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인천광역시 서구 일대가 붉은 수돗물(적수·赤水)로 6일째 비상사태다.

서구 주민들은 적수 공급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인데다가 일선 66개 학교들이 자체 급식을 중단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

더욱이 인천시는 안일한 대응으로 시간만 보내다 뒤늦게 수습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주민들로부터 ‘뒷북 수습’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사진=뉴시스>

◆‘붉은 수돗물’ 사태에 인천 66개 학교 자체 급식 중단

인천시교육청은 적수 피해 지역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서구 검단·검암·청라와 영종도 일대 초·중·고교 62곳에 자체 조리한 급식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4일 밝혔다. 단설 유치원 4곳에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들 학교는 사정에 따라 대체급식 혹은 단축수업을 하거나 학생들에게 개인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교내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온 것으로 확인된 학교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구 일대 초·중·고등학교 15곳 안팎으로 파악됐다.

다만 서구지역 나머지 학교 38곳은 적수 피해 지역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보고 학교장이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급식 제공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시교육청은 자체 조사 결과와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적수 피해 신고 현황 등을 토대로 계속해서 급식 대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1시30분께부터 “인천시 서구 검암·백석·당하동 지역에 수돗물 대신 붉은 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번 적수 사태는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업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인천시는 기존 관로의 수압 변동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해 이물질이 발생하면서 적수가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공동주택 물탱크 청소비와 정수기 필터교체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피해 지역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같은 구에 속해 사실상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 불안은 커지고 있다.

특히 학교별로 급식 계획이 다른 탓에 전날부터 교육청이나 학교 측 공지를 기다리며 답답함을 호소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실제로 적수 사태가 발생한 서구 검단·당하·청라나 중구 영종도 일대에서는 학교 급식에 대한 민원이 빗발치는 상황.

서구 주민단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구성된 주민비상대책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적수가 나온 곳의 수질검사 결과 음용에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주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인천시가 재난문자를 보내면서 ‘재난문자 아님’이라는 문구를 추가한 것을 놓고도 “물을 마시라는 건지, 마시지 말라는 건지, 재난이 아니니까 그냥 알고만 있으라는 건지”라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주민들은 “대량의 물을 방류하고 물탱크를 청소한 아파트에서조차 여전히 적수가 나오고 있다”며 “환경 전문가를 투입해 수질검사를 진행하고 해결대책과 보상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수돗물에서 나온 이물질. <사진=뉴시스>

◆인천시, 서구지역 수질피해 해소대책 마련 총력

한편, 인천시는 4일 주민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을 시인하며 수습책을 내놨다.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전문가, 학부모, 주민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보다 세밀한 수질검사와 현장조사를 실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급식이 중단된 초·중·고등학교의 정상적인 급식이 가능하도록 우선 조치하고 미추홀참물이 충분한 추가 제공, 공동주택의 물탱크 청소 지원, 정수기 필터교체 등을 시비로 지원할 방침이다.

박 부시장은 이번 사태 발생 원인과 관련해 “지난 5월30일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실시하며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관로의 수압변동으로 수도관 내부 침전물이 탈락해 이물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30일 오후부터 서구 지역에서 적수발생 신고가 접수돼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가동해 260곳 수질검사 실시, 113곳의 소화전에서 11만7000여톤 방류, 미추홀참물 28만3000병을 공급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구 지역에서 적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구 지역에 발생한 수질 피해로 불편과 고통을 드리게 돼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신속한 복구 및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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