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 1주일에 1~2번만 해도 발생률 ↓..“생활습관으로 예방해야”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심혈관질환은 현대인의 생활 습관 변화와 고령화로 인해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바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침을 거르게 되는 핑계가 되면 안 된다. 아침 식사를 1주일에 1∼2번만 해도 아예 아침을 거르는 경우보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

심혈관질환은 우리나라의 주요 사망원인이자 질병부담이 큰 질환인 만큼 예방을 위해서는 음주, 흡연 등 생활습관 개선도 중요하지만 식습관도 매우 중요하다.

<사진=뉴시스>

◆아침 먹는 습관, 심혈관질환 위험 낮춘다

연세대 보건대학원·의대 공동 연구팀(박은철, 이현지, 장지은, 이상이, 최동우)은 2014∼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79세 7205명을 분석한 결과 아침 식사 빈도와 심혈관질환 발생 사이에 높은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31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공중보건 관련 국제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1주일간 아침 식사 횟수에 따라 4개 그룹(5∼7회, 3∼4회, 1∼2회, 0회)으로 나눈 뒤 10년 내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도를 분석했다.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은 혈관 내에 쌓인 혈전으로 혈액의 흐름이 막혀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혈전은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지는데 콜레스테롤 같은 이물질이 심장동맥 벽에 쌓여 점차 두꺼워지고 딱딱해진다.

분석결과 전체의 38.7%(2786명)가 10년 이내에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군에 속했다. 다만 그 위험도는 아침 식사 빈도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1주일에 한 번도 아침을 먹지 않는 사람들은 1주일에 5∼7회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 견줘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46배 높았다.

성별로는 같은 조건에서 여성(1.55배)의 위험도가 남성(1.47배)보다 높았다. 심혈관질환 가족력이 있으면서 아침을 먹지 않은 사람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는 2.1배에 달했다.

특히 1주일에 1∼2번만 아침을 먹은 사람들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1주일에 5∼7회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들보다도 22%(0.78배)가 낮았다. 아침을 아예 먹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하면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68%나 낮은 셈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1주일에 한 번 이상의 아침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은철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다양한 생활습관과 관련 있고 이 중 하나는 아침 식사”라며 “아침을 먹는 간단한 변화만으로도 생활방식 전반을 향상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합동캠페인이 열려 직원들이 고혈압·당뇨·콜레스테롤 수치 측정 등을 하며 심혈관질환 예방 관리 방법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만으로 시작되는 비알콜성 지방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1.64배 ↑

한편, 지방간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핀란드 헬싱키대 중앙 병원(Helsinki University Central Hospital) 타스키넨 교수, 스웨덴 살그렌스카대 병원(Sahlgrenska University Hospital) 보렌 교수와 함께 지방간과 심혈관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 지방간이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국제적 과학 저널인 ‘Obesity Reviews’(비만 리뷰) 4월호에 게재했다.

지방간은 가장 흔한 간질환 중 하나로, 국내 성인 20~30%에서 나타날 정도로 상당히 높은 유병률을 나타낸다. 크게 알콜성‧비알콜성 지방간으로 나뉘는데 비만 인구의 꾸준한 증가 추세에 따라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연구진이 시행한 500명 이상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직검사 결과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이 51%에 이르기도 했다.

다행히 간세포에 지방만 쌓이는 형태의 ‘단순 지방간’은 건강에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세포호흡 과정 중에 발생하는 활성산소로 인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심해지면 간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결국 ‘중증 지방간’이나 ‘지방간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동시에 간에서 지방대사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동맥경화성 고지혈증이 심해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의 경우 간 자체의 문제와 더불어 심혈관질환 발생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방간이 없는 사람과 비교해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64배 높았으며 지방세포 침착뿐 아니라 염증세포까지 침착된 중증 지방간 환자는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2.58배까지 증가한 것.

연구팀은 “지방간에서 생긴 염증이 악화되면 지방간염을 넘어 간경화, 간암 등 간 고유의 합병증과 심혈관질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이 같은 연결 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순 지방간은 체중 감소, 저칼로리 식사, 규칙적인 운동으로 개선 될 수 있지만 염증이 동반된 지방간염으로 진행되면 건강을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다. 또 아직까지 지방간염에 대한 뚜렷한 치료약이 없어 단순 지방간일 때부터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은 지난 수백년 동안 채소 위주의 저칼로리 식사와 활동량이 많은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 20~30년 사이 고칼로리 식단으로 많이 변했고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신체 활동량도 적어졌다”며 “이 같은 사회‧경제적인 변화로 인해 지방간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간경화나 간암 등 합병증은 물론 당뇨병, 심혈관질환의 증가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지방간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건강한 생활습관과 함께 지방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지방간의 위험성에 대해 주목하고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권장하는 등 예방을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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