어질 것 같아서’(26.7%) 등이 이유였다.

반면 능력을 다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102명)는 그 이유로 ‘내 역량을 키우기 위해’(61.2%,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고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서’(40.5%),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해서’(39.1%), ‘성공적인 연봉 협상을 위해’(21.7%), ‘승진하기 위해서’(17.4%) 등을 선택했다.

하지만 전체 직장인(697명) 중 자신의 능력을 100% 모두 발휘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14.6%에 불과했다. ‘60%’의 능력만 발휘한다는 답변이 25.5%로 가장 많았고 ‘70%’(21.2%), ‘50%’(18%), ‘80%’(11.3%), ‘40%’(9.2%) 등의 순으로 평균 57.5% 정도의 능력만 발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직 중인 회사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환경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77.6%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회사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없도록 만드는 가장 큰 환경적인 요인은 ‘능력에 따른 성과보상제도 부재’(26.1%)였다. 또 ‘제한적인 업무 권한’(19%), ‘상사의 신뢰와 지원 부족’(14%), ‘과도한 업무량’(11.6%), ‘공정한 평가기준 부재’(10.5%), ‘탑다운 방식의 업무 지시’(8.9%), ‘실패에 대한 압박감(4.1%)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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