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로얄팰리스’ 브랜드 앞세워 빠른 성장세..전국 각지서 건설 및 분양 활발
회사 홈페이지 이어 국민청원에도 등장한 ‘임금체불’ 문제..윤리기업 신뢰도 ↓
게시판 글 관련 본지 취재 들어가자 ‘관계자 연락 無·게시판 폐쇄’ 의혹만 증폭

[공공뉴스=이민경 기자] 중견종합건설사 다인건설은 국내 최초 오피스텔과 아파트의 장점을 결합시킨 브랜드 ‘다인로얄팰리스’를 앞세워 사세를 빠르게 확장시키고 있지만, 그러나 현장에서는 상습 임금체불 논란이 잇따라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이미 경남 울산지역에서 근로자 임금체불 문제가 도마 위에 올라 뭇매를 맞은 가운데 이번에는 경기도 수원에서도 임금이 체불됐다는 주장글이 회사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게재돼 파장은 확대되는 분위기.

그러나 해당 사안에 대한 <공공뉴스> 취재가 시작되자 다인건설은 홈페이지 게시판을 폐쇄시킨 상태. 현재 웹상에서 다인건설 홈페이지 내 게시판을 클릭하면 ‘존재하지 않는 게시판입니다’라는 문구만 나온다.

다인건설 홈페이지 갈무리

회사는 과거 정부 후원 윤리경영대상을 받기도 했고, 오동석 다인건설 회장 역시 한국 경제를 빛낸 인물로 선정되는 등 겉으로는 청렴한 이미지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결국 논란 소지가 있는 게시판을 폐쇄시키면서 오 회장이 최우선을 강조해 온 ‘윤리경영’도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금체불 또 논란..‘상습 악덕기업’ 낙인 찍히나

최근 다인건설 홈페이지 게시판 내 공지사항에는 ‘악덕기업 다인건설 국민청원 진행중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지난 2016년 12월 다인건설이 시공을 맡은 수원 호매실 다인 3차 오피스텔에서 근무했다는 글쓴이 A씨는 해당 글을 통해 다인건설이 임금을 체불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당시 분양을 하면 정계약시 50%를 받고 중도금대출시 50%를 받는 조건으로 영업을 했다”며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도금대출시 50% 받기로 한 임금을 아직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현재 호매실 다인 3차 오피스텔은 입주까지 완료한 상태. 하지만 다인건설 측은 ‘갑’의 지위를 이용해 A씨 등 근로자에게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A씨는 “매번 거짓말로 차일피일 미루던 다인건설은 수십 개의 깡통법인을 만들어 돈이 없다고 한다”면서 “법적으로 가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할테면 해보라는 식’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코리아신탁사에서는 이미 수수료가 지급됐다는 것을 확인했고, 신탁사에서 지급된 자금을 다인건설은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며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추운 겨울에 눈보라 맞아가며 전단지 돌리면서 분양을 한 것인데, 그걸 빼 돌려서 다른 곳에 땅을 사다니”라고 분노했다.

A씨는 “지금 임금을 못 받은 직원이 수백명에 이른다. 수백의 가정이 다인건설 때문에 고통 속에 있다”며 “우리도 크레인에 올라가서 뛰어 내려야 합니까?”라고 덧붙였다.

다인건설 홈페이지를 통해 1일 게재된 이 글은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라오기도 했다.

다인건설이 임금체불 문제로 물의를 빚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올해 1월 경남 울산지역 근로자들이 임금체불 문제로 집회를 열고 체불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당시 부산울산경남 건설노조 울산분회 소속 조합원 등은 울산 번영로 다인로얄팰리스 신축현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건설기계 조합원 100여명의 3개월치 임금 13억원이 체불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지게차, 타워크레인 등 장비와 비노조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한 체불도 상당해 파악되지 않은 체불금액만 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인건설은 지난해 2월에도 3개월치 임금 40억원을 체불해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특별단속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져 비난 공분은 더욱 확산되는 형국이다.

다인건설 홈페이지 게시판에 게재된 다인건설의 근로자 임금체불 주장 등과 관련해 3일 공공뉴스가 취재에 들어가자 회사 측은 돌연 게시판을 폐쇄해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다인건설 홈페이지 게시판 폐쇄 전 공지사항에 올라온 게시물 목록(오른쪽)과 폐쇄된 후 게시판(왼쪽) 모습. 사진=다인건설 홈페이지 캡쳐
다인건설 홈페이지 게시판에 게재된 다인건설의 근로자 임금체불 주장 등과 관련해 3일 <공공뉴스>가 취재에 들어가자 회사 측은 돌연 게시판을 폐쇄해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사진은 다인건설 홈페이지 게시판 폐쇄 전 공지사항에 올라온 게시물 목록(왼쪽)과 폐쇄된 후 게시판(오른쪽) 모습. <사진=다인건설 홈페이지 캡쳐>

◆돌연 삭제된 홈페이지 게시판..의혹 증폭 ‘일파만파’

한편, 다인건설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임금체불 문제뿐만 아니라 회사가 시공한 오피스텔을 분양 받은 후 피해를 입었다는 피해자들의 글들도 잇따라 게재됐다.

한 피해자는 회사가 울산 다인로얄 예약금을 환불해주기로 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다른 피해자는 다인건설의 부실시공 때문에 물리적인 손해를 보고 있다고 분개했다.

다인건설로부터 수수료를 못 받고 있다는 피해자 B씨는 “주변에 (피해자가) 수두룩하니 이거 어떡합니까. 그 돈으로 TV광고도 하고 땅도 사들였나보네요”라고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C씨는 “다인건설 법정관리 소문이 있다”라며 회사 측의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다인건설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회사(다인건설) 관계자들이 거의 모두 현장에 나가있다”며 “연락처를 남겨 주시면 (담당자에게) 전달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 측의 회신은 없었고, 심지어 다인건설 근로자와 계약자들의 불만글이 줄이어 올라온 회사 홈페이지 게시판 자체는 폐쇄된 황당한 상황. 때문에 오히려 관련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다인건설의 이 같은 무책임한 처사로 인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오 회장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건강한 기업윤리를 강조하고 윤리경영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로 알려졌던 탓.  

입으로만 윤리를 강조하고 실제로는 회사의 부도덕성을 감추기에 급급한 이 같은 ‘눈 가리고 아웅’식 경영 행보는 기업 신뢰도를 바닥까지 추락시킨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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