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범창 뜯고 침입, 몇 만원 든 저금통 훔치다 16번째 경찰에 덜미

한때 대도(大盜)로 불렸던 조세형씨. <사진=뉴시스>

[공공뉴스=김소영 기자] 부유층과 권력층을 상대로 전대미문의 절도 행각을 벌여 ‘대도’(大盜)라는 별칭을 얻은 조세형(81)씨가 푼돈을 훔치다 또다시 경찰에 붙잡혔다.

조씨가 가지고 달아난 저금통엔 5만원도 채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마저도 도주 중 떨어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조씨는 특수절도 혐의로 붙잡혀 지난 9일 구속됐다.

조씨는 1일 오후 9시께 서울 광진구 한 다세대 주택 1층 방범창을 뜯고 침입해 현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추적한 끝에 7일 조씨를 검거했다. 당시 조씨가 훔친 금액은 몇 만원에 불과했지만 경찰은 조씨가 상습범인 점을 감안해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도 조씨가 한 것으로 추정되는 절도 사건이 있어 수사하고 있다”며 “조씨가 훔친 금액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씨가 절도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건 이번이 16번째다. 조씨는 1970∼1980년대 드라이버 하나로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보석과 거액의 현찰을 훔치는 등 대담한 절도 행각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절도로 상류사회의 사치스러움이 폭로되고 조씨가 훔친 돈의 일부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사용한다는 등의 원칙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지며 의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한 그는 출소한 뒤 선교 활동을 하고 경비보안업체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며 새 삶을 사는 듯했다. 옥중 뒷바라지를 하던 여성과 가정도 꾸렸다.

그러나 2001년 선교활동을 위해 방문한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혀 다시 수감생활을 하자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후 2005년에는 서울 마포에서 치과의사 집을 털다 경찰이 쏜 공포탄에 놀라 덜미를 잡혔고 2010년에는 장물 알선으로 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2013년에는 70대의 나이에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 등을 이용해 강남 고급 빌라를 털다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출소 5개월 만인 2015년 용산의 고급 빌라에서 재차 남의 물건에 손을 대 징역 3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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