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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뉴스=김소영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 14명이 훈련 중 발생한 성희롱 사건으로 충청북도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전원 쫓겨난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25일 “지난 17일 진천선수촌에서 쇼트트랙 대표팀이 암벽 등반 훈련을 하던 도중 남자 A선수가 주변의 다른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후배 남자 B선수의 바지를 내렸다”며 “B선수가 수치심을 느꼈다며 선수촌에 성희롱으로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표팀 감독과 코치가 보고를 받고 A, B선수를 면담한 뒤 화해를 시키려고 했지만 B선수가 ‘너무 수치심을 느꼈다’며 화해를 거부했다”며 “연맹은 사건 당일 대표팀 코치진의 보고를 받았고 가해·피해자 경위서와 감독 확인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연맹 관계자가 18일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면담했다. B선수는 19일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성희롱 신고 문서를 접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A, B선수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이다.

신고를 접수한 체육회와 진천선수촌은 24일 쇼트트랙 대표팀 전체의 기강 해이를 이유로 남자 7명, 여자 7명 등 대표팀 선수 14명과 코치진을 모두 한 달 동안 퇴촌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선수들과 코치진은 25일 오전 퇴촌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빙상 쪽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해 내린 결정”이라며 “전체적으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아 내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4월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었다. 퇴출당한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훈련을 이어갈 참이다.

빙상연맹은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촌 퇴촌과 별도로 7월 첫주에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고 A선수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조재범 전 코치가 수년간 국가대표 심석희를 성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쇼트트랙은 또다시 성희롱 파문에 휩싸이고 말았다.

올 2월에도 쇼트트랙 대표팀 남자 선수 김건우가 남자 선수들이 출입할 수 없는 여자 숙소를 무단으로 출입했다가 적발돼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김건우와 그의 출입을 도운 김예진이 함께 퇴촌당하고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쇼트트랙은 파벌, 짬짜미, 지도자의 선수 폭행도 모자라 성폭행, 성희롱 등으로 갖가지 적폐를 노출해 동계올림픽 효자 종목이라는 위상을 잃고 체육계와 국민의 눈 밖에 난 지 오래됐다.

온갖 병폐의 온상으로 지목돼 온 쇼트트랙이 또 사고를 치자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해 특단의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솜방망이 처벌이 성적만 내면 사고를 일으켜도 복귀할 수 있다는 인식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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