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연락 한번 없다가 사망 보험금 신청하고 다녀..친권 박탈해달라” 주장

지난 4일 오전 7시34분께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 65.5km 부근에서 역주행 사고가 발생해 공주소방서 대원들과 경찰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제공=공주소방서>

[공공뉴스=김수연 기자] 지난 4일 조현병을 앓던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역주행 사고를 내 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숨진 예비신부의 친모가 연락이 끊긴 지 30년 만에 보험금을 받기 위해 나타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현병 역주행사고 예비신부의 언니입니다. 자격없는 친권은 박탈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예비신부의 작은언니라고 밝힌 A씨는 “엄마는 동생(예비신부)이 불쌍하다고 그냥 참자고 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면서 운을 뗐다.

A씨는 “(예비신부의) 부모가 이혼하면서 1살 무렵부터 동생(예비신부)이 저희 집에서 함께 자랐다. (예비신부의 아버지인) 외삼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예비신부는 사실상 A씨의 가족과 함께 자랐으며 예비신부의 사고 차량에서 발견된 청첩장에도 A씨 부모의 이름이 부친과 모친으로 올려져 있었다.

A씨는 “슬픈 상황에서 키우지도 않은 친모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아이의 목숨값을 여기저기서 타내려고 하고 있다”며 “친모라는 사람은 이혼하자마자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 천원 한 장도 내 동생을 위해 내민 적이 없다. 지금 자식들에게는 동생의 존재를 들킬까 봐 숨기기 위해 서류까지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 엄마, 아빠는 어려운 형편에도 동생이 어디가서 기죽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키웠다”며 “저희는 공장도 다니면서 직접 학비를 벌어 전문대를 다녔지만 막내동생 만큼은 최대한 덜 고생시키려 애쓰면서 대학원까지 보냈다”고 말했다.

또한 “(막내동생이) 청소년기 방황할 때면 엄마가 학교로 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대학 수능을 칠 때는 잠을 설쳐가면서 동생을 위해 기도하고 대학에 다닐 때는 밑반찬을 해 날랐다”며 “집안 형편이 어려워 천원짜리 한 장도 아껴가면서 돈을 모았지만 동생은 복덩이라고 생각하면서 동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주고 부족하지 않게 해줬다”고 덧붙였다.

A씨는 “결혼을 축하하고 부부가 되는 모습을 손꼽아 기다리는 도중에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져 우리 가족은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그런데 친모가 나타나 자신에게 모든 권한이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외삼촌과 이혼하고 몇개월 만에 바로 결혼해서 다른 사람의 아이를 3명이나 낳고 살면서 막내동생이 어떻게 크는지, 학교는 잘 다니는지, 아플 때마다 마음 아파한 적도 없는 사람이 친권을 내세워 우리 가족을 또다시 마음 아프게 한다”고 토로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예비신부의 친모 쪽에서는 사고 후 장례식장에 오지 않았고 예비신부를 키운 유가족들이 빈소 마련부터 발인까지 모든 장례절차를 치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예비신부를 떠나보내고 사고 이슈가 수그러들자 친모는 예비신부가 재직하던 회사를 방문하고 보험회사에 사망보험금을 신청하러 다녔다고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예비신랑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해서 이제서라도 엄마 노릇을 하려나 했는데 가장 마음이 쓰릴 예비신랑을 찾아가 저희 엄마에게 준 적도 없는 양육비를 줬다고 하고 동생을 저희 엄마가 잘못 키웠다는 등의 욕을 했다고 한다”며 “또 이미 발급받았다고 한 사망진단서를 부산에서 (사고가 발생한)대전까지 가서 다시 발급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도 아니고 수십년이나 모르는 사람처럼 살아왔는데 무슨 친권 자격이 있다는 것인가”라고 분통해 하며 “10년, 20년 동안 양육 의무는커녕 연락조차 안한 친모의 친권은 박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동생은 친모를 만나기를 거부했고 그림자조차 보지 않으려 했다”며 “친권 주장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인권침해에도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동생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됐어도 저렇게 엄마 행세를 했을까. 아마도 끝까지 피했을 것”이라며 “국민청원을 올려서라도 친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이렇게 가슴을 치면서 글을 올린다”고 청원글을 끝맺었다.

현재 이 글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지 하루만에 2만1200여명이 동참하는 등 빠른 속도로 참여인원이 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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