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뉴스=김승남 기자] 최근 공직사회의 반바지 착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서울시와 수원시, 부천시 등 일부 지자체가 ‘쿨비즈’ 복장으로 반바지를 착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고 경기도 또한 올여름 반바지 출근을 허용해 공무원 근무복장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는 분위기가 됐다.

쿨비즈는 시원하다의 ‘Cool’과 사업·업무의 약어인 ‘Biz’를 합성한 단어로, 여름철 재킷과 넥타이를 매지 않고 간편한 옷차림으로 근무하는 것을 뜻한다. 옷차림을 가볍게 해 실내온도를 섭씨 28도로 유지하도록 하는 등 에너지 절약을 위해 생겨난 것이다.

공직사회의 여름철 반바지 허용 움직임이 복장 간소화를 통한 업무 효율화와 에너지 절약 추세에 맞춰 확산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5년 7월19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15 서울청년의회에 반바지를 입고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년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5년 7월19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15 서울청년의회에 반바지를 입고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년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도, 7~8월 여름철 공무원 ‘반바지 출근’ 허용

경기도는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간 공무원의 반바지 착용 허용을 포함한 복장 간소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직원들의 희망사항을 수용한 결과다.

지난 1일 민관협치과에서 근무하는 구자필(48) 주무관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해 ‘경기도청 1호 반바지 공무원’의 주인공이 됐다.

구 주무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들 시선이 불편해서 못하는 게 아니라 변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조직의 보수성이 문제가 아닐까 한다”며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부터 변해보려고 한다”고 반바지 차림에 도전한 이유를 밝혔다.

시행 첫날 구 주무관을 제외하고 반바지를 착용한 공무원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강제가 아닌 자율 시행인데다 본격적인 폭염 기간이 아니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앞서 경기도는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한 공무원의 제안을 계기로 공무원과 도민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거쳐 7~8월 반바지 착용을 시범적으로 허용한다고 공지했다.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가한 도민 80.7%, 직원 79%가 반바지 근무에 찬성했다. “무더위 속 업무 능률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깔끔하기만 하면 문제가 없을 것” 등의 이유에서였다.

다만 단정한 반바지를 착용하고 과다한 노출, 지나치게 화려한 반바지, 샌들(슬리퍼), 민소매 티셔츠 착용 등은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경남 창원시도 같은 기간 두 달간 매주 수요일을 ‘프리 패션 데이’로 지정해 반바지 착용을 장려하기로 했다. 에너지 절약, 업무 능률 향상 등이 명분이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가 하절기 온도를 28도 이상으로 관리하는데 실제로는 너무 덥고 불쾌감도 높다”며 “반바지나 간편복 착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허 시장은 ‘프리 패션 데이’가 처음 시행되는 3일 반바지를 입고 출근해 주변에 확산을 독려할 계획이다.

여름철 공무원 반바지 근무는 2012년 서울시가 처음 시작한 후 수원시도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매년 여름마다 반바지와 샌들을 권장하는 ‘시원 차림’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반바지 차림을 선보였다.

수원시도 여름 공무원 복장 자율화 방침을 밝힌 이후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이 반바지를 착용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올 여름 반바지 실험에 가세한 이 지사는 지난달 “원하는 직원은 반바지 같은 간편 복장을 허용한다는 것일 뿐 제가 입겠다는 건 아닙니다”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자료=사람인>

◆직장인 ‘여름철 꼴불견 복장’ 1위는?

한편, 예년보다 빨리 3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시작되면서 직장인들의 옷차림도 한층 가벼워졌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과도한 노출이나 땀냄새 등으로 인해 불쾌감을 조성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과연 직장인들이 꼽은 여름철 꼴불견 복장은 무엇일까.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 1763명에게 ‘여름철 꼴불견 복장’에 대해 조사한 결과 남성 동료의 꼴불견 복장은 ‘땀 냄새 나는 옷’(60.6%, 복수응답)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민소매 티셔츠 등 노출 심한 옷(33.9%) ▲와이셔츠에 묻은 목 때 등 더러운 옷(28.9%) ▲꽉 끼는 등 몸에 안 맞는 옷(28.2%) ▲트레이닝 복 등 운동복(26.4%) ▲후줄근하거나 심하게 구겨진 옷(23.1%) ▲유색 런닝 착용이나 속옷 노출(21.5%) 등의 순이었다.

여성 동료의 꼴불견 복장은 지나치게 짧은 반바지나 미니스커트(40.8%,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땀 냄새 나거나 더러운 옷(37.9%) ▲과도한 향수 냄새 나는 옷(37%) ▲속옷이나 속살이 비치는 등 시스루 패션(36.5%) 등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꽉 끼는 등 몸에 안 맞는 옷’(27.5%), ‘트레이닝복·레깅스 등 운동복’(21.6%) 등이 있었다.

실제로 꼴불견 복장을 한 동료 직원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25.8%가 ‘있다’고 답했으며 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무려 91%였다.

하지만 꼴불견 복장을 한 동료가 있어도 특별히 ‘지적하지 않았다’(63.1%)는 답변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내색은 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에 복장제한 규정이 있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의 79.6%였다. 이들 중 절반 이상(54%)은 복장 제한으로 인해 불편을 느낀다고 답했다.

반바지나 샌들을 허용하는 복장의 완전 자율화, 이른바 ‘슈퍼쿨비즈’에 대해서는 78.7%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복장 자유화가 긍정적인 이유로는 ‘간편한 복장이 활동하는데 편해서’(67.3%, 복수응답), ‘더위를 이길 수 있어서’(43.2%) ‘업무 효율이 올라갈 것 같아서’(42.1%), ‘개인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것이라서’(30.8%), ‘냉방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서’(23.6%) 등이 있었다.

반면 복장 자율화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21.3%의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업무 공간에서의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57.1%, 복수응답), ‘부적절한 복장 착용자가 생길 수 있어서’(42.1%), ‘업무 특성상 격식을 차려야 해서’(19.5%), ‘기강이 해이해질 것 같아서’(16.3%) 등을 들었다.

저작권자 © 공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