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통장·분유값 아껴 후원했지만 큰 배신감..선의 악용을 입증하려는 것”

‘장자연 증언자’ 윤지오씨가 지난 4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의 저서 ‘13번째 증언’ 북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승남 기자]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인 배우 윤지오씨 후원자들이 윤씨를 상대로 후원금을 반환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윤씨 후원자들을 대리하는 법률사무소 로앤어스의 최나리 변호사는 10일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송장을 접수했다.

현재까지 소송에 참여한 후원자는 439명으로, 반환을 요구할 후원금은 1000만원대다. 여기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등 2000만원을 책정해 약 3000만원 가량을 우선 청구했다.  

최 변호사는 “이 사건은 윤씨가 본인 영달을 위해 후원자들을 기망한 부분에 대해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청구하는 소송”이라며 “후원자들이 이 사건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후원액을 돌려받고 윤씨의 진실성을 믿고 후원했던 선의가 악용된 것을 입증하고자 함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이 사건을 이용해 정치적 이슈 몰이나 언론플레이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 단지 누구나 법적인 구제를 받아야 한다는 믿음에서 시작했다”며 “철저한 준비를 통해 후원금을 반환받고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윤씨는 신변 위협을 받고 있고 장자연 사건 증인으로 자처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하며 후원금을 모집했다”고 후원자들의 말을 대신 전하며 “밝혀진 정황에 의하면 (후원자들은) 모든 게 허위거나 극히 과장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후원자들은) 마이너스 통장에서 후원하기도 하고 분유값을 아껴 후원했다는 분도 있다”며 “윤씨가 진실하다고 믿고 그러한 용기에 감복해서 후원한 것인데 이런 부분이 훼손됐다고 생각해 윤씨가 어떤 행동을 한 것인지 입증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씨가 이번 소송에 관한 입장을 밝힌 데 대한 후원자들 반응도 전했다. 윤씨는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누군가는 ‘선후원 후갑질’이라는 표현하는데 후원을 열어달라고 말한 것은 제가 아닌 시민 여러분”이라며 “전 단 한 번도 돈을 달라고 구걸하거나 협박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 변호사는 “후원자들은 ‘갑질’이란 표현에 굉장히 크게 실망하고 배신감까지 느끼는 상황”이라며 “추후 연락을 주시는 후원자들을 모아 2차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씨는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로 나서면서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을 설립했다. 이 단체는 증언자들을 위한 경호비 명목 등으로 후원금을 모집했다.

후원자들은 이 단체를 통해 적게는 1000원에서부터 많게는 10여만원까지 후원금을 냈다. 이를 통해 윤씨가 모은 후원금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씨는 3월 캐나다에서 입국해 장자연 사건의 목격자를 자처하며 과거사진장조사단에 출석하고 각종 방송에 출연했다. 4월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자신의 저서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윤씨의 자서전 출간을 도운 김수민 작가가 ‘그동안 윤지오가 했던 말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폭로하면서 윤씨 증언의 신빙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작가는 “윤씨가 상업적 목적으로 증언에 나서고 장자연씨 유족의 동의 없이 책을 출판했다”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에 게재했다.

이후 윤씨는 4월 명예훼손 및 사기 등 혐의로 김 작가와 박훈 변호사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했다. 윤씨는 현재 캐나다로 출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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