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행 사과 없어..후안무치 정당” 맹비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9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공뉴스=유채리 기자] 여야 4당은 4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대해 ‘과거로의 회귀’, ‘망상으로 가득한 말폭탄’이라며 한목소리로 혹평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나 원내대표는 공존과 상생의 일하는 국회 대신 다시 정쟁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와 국민들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국민들이 제1야당 원내대표에게 먼저 듣고 싶었던 말은 국회 파행에 대한 사과였다”며 “‘막말선동’으로 국민 분열과 공포를 조성하고 국회를 84일 동안 파행으로 이끈 무책임과 막무가내 정치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어떠한 사과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존과 상생의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제안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화답하지 않았다”며 “‘1년 365일 일하는 상시 국회 체제를 만들자’는 여당 원내대표가 내미는 손을 그냥 뿌리쳤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이 국회 파행에 대한 반성이 없다고 비판하는 한편 앞으로 제1야당으로서 책임을 갖고 일하는 국회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도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지난 긴 세월 동안의 국회 파행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은 유감”이라며 “불안과 공포를 논하기 전에 한국당의 오만함에 대한 사과가 먼저였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김 원내대변인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국당이 경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점”이라며 “앞으로 당리당략이 아니라 서민 경제를 위한 한국당의 노력과 분발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나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은 대안 없는 과거로의 회귀 선언에 불과하다”며 “그저 시장의 자유, 기업주의 자유, 사학의 자유, 남북 대결, 복지 축소 등 양극화된 승자 독식의 경제 사회를 더더욱 악화시키는 퇴행적인 구호만을 외치고 있다. 1% 최상위 기득권층 맞춤형 연설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나 원내대표는 ‘정치가 실종됐다’며 선거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것을 비판하고 있는데 패스트트랙은 정치 혐오의 원인이 된 동물국회를 방지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에서 만들어진 제도”라며 “오늘 연설로 확인한 것은 서로의 잘못에 기대 자신을 정당화하고 한치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운 기득권 양당 체제의 씁쓸한 현실만 확인하고 말았다”고 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피해의식과 망상으로 가득한 말폭탄에 불과했다”며 “한국당이 얼마나 답이 없고 쓸모없는 집단인지 여실히 드러내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정 대변인은 “패스트트랙은 한국당의 몽니로 인해 마비된 국회의 수레바퀴를 제대로 돌리고자 했던 여야 4당의 고육지책이었다”며 “그를 막아선 자신들의 야만스런 폭거를 아직도 의거인양 포장하고 주장하는 것은 후안무치”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특히 요즘 걸핏하면 독재라는 단어를 주워섬기는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한국당이 국회에 등원하자마자 시도하는 것은 정치 공세고 지금까지 밀려있던 민생 문제는 안중에도 없다. 국민들은 오로지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의 이름이 대한민국에서 지워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이날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이 아닌 정권의 절대권력 완성을 위해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이코노미스트지가 말한 ‘신독재’ 현상과도 부합한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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